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대표 사임...연임 도전 본격화

2024. 6. 2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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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최고위 회의 후 사퇴 회견
연임 입장엔 “조만간 결정할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사퇴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임기가 남은 이 대표가 현 시점에서 물러나는 것은 대표직 연임을 위한 수순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다시 당대표 회의실에 입장해 “조금 전 최고위원회의를 마지막으로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직을 사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인데, 우리 최고위원님들의 협조, 그리고 우리 당직자들의 헌신 덕분에 지금까지 우여곡절이 많긴 했지만 무사히 임기를 계속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참으로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계시는 우리 국민 여러분. 정말로 민생도 어렵고 경제도 어렵고 또 그 와중에 비무장지대에서 경고사격이 벌어지는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전쟁이 벌어져도 이상할 것이 없을 만큼, 한반도 안보 역시도 매우 불안한 가운데, 우리 국민여러분께서 얼마나 걱정과 근심 그리고 고생이 많으신가”라며 “대한민국의 정치를 책임지고 있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책임감과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이런 말이 있다. 국민들과 나라가 당면한 거대한 이 위기 앞에서 과연 민주당과 저 이재명은 어떤 길을 가야할 것인지를 깊이 고민하겠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험난한 폭풍우 같은 현실의 한 가운데서 오늘도 힘겨운 하루를 감내하고 계시는 우리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이 위기를 어떻게 하면 극복하느냐 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는 의례적인 당원들의 축제가 아니라, 희망을 잃어버린 많은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또 새로운 미래를 여는 중요한 모멘텀이 돼야 한다”며 “길지 않게 고민해서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단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기자들이 대표직 연임 도전 관련 입장을 묻자 “조만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 당의 상황을 정리하고 판단하고 전당대회를 준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란 생각 때문에 일단은 제가 대표를 사퇴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좀 지켜볼텐데, 아무래도 출마를 하지 않을 것으로 확정했다면 사퇴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 사임에 따른 당대표 궐위 상태와 관련해선 “당헌·당규 상 60일이 안 남았기 때문에 아마도 전당대회가 끝날 때까지 박찬대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하게 될 것 같다. 최고위원들은 역시 당헌·당규에 따라서 그 직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고 답했다.

당대표 출마 쪽으로 기울어진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사실 개인적으로 당이나 전체 입장보다 제 개인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여러분 모두가 생각하시는 것처럼 지금 상태로 임기를 그대로 마치는 게 가장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임 얘기를 할 때는 저도 사실 웃어 넘겼는데, 상황이 결국은 웃어넘길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됐던 측면들이 있는 것 같다”며 “이런 점들을 다 종합해서 국민의 입장에서 대한민국 정치에 어떤 게 더 바람직한지를 우선해서 개인적 입지보다는 전체를 생각해서 결정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대표의 현 대표직 사퇴 여부가 주목받는 이유는 사퇴가 곧 연임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당대표 후보자는 후보자 등록 전까지 지역위원장을 제외한 모든 당직을 사퇴해야 한다.

이 대표의 연임은 4·10 총선 압승 후 친명(친이재명) 인사들을 중심으로 공개 거론되기 시작해 당헌·당규 개정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에 더해 최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 추가 기소로 사법리스크가 높아지면서 기정사실화 됐다. 대표직 연임은 이 대표 의지에 달렸을 뿐 연임 자체가 어렵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대용·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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