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원정 투자를?”…서울 아파트 1채 값이면, 지방 아파트 3채 산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4. 6. 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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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 아파트값 차이 4년째 9억원대
2015년比 서울 아파트 125.5% 오를때
지방 아파트는 43.8% 상승에 그쳐
서울과 지방의 아파트 가격차가 4년째 9억원대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매경DB]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외지인들의 ‘원정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과 지방의 아파트 가격차가 4년째 9억원대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로 인해 지방 아파트와의 가격차가 다시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지방 수요자들의 서울 원정 투자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부동산R114가 전국 아파트를 표본으로 가구당 평균 가격(호가·시세·지역별 평균 등을 반영해 산정)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의 평균가는 12억9967만원이었다. 이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전체 아파트 평균가(3억5460만원)보다 9억4507만원 높은 수준이다.

서울과 지방의 아파트 가격 차는 10년 전인 2014년만 해도 3억1109만원(서울 5억3779만원, 지방 2억2670만원)이었다. 그러다 2017년 4억4759만원으로 4억원을 넘더니 2018년 6억2270만원, 2019년 7억983만원, 2020년 8억5184만원으로 격차가 확연하게 벌어졌다.

이어 2021년에는 9억8845만원까지 벌어졌다가 2022년 9억5283만원, 2023년 9억3183만원으로 차이가 다소 줄어들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서울 집값이 상승하면서 다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2010∼2015년 5억원대였던 서울 아파트 평균가는 올해 13억원에 육박하면서 2015년 대비 125.5% 올랐다. 같은 기간 지방 아파트 평균가는 2억4656만원에서 3억5610만으로 43.8% 상승에 그쳤다.

2015년에는 지방 아파트 2채 살 돈으로 서울 아파트 1채를 살 수 있었다면 현재는 3채 이상 살 돈이 필요한 셈이다.

서울과 지방 간 온도차가 극명하게 드러나면서 서울 쏠림과 지방 기피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3월 넷째 주 상승 전환한 뒤 최근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지방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6월 셋째 주 서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15% 오르며 2년 7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방에서 세종을 제외하면 서울과의 가격차는 이보다도 더 클 것”이라며 “금융위기급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서울과 지방의 격차가 좁혀지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서울과 지방간 집값 상승력 차이는 외지인들의 ‘서울 원정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현황을 보면, 올해 4월 서울 아파트 매입자 4840명 중 1061명(21.9%)은 서울 외 거주자였다. 이는 지난해 6월 1180명을 기록한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올해 들어 4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총 1만3443건 중 외지인 거래는 3031건(22.5%)이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 자체도 늘고 있다. 4월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4840건으로 지난 1월(2456건)보다 약 2배 증가했다. 반면 지방에선 미분양이 가파르게 쌓이고 있다. 4월 지방 미분양 주택은 5만7342가구(국토교토부 자료)로 전국(7만1997가구)의 80%를 차지했다. 전월 대비로는 8.2% 늘었다.

지방 신축 아파트 입주도 더딘 상황이다. 지난달 광주·전라권 새 아파트 입주율은 56.3%(주택산업연구원 자료)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2017년 6월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강원도 아파트 입주율의 경우 58.3%로 전월 53.7%에 이어 전국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대전·충청권(61%), 대구·부산·경상권(62.8%), 제주권(66.6%) 등도 서울(84.3%), 수도권(76.5%)의 입주율을 크게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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