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까지 반대했지만...GTX 변전소의 반전 "드라이기보다 전자파 낮아"
"변전소의 전자파는 전자레인지보다도 영향을 덜 받을 겁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변전소에서 발생할 전자파는 일반 생활 가전에서 발생하는 수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중·저수준 전자파에 의한 장기간 노출도 사실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KR)은 지난 20일 지하철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에 위치한 매헌변전소에서 철도 변전소와 변압기의 전자파 안정성에 관해 설명했다.
이 같은 논란은 GTX-B·C 노선의 운행을 위해 필요한 변전소 설치 예정지 인근 지역 주민들의 설치 반대와 지자체의 이전 및 설치 취소 요청으로 벌어졌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27일 동대문구 전농동 588-152번지에 GTX-C노선의 변전소가 포함된 실시계획 승인을 고시했다. 지하 34m 깊이에 4층 규모로 짓는 내용이다. 예정지 인근에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1425가구)가 있으며, 반경 50m 이내에 국공립어린이집이 운영 중이다.
인근 아파트 주민과 이용자들은 전자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변전소 설치에 반대하고 있다. 동대문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청량리역 변전소와 점검수직구(엘리베이터) 설치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국토부와 시행사인 GTX-C 주식회사에 냈지만, 실시설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미 개통 운영 중인 A노선의 경우 동탄~수서 구간과 오는 12월 개통을 앞둔 GTX-A 파주~서울역 구간은 변전소가 주거·상업지역에서 1km 이상 떨어져 있어 설치 과정에 큰 잡음이 없었다. 하지만 GTX-C노선의 경우 부지가 주거시설이 몰린 곳으로 정해지며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진 것이다.
국토부와 철도공단은 전자파로 인한 주민 피해는 사실상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논란이 된 변전소 외에도 수도권 관내 전철 변전소는 17개가 운영 혹은 설계·공사 중에 있다. 주택이 곳곳에 밀집한 지역의 특성상 구로·원흥·강변·DMC 등 변전소가 아파트·공원과 인접한다.
이날 현장에서는 김윤명 단국대학교 명예교수가 실제 변압기에 발생하는 전자파의 위험 수준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전자파란 300Hz 이하의 주파수 범위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뜻한다"며 "주파수가 낮아 양자역학적 에너지가 거의 없고 파장이 길어 먼 곳까지 전파되지 않으며 인체에도 축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철도공단이 측정한 경부, 신경주~포항, 원주~강릉 변전소 송전선로에서의 측정값에서 최댓값은 1.01μT(마이크로테슬라)~2.88μT로 국내기준인 83.3μT을 하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는 전철에서 발생하는 전자계는 생활가전에서의 발생치 보다도 적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생활가전이 방출하는 전자파는 헤어드라이어가 70μT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이어 전자레인지 20μT, 선풍기 18μT, 진공청소기 12μ
T 등 순이다.
이와 함께 철도공단은 변전소 내 주변압기와 가전제품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비교 시연하고 변압기로부터 떨어진 거리에 따른 전자파를 측정했다. 이날 둘러본 매헌변전소는 힌국전력으로부터 154kV의 전압을 받는 시설로 청량리역 변전소와 유사한 조건이었다.
매헌변전소 내 지하 4층에 위치한 주변압기 바로 앞에서 전자파를 측정했고 이날 현장에서 볼 수 있던 수치는 2.8μT가 최고치인 것으로 확인했다. 이는 변압기와 바로 붙여서 측정한 수치였다. 이어 약 5m 거리를 두고 다시 측정하자 0.2μT까지 내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실제 생활에서도 사용하는 전자레인지, 헤어드라이어의 시연에서도 주변압기보다 높은 전자파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정부는 변전소와 변압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인근 지역 주민에게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정관 국토부 수도권광역급행철도과장은 "이처럼 5m만 떨어뜨려도 전자파가 줄어드는 것처럼 거리가 조금만 떨어져도 측정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줄어든다"며 "변전소의 안전에 대해 적극 홍보하고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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