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우려가 현실로… 서울대 이공계 휴학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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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초 의대 증원이 발표된 후 3월 학기 개강일부터 약 3개월간 서울대에서 3039명이 휴학한 가운데 공과대·자연과학대 등 이공계열 휴학생 수가 지난해 대비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문화일보가 서울대와 전국 6개 이공계 특성화대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학기 개강일인 3월 4일부터 5월 27일까지 서울대에서 휴학한 학생 수는 지난해 3022명보다 17명 늘어난 303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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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인문·경영대 휴학 감소
공대 등 이과 1515명으로 증가
KAIST 등 6개 특성화대 817명
대부분 ‘의대 반수’ 합류 전망
“이공계 실효적 투자·지원 필요”
지난 2월 초 의대 증원이 발표된 후 3월 학기 개강일부터 약 3개월간 서울대에서 3039명이 휴학한 가운데 공과대·자연과학대 등 이공계열 휴학생 수가 지난해 대비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카이스트 등 전국 6개 이공계 특성화대에 재학 중인 학생 817명도 휴학계를 제출했다. 대학을 중도 이탈한 이공계 인재 중 상당수는 의대 진학을 희망하면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준비 대열에 뛰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위기감이 커진 과학계는 “실효적인 투자·지원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과학계에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24일 문화일보가 서울대와 전국 6개 이공계 특성화대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학기 개강일인 3월 4일부터 5월 27일까지 서울대에서 휴학한 학생 수는 지난해 3022명보다 17명 늘어난 3039명이다. 단과대 별로 보면 인문계열 대학 휴학생 수는 감소한 반면 이공계열 대학 휴학생 수가 일제히 늘어나, 의대 진학을 노린 재학생 이탈이 현실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대 공과대에서는 휴학생 수가 지난해 799명에서 올해 836명으로 늘어났고 자연과학대 휴학생 수도 210명에서 222명으로 증가했다.
생활과학대 휴학생은 95명에서 106명으로, 농업생명과학대 휴학생은 304명에서 328명으로 늘었다. 올해 신설된 첨단융합학부에서도 휴학생 23명이 나왔다. 이에 비해 인문대의 경우 휴학생이 310명에서 282명으로, 사회과학대는 458명에서 424명으로, 경영대는 222명에서 214명으로 줄어 이공계와 반대 경향을 보였다.
같은 기간 전국 6개 이공계 특성화대에서는 817명이 휴학한 것으로 파악됐다. 카이스트에서 118명,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123명,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326명이 휴학계를 제출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서는 123명, 포항공과대(POSTECH)에서 109명, 한국에너지공과대(KENTECH)에서 18명이 휴학했다. 통상 6월 말 치러지는 대학별 기말고사가 끝나면 반수생들이 대학을 휴학하고 본격적으로 수능 준비에 뛰어든다는 점에서, 의대 진학을 노린 이공계 학생의 중도 이탈 규모는 하반기에 더 늘어날 수 있다.
이공계 인재들의 이탈이 속출하자 과학계에서는 정부에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국자연과학대학장협의회 회장인 유재준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이날 “4차 산업혁명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돼야 한다고 다들 말은 하지만 대학 현장에서 보면 우리나라에서 이공계 인력 양성은 거의 망가지는 단계로 가고 있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공계 교육 혁신이라고 부를 정도의 시도가 없으면 국가적으로 문제가 되는 상황까지 왔다”며 “개별 대학의 한계를 넘어 전체 이공계 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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