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EU 관세 협상 시작했지만…중국 관영지 "협상 난이도 커"
독일 부총리 방중에 중국 "EU 진정성 가져야…獨 적극적 역할해야"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를 대상으로 관세 부과와 관련한 협상을 개시한 가운데 중국 관영 언론 양측의 무역 분쟁은 중국과 EU 모두에 불리하다면서도 협상의 난이도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이 유럽 고위 관료로는 처음으로 EU의 관세 인상 계획 발표 후 중국을 방문했으나 중국과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24일 중국 상무부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통상담당 집행위원과 화상 통화를 하고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EU의 상계 조사에 대한 협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 장젠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 부원장은 관영 환구시보에 "중국이 협의 개시에 동의한 것은 이를 통해 이견을 해소하려는 양측의 태도를 반영한다"며 "무역 분쟁은 양측 모두에게 불리하다"고 진단했다.
환구시보는 현재 EU 내에서도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이 일부 대응 조치를 취한 데 이어 추후 이 같은 대응 조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EU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장젠 부원장은 "중국이 바라는 가장 좋은 결과는 내달 4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 부과를 철회하는 것"이라며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반보조금 조사를 벌여 관세를 인상키로 한 것은 정치적 결정으로 중국은 유럽 측이 사실에 기반해 문제를 보고 중국과 EU의 경제 무역 협력이 정치적 요인에 의해 방해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순옌훙 중국 사회과학원 유럽연구소 유럽경제연구실 주임도 "중국과 유럽 간 경제는 상호 의존도가 높은데 EU의 보호주의적 관행은 중국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불리하고 둘 다 패배할 것"이라며 "양측은 건전한 경쟁과 협력을 어떻게 전개할지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양측 간 협의의 난이도는 매우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하베크 독일 부총리가 중국을 방문했지만 양측 간 의견 차이만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하베크 부총리의 중국 방문은 중-EU 간 협상을 성사시켜 무역 마찰이 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왕원타오 상무부장은 지난 22일 하베크 부총리와 면담한 자리에서 "EU가 회원국과 업계의 신청을 받지 않고 중국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를 시작했다"며 "최근 발표한 예비 판결에서 중국 기업의 발전을 억제하기 위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관세를 부과할 계획임을 밝혔는데 이는 전형적인 보호주의 조치이며 이에 대해 중국은 단호한 반대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왕원타오 부장은 "유럽 측이 일방적으로 행동을 할 경우 중국은 WTO 제소 등 필요한 조처를 해 정당하고 합법적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며 "EU 측이 진정성을 갖고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면 중국도 대화를 통해 서로의 합리적 우려를 배려하고 전문적인 방식으로 무역 마찰 확대를 피할 의향이 있으며 독일이 EU 내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산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도 하베크 부총리와 '중국-독일 기후변화 녹색전환에 관한 제1차 고위급 대화'를 개최한 자리에서 "EU의 전기차 관세 인상 발표는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중국의 신에너지 산업 발전은 기술과 시장, 산업 시스템 등에서의 경쟁 우위의 결과"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하베크 부총리는 "EU의 관세 부과는 징벌적 성격이 아니며 9개월 동안 면밀히 검토해 내려진 결정"이라고 말했다.
위훙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하베크 부총리의 중국 방문은 통상마찰이 고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EU가 관세 부과를 결정한 것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한 조치이기 때문에 중-EU 간 협상에서 EU의 관세 부과 결정을 철회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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