폭염에 1301명 희생… ‘목숨 건 메카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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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도가 넘나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폭염 속에서 진행된 이슬람 정기 성지순례(하지) 기간(14~19일) 사망한 순례자가 1300명을 넘긴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온열질환으로 입원하거나 실종된 순례자도 수백 명이 넘어 사망자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24일 사우디 국영 SPA 통신에 따르면 파하드 알잘라젤 사우디 보건부 장관은 하지 기간 온열질환으로 숨진 순례자가 총 130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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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명 입원·실종에 사망 늘듯
희생자 10명 중 8명이 미등록자
관광입국 이집트인 660명 숨져
불법 알선 여행사들 면허 박탈
50도가 넘나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폭염 속에서 진행된 이슬람 정기 성지순례(하지) 기간(14~19일) 사망한 순례자가 1300명을 넘긴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온열질환으로 입원하거나 실종된 순례자도 수백 명이 넘어 사망자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24일 사우디 국영 SPA 통신에 따르면 파하드 알잘라젤 사우디 보건부 장관은 하지 기간 온열질환으로 숨진 순례자가 총 130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사망자 200여 명의 6배가 넘는 수치다. 또 이번 사망자는 2015년 압사 사고로 2000명 이상이 숨진 이래 가장 많은 수다. 지난 19일 하지가 마무리된 뒤 5일 만에야 사망자 집계가 나온 데 대해 알잘라젤 장관은 많은 사망자가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은 탓에 신원 확인과 시신 처리에 시간이 걸렸다며 “사망자 중 다수는 노인 또는 만성질환자였다”고 설명했다.
미등록 순례자가 대거 늘어난 것이 사망자 급증의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알잘라젤 장관은 사망자의 약 83%가 사우디 당국의 순례 허가를 받지 않은 미등록 순례자였다고 밝혔다. 미등록 순례자들은 이번 하지 기간 순례객에게 제공되는 냉방시설 등을 이용할 수 없었고, 순례 버스를 탑승하지도 못해 강한 햇빛 아래 제대로 된 휴식처나 회복 기간 없이 먼 거리를 도보로 이동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당국에 적발되는 것을 두려워한 미등록 순례자들이 스스로 의료 서비스 요청을 거부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당국은 국가별 할당제를 통해 매년 하지 인원을 제한하고 있어 관광비자로 사우디에 입국해 순례를 시도하는 인원이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사망자 중 이집트 국적자가 절반이 넘는 660여 명에 달했다. 이들 중 일부는 공식 하지 여행사인 것처럼 가장한 브로커 등에게 사기를 당해 사우디를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집트 정부는 하지 여행을 주선한 여행사 16곳의 면허를 박탈하고 불법 여행 알선 혐의로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매년 이슬람력 12월 7일부터 12일까지 치러지는 하지는 무슬림이 반드시 행해야 할 5대 의무 중 하나로 꼽힌다. 무슬림들은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한 일생에 반드시 한 번은 이슬람 발상지인 사우디의 메카와 메디나를 찾아야 한다. 이슬람력의 1년은 그레고리력보다 10일 정도 짧아서 성지순례 기간이 매년 당겨지기 때문에 하지는 여름철과 겹치기도 한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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