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이재명 독주? 체포동의안 ‘가결파’ 의원들이 만든 결과”[김은지의 뉴스IN]

김영화 기자 2024. 6. 2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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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금요일 오후 5시, 〈시사IN〉 유튜브 라이브 ‘김은지의 뉴스IN’이 찾아갑니다. 한 발 더 깊이 있게, 뉴스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해당 녹취는 일부 내용으로 전체 내용을 확인하기 원하시는 분들은 방송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김은지의 뉴스IN]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2024년 6월21일(금)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진행 : 김은지 기자
■ 출연 : 우상호 전 국회의원

“역대 민주당 중 가장 전성기지만 당헌당규 개정은 민주주의 상당한 후퇴”
“절충의 정치력 사라진 정부여당…연금 개혁 걷어찬 국힘 우스꽝스러워”
“무능, 오만, 김건희 중 하나도 바뀌는 게 없으니 대통령 바꾸는 게 빠를 듯”
“제2부속실 만들랬더니 민정수석실 만들어…김건희가 권력 서열 1위인 듯”
“이준석 당대표 만든 국힘이 한동훈 선택하는 건 퇴행…썩은 동아줄 매달리는 형국”
“범죄자만 잡았지 물가 잡아본 적 없는 한동훈, 당대표되면 민주당은 땡큐”
“잘난 체, 위선, 내로남불이 민주당 망쳐…누구 때려잡는 것만 해선 안 돼"
“이재명 리더십 만든 건 다름 아닌 가결파 의원들…적수 없으니 독주 되는 것”
“중재자 역할 하는 중진들 안 보여…계파가 많이 있으면 당이 개판 돼”

■ 진행자 / 책 〈민주당 1999-2024〉을 냈는데, 겪어본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풍성하더라고요.

■ 우상호 / 김대중 대통령부터 이재명 대표까지 두루 만나고 깊은 대화를 나누고 함께 일해본 사람이 우리 당에서는 사실 저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모든 대표의 대변인을 했기 때문에 당의 역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민주당의 당원이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 또 민주당을 궁금해하시는 분의 필독서입니다. 이걸 보지 않고 민주당을 얘기하시는 분들은 자격이 없는 거예요(웃음).

■ 진행자 / 한국 정치의 한 축을 담당하는 민주당의 기록인데요.

■ 우상호 / 민주당 당원 수가 200만 명 이상 됩니다. 웬만한 시민단체나 노조도 몇십만 이하의 회원들을 확보하고 있는데 우리가 200만 정도의 당원을 갖고 있다고 하면 최대의 대중 단체거든요. 지금도 다수 의석을 가지고 있고요.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르는 절반의 결정력을 갖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죠.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역대 민주당 중에 가장 전성기예요. 두 번의 과반수 의석을 경험했으니까요.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되었을 때 겨우 152석으로 한 번 과반수를 돌파해 봤지만, 바로 정권 교체가 이뤄져서 정말 힘들었어요. 제가 열린우리당 대변인을 계속했는데 최하위를 찍을 때 지지율이 몇 프로인지 아십니까? 8%였습니다.

■ 진행자 / 정당 지지율 8%요? 역대급 아닌가요?

■ 우상호 / 호남분들도 영남분들도 싫어했어요. 길거리 가다가 만난 사람들의 90%가 지지하지 않는다는 거죠. 국회의원이지만 너무 힘든 거예요. 그런 경험도 했었던 당인데, 지금은 엄청나죠. 지금 170석에 범야권 다 합하면 지금 192석이에요.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이름으로 국회의원 선거를 지금 세 번 치렀지 않습니까? 그중 두 번은 과반수 넘지 않습니까? 더불어민주당 이름으로 치렀던 선거는 전부 다 1당이었어요. 이건 전성기죠. 자랑스럽습니다.

■ 진행자 / 6월20일 출판기념회에서 책 나오자마자 ‘왕수박’이라는 말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 우상호 / 책 내용은 최근 당내 현안들이 떠오르기 전에 이미 1년 간 써왔기 때문에 이런 쟁점이 생길 줄은 몰랐죠. 제가 문제제기한 것은 국회의장 선거를 하는데 왜 당원들이 투표에 참여하게 하느냐, 이건 민주주의 원리에 맞지 않다는 거예요. 국회의장은 국회를 대표하기 때문에 당을 대표하는 사람이 아니란 말이에요. 당원들이 국회의원들에게 어떤 사람을 찍어달라고 요청하는 건 괜찮아요. 그거는 민주적인 운동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국회의 수장을 뽑는 후보 선거에 당원들을 참여시킨다는 것은 민주주의 원리에 안 맞다는 주장을 했다가 욕을 많이 먹었죠. 두 번째는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겁니다마는 당권 대권 분리 조항과 관련해서 예외 조항을 뒀어요. 당권에 도전하는 대권 후보가 다음 지방선거 공천까지 할 수 있게 열어놓는 건데, 상당한 후퇴로 보여져요. 왜 이렇게 하지? 역사가 다 있는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월17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의에서 국기를 향해 경례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 회의에서 대선에 출마하려는 당 대표의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둘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을 시도했다. ⓒ연합뉴스

■ 진행자 / 그 발언에 대해 당원들이 ‘서운하다'는 등의 연락을 많이 했다고 밝혔는데, 뭐라고 답하고 싶으세요?

■ 우상호 / 정당 민주주의와 의회 민주주의는 그 나름대로의 원리와 역사성을 가지고 형성된 것이거든요. 두 개의 가치가 부딪치는 거 아닙니까? 당원 중심 정당을 만든다는 것과 원내 정당이라는 가치가 부딪칠 때, 어느 하나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다른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 자꾸 생겨서는 안 돼요. 그건 지도부들이 잘못하고 있다고 보는 거죠. 두 개를 같이 발전시키는 방법으로 지도부들이 묘안을 내야죠. 대선 후보가 당권을 잡아서 대선 경선의 공정성을 해칠까 봐 1년 전에 그만두게 한 거거든요. 지방선거 공천의 안정성을 보장해야 되겠다는 고민이 있는 건 나쁜 게 아니죠. 그러면 그것과 대권 당권 분리를 통한 대선 경선의 공정성을 지키는 문제를 같이 발전시켜야지, 지방선거 공천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대선 후보 공정성을 훼손시키는 일을 한단 말이죠. 차라리 대권 후보가 당권을 맡았을 경우에 3개월 일찍 사퇴하면 되죠. 그거를 더 하게 하는 것보다는 일찍 사퇴하면 대선 경선의 공정성도 지킬 수 있고 지방 선거의 안정성도 해결할 수 있는 거죠. 다른 분이 대표로 뽑힐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런 주장을 하는데 내용에 대해 공격하는 게 아니라 ‘우상호 너 이제 그만 떠들어라’ ‘입 좀 다물어라’ ‘너 국회의원도 아니지 않냐’ 이런 문자들이 들어오길래,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웃음).

■ 진행자 /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우원식 국회의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 이야기하더라고요. 우상호 전 의원은 2016년 민주당 123석 일 때도 ‘탄핵연대’ 234석을 만든 바 있죠. 22대 국회의 민주당 혹은 국회의장에게 팁을 준다면요?

■ 우상호 / 대통령이 저렇게까지 거부권만 행사하는 방식으로 비타협적인 국정 운영을 해나가면 사실 방법은 없어요. 그럴수록 대통령의 인기는 계속 떨어질 거예요.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사실 나라의 큰 어른 아닙니까? 과거의 대통령들, 여당의 태도들은 어떻게든 야당을 구슬려서 자신들이 원하는 걸 가져가는 양보의 미학이 있었어요. 그걸 정무수석이 하는 거고, 여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틈만 나면 야당의 지도부들을 만나서 설득하고 호소하고요. 국민들에게 ‘내가 이렇게 야당에 호소하고 있는데 정말 따라오지 않습니다’라는 직접적인 프로파간다도 했죠. 지금의 여당과 대통령실을 보면 책임감 있는 자세가 전혀 없어요. 당신들이 원하는 걸 해주겠다고 하는 소위 ‘절충의 정치력’을 발휘하는 지도부가 없어요. 무조건 거부해요. 이런 정국이 계속되는 데 가장 큰 책임은 대통령 용산에 있는 겁니다. 여기서 지침을 줘야 돼요. ‘일부는 양보해도 좋으니 우리가 원하는 내용을 관철해 주세요’라고요. 대통령 지지율이 21%까지 떨어졌어요(한국갤럽 기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일본 민주당 같으면 의회 해산할 정도의 지지율 아닙니까? 총리를 다시 뽑는 거예요. 이 정도의 지지율을 가지고도 정신을 못 차린다? 좀 문제가 좀 있어요. 제가 진짜 헛웃음을 쳤던 게 연금 개혁이에요. 대통령이 집권 초기부터 3대 개혁이라고 떠든 거 아닙니까? 사실 소득 대체율 50% 이하로 가는 거는 우리 당은 그런 양보가 좀 불가능한 입장이었거든요. 근데 이재명 대표가 44%까지 양보했는데 그걸 걷어찼잖아요. 제가 지금까지 본 정치의 여당 모습 중에 가장 우스꽝스러운 거예요. 이게 무슨 여당이에요.

■ 진행자 / 그러면 이 정국이 계속 반복되는 건가요?

■ 우상호 / 저는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 진행자 / 그럼 시민들이 너무 답답하실 것 같은데요.

■ 우상호 / 대통령 잘못 뽑아놓으면 이렇게 되는 거예요. 지금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냐? 지금은 그럴 수 없어요. 8석의 국회의원들을 꼬셔오는 것도 굉장히 어려울뿐더러, 지금 국정 운영을 대단히 잘 못하고 있지만 헌법과 법률을 심대하게 위배했다고 할 만한 사안을, 예를 들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할 수 있는, 그런 사안들은 지금 없어요. 건건이 몇 개는 좀 보이지만 그것 정도를 다 모아도 헌법재판소에서 인용할 정도 수준의 반헌법적 행위 명백하게 한 게 없어요. 채상병 특검해서 뭐가 밝혀져야 조금 더 발전할 수 있죠. 의심은 가나 확정적인 증거가 없잖아요. 그래서 탄핵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에요. 현실적으로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는데 바로 자기 당 대통령을 탄핵할 여당 국회의원이 누가 있겠어요? 쉽지 않다고 봐요. 거부권 정국의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이 될 텐데 대통령이 어쨌든 타협하고 절충할 수 있는, 그런 국정운영의 기조를 전환할 필요가 좀 있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 진행자 / 대통령 바뀔 거라고 보세요?

■ 우상호 / 대통령이 바뀔 사람이 아닌 것 같아요. 대통령을 아예 바꿔야지 대통령을 변신시키는 일은 어려울 것 같아요. 3년 남았는데 힘드네요.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상병특검법)이 5월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후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원들이 국회 본청 계단에서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 의원들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사IN 신선영

■ 진행자 / 그럼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뇌관은 뭐라고 보세요? 오늘(6월21일) 이뤄지고 있는 입법청문회의 ‘채상병 특검법’도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하면 결국은 안 되는 거 아닙니까?

■ 우상호 / 지난 총선에서 가장 큰 이슈가 세 가지였거든요. 하나는 이종섭 호주 대사 도피 사건, 두 번째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이죠. 세 번째가 그 대파 논란, 민생에서의 무능함을 보여주는 거죠. 이종섭 대사의 호주 대사 임명은 오만한 거죠. 범죄자를 해외로 도피시키려고 한다는 게 대통령이 할 짓입니까? 그다음에 김건희 여사. 이건 그냥 (키워드가) 김건희죠. 권익위 결과의 경우도 공직자 아내가 명품백을 선물로 받고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국가기관이 내린 거잖아요. 거기에 대해선 말 안 하면서 김정숙 여사 인도 간 거를 배현진 의원이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지 않습니까? 총선에서 심판받은 정당이 그 세 가지 중에 하나도 고치는 게 없어요.

■ 진행자 / ‘무능, 오만, 김건희’ 중에 하나도 고치는 게 없다는 말씀인 거죠?

■ 우상호 / 제일 쉬운 게 ‘김건희’예요. 왜냐하면 제2 부속실을 만들면 되거든요. 근데 민정수석실을 신설해 놓고 제2부속실을 안 만들어요. 민정수석실을 안 만들어서 심판받았나요? 만들라는 제2부속실은 안 만들고 민정수석실만 만들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이 권력 서열 1위를 못 건드리는 거예요. 김건희 여사가 권력 서열 1위죠. 지금 부속실 하나 못 만들어 쩔쩔매잖아요. 제2부속실이 만들어지는 순간 영부인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체크해서 움직여야 하거든요. 지금은 자기 멋대로 하는 거예요.

■ 진행자 / 제가 최근에 만난 한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데 왜 국민의힘 지지율이 커플링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이냐’ 이런 이야기를 물어보더라고요.

■ 우상호 / 정당을 지지하는 지지층은 정말 변동이 없어요, 20년째. 국민의힘은 35%, 민주당은 약 30%의 고정 지지층들이 있어요. 우리가 항상 5%포인트 져요. 근데 지금 재미있는 현상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늘 연동돼 오다가, 총선 이후로 갈라지기 시작했어요.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말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일정하게 10%포인트 정도 형성되기 시작한 거죠. 이건 윤석열 대통령의 위기죠. 집권당을 지지하는데 대통령은 못한다라고 말하는 사람의 격차가 10%포인트 넘어간다는 것은 지지층이 붕괴되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윤석열 대통령의 레임덕이 심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고 보여요.

■ 진행자 / 그 10%포인트의 틈을 치고 들어가는 게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아닌가라는 말이 나오거든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권 주자로서, 윤석열 대통령과 선을 긋고 ‘마이웨이’ 할 것 같나요?

■ 우상호 / 총선을 경과했기 때문에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정식으로 당대표가 된다면 일정한 정도의 거리는 둘 겁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이 지금 당대표를 맡겠다고 하는 것은 다음 대권 도전 의지가 있다고 봐야 돼요. 그런데 다음에 대통령을 하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아바타로 보여서는 다음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다 알 거 아닙니까? 그렇다고 과거 검찰에서 한솥밥 먹은 지가 오래된 선후배 관계인데 너무 야박하게 차별화는 안 하겠지만, 그 차별화로 비칠 수 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보고요. 누가 당대표가 돼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6월23일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진행자 / ‘어대한’은 아닐 것이다?

■ 우상호 / 한동훈 전 위원장이 제일 유리하겠죠. 제가 보기에 이준석을 당대표로 만들었던 국민의힘은 위대했다는 거예요. 그런 절박함이 있을 때 집권을 한 거예요. 근데 지금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게 의지하고 가는 것은 절박하지만 이 사람밖에 없다고 의지하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이준석 대표를 선택했던 국민의힘 당원 지지층이 한동훈 전 위원장을 선택하는 것은 퇴행이라고 봐요. 사실 이번이 한동훈 이름으로 치른 선거 아닙니까? 근데 졌잖아요. 제가 볼 때는 썩은 동아줄에 매달리는 형국이라고 할까요. 이미 평가받았는데 그 대패한 장군을 다시 장군으로 임명한다? 제정신입니까?

■ 진행자 / 박지원 의원은 저희 유튜브에 출연해 ‘한나땡’이라고 했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땡큐다’라는 의미인데요.

■ 우상호 / 제가 그런 취지로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웃음) ‘좋겠다’보다는 ‘전혀 부담 없다’고요. 한 전 위원장이 처음 한 얘기가 민주당의 586을 심판해야 된다고 그랬어요. 무슨 총선이 야당의 특정 세력을 심판하는 게 선거의 성격이라고 주장하는 그런 정치적 판단 능력이 정말 어이가 없더라고요. 또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도 마찬가지예요. 집권당의 대표라는 자가 우리가 잘하기 위해서 표를 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야당 대표들을 심판하는 게 이번 선거다? 어느 국민이 그 얘기를 듣고서 코웃음 안쳤습니까? 저 양반이 새로 당대표가 돼서 뭔 얘기를 하겠어요? 한번 물어봅시다. 한동훈 전 위원장님, 물가 어떻게 잡아야 돼요? 그분은 범죄자만 잡았지 물가를 잡아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우린 땡큐다라고 생각합니다만, 또 여당의 대표가 누가 되면 땡큐다 이런 말은 썩 좋은 표현은 아니죠.

■ 진행자 / 그럼 민주당 입장에서 누가 당대표가 되면 가장 부담되나요?

■ 우상호 / 사실 뭐 잘 눈에 띄는 사람은 없죠. 그래도 대중적 이미지에서는 나경원 의원이랄까. 보수 지지층 중에서는 그래도 나경원 의원, 오세훈 시장을 조금 더 중도 확장이 가능한 사람으로 보는 편이거든요.

■ 진행자 / 사실 민주당 지지율도 답보 상태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 우상호 / 평상시에는 원래 이 정도 지지율 나와도 돼요. 상관없어요. 선거 때 올라가야 해요. 저는 우리 당 지지율이 8%일 때도 대변인을 했습니다. 그렇게 힘들었던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 민주당에게 보여주는 지지는 정말 감사한 거예요. 우리도 좀 잘해야죠.

■ 진행자 /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습니까?

■ 우상호 / 제가 비대위원장 때 냈던 ‘새로고침 위원회 보고서’가 있어요. 왜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가를 분석해 놨어요. 첫 번째가 위선적이래요. 내로남불. 두 번째가 무능해 보인다. 부동산 못 잡지 않았느냐는 거예요. 그러니까 잘난 체 하면 안 돼요. 남의 것을 막 지적하면서 내 것은 괜찮다고 말하는 거잖아요. 이게 싸가지가 없어 보이면 안 되는데 우리 민주당은 되게 싸가지 없어 보이는 의원들이 꽤 있어요, 과거부터. 그게 우리 당의 이미지를 많이 망친 거예요. 이번에 기사회생했습니다만 조국 전 수석에게 보여줬던 국민들의 판단 중에는, 저 사람이 되게 멋있는 지식인이고 고귀한 얘기를 많이 하더니 결국 저 사람도 자기 아이를 위해서는 평범한 아버지일 수밖에 없었구나 라는 거 아닙니까? 보이는 모습과 다른 행동거지를 갖고 있다면 더 훌륭해지든가, 그게 어려우면 나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안 하면 돼요. 솔직하게 인정하면 되잖아. 그게 어려워요? 저는 진짜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게 전혀 부끄럽지 않아요. 당이 바뀌려면 일단 당을 구성하고 있는 주요 구성원들이 건방지면 안 된다는 겁니다. 민생 문제에서 성과를 내면 유능해 보이는 거예요. 부동산 문제도 마찬가지고요. 지금 청년들이 주택, 일자리가 없다고 하는데 전체 국회의원이 달라붙어서 고민하고 제도도 만들어보고 뭐가 나아지면 ‘그래도 저 사람들이 열심히 노력하네’ 하시잖아요. 그게 바로 유능한 민생정당이고 민주당이 가야 할 길입니다. 만날 누구 때려잡고 이런 것만 하면 안 돼요. ‘한 트랙은 개혁, 다른 한 트랙은 민생’, 두 트랙으로 가야만 민주당이 사랑받습니다. 제가 탄핵할 때도 탄핵만 한 게 아니에요. 악성 가계부채를 덜어드리는 일을 했어요. 국회의원들 월급 모아서 추심에 시달리는 분들, 500만 원 1000만 원 빌렸다가 못 갚고 신용불량자 된 분들 한 3만 명 정도를 구제해 드렸거든요? 3만 명의 인생을 바꿔준 거죠. 그분들이 전화가 왔어요. 나는 밤에 전화만 해도 추심하는 깡패들이 전화 온 줄 알고 겁나고 그랬는데 편하게 잠을 잘 수 있게 됐다고, 고맙다고요.

■ 진행자 / 책에 민주당 대표 리더십에 대해 기술해놨습니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 부분은 빠져있어요. 현직이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현재 여당에서는 ‘여의도 대통령’이라는 식의 프레임으로 이재명 대표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 우상호 / 저는 이렇게 봅니다. 이재명 대표가 오늘날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지도자로 완전히 자리 잡을 수 있게 한 사람들이 누구일까요? 가결파 의원들이에요. 가결파 의원들이 그때 체포 동의안 가결을 시키는 바람에 미친 짓을 한 거예요. 그 바람에 자기들은 다 날아가고 이재명 대표 체제가 훨씬 강해졌죠. 모든 당원들이 이재명 대표를 지키려고 할 거 아닙니까? 내가 그 사람들한테 놀렸어요. ‘이게 너희들이 원하는 결과였냐? 바보같이 가결해가지고 꼴 좋다’ 하고요. 제가 다 친하기 때문에 이렇게 얘기해도 돼요. 사실은 그 가결파 의원들이 모인 모임에서 나를 초대해서 한번 가서 말했어요. 이번에 가결시키면 여러분들 다 죽는다고요. 대한민국의 민주당 당원이 자기 당대표를 검찰에 넘겨주는 사람을 어떻게 국회의원이라고 인정할 수 있겠냐. 이상하게 우리 당 의원들은 내가 시키는 대로 안 해(웃음). 오늘날 이재명 대표가 특별히 뭘 더 장악하기 위해서 제도를 바꾸고 그런 건 없어요. 그냥 가만히 있다 보니까 자기들이 알아서 죽어가고. 참 김종민 의원 된 거 보면 희한하죠. 걔 하나 살아나고 다 죽었어.

2023년 9월21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통과되자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 지지자들이 몰려와 항의를 하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 진행자 / 본인이 스스로 가결했다고 밝힌 적은 없지 않으십니까?

■ 우상호 / 그 모임이 있었어요. 내가 가서 내가 ‘하면 안 돼’ 그랬는데…. 어쨌든 이재명 대표의 권한이 강화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당원과 의원들이 그 사람을 둘러싸서 지켜줘서 강해진 것이지, 이 양반이 당헌당규를 바꾼 게 없어요. 딱 하나 바꾼 게 이거(대권 당권 분리 조항) 아닙니까.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대권 후보이고 역대 가장 대표 중에 가장 힘이 센데, 뭐 때문에 이런 제도를 손을 보는지 모르겠어. 너무 과하면 안 되는 거야. 나는 이재명 대표가 특별히 무슨 나쁜 짓을 해서 그렇게 강해진 게 아니라고 봐요. 독주를 혼자 하고 싶어서 하나요? 덤비는 놈이 없잖아요. 이번 전당대회 준비하는 사람이 안 보이잖아요. 이재명 대표가 흔들릴 정도의 위력 있는 사람이 나와줘야지, 적수가 없으면 독주가 되는 것이죠.

■ 진행자 / 이재명 대표가 차기 주자를 같이 키워야 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던데요.

■ 우상호 / 자기도 안 크고 있는데 무슨 남을 키워요? 자기도 대통령이 아직 안 됐는데, 그런 소리는 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에요. 내가 국회의원을 하면서 나하고 경쟁할 국회의원을 키워야 된다는 게 말이 됩니까?

■ 진행자 / 22대 국회에서 눈여겨볼 만한 ‘루키 정치인’이 있다면요?

■ 우상호 / 김남근 의원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참여연대 시절에 워낙 입법 관련해서 국회도 많이 들어오고 그때 대화를 많이 했고요. 같이 촛불 집회하면서 많이 싸워도 봤고, 굉장히 훌륭해요. 시민단체 출신들이 확실히 입법 능력들이 좀 있어요. 그래서 김남근 의원의 활약상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책에서 보면 본인의 역할을 ‘조정자’로 설정했죠.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조정자 이상의 역할을 하고 싶어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본인의 리더십에 대해서 어떻게 정의하시는지요?

■ 우상호 / 제가 20대 중반에 연세대 총학생회장 하면서 6월 항쟁을 주도한 사람 아닙니까? 그때 목숨 걸고 한 거거든요. 저도 대장할 줄 안다는 뜻입니다. 모두가 다 대장을 하려고 하면 그 당은 깨져요. 586이 결국 모임이 깨진 이유는 전부 대장하려고 그래서였어요. 다 학생회장 출신들이니까 잘 안 뭉쳐져. 내가 움직여야 뭉쳐졌어요. 이 역할을 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면 이 역할을 내가 자임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중재하고 조정하고, 사람들을 한군데 모아서 일이 되게 만들고, 대장은 다른 사람 시키고 그런 일들을 주로 해왔죠. 저도 뭐 대장 안 하고 싶었겠어요? 결과적으로 나도 원내대표 한 번 했잖아요. 원내대표 때 탄핵했는데 국회의원으로서 제가 그 이상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제가 그래서 그만뒀어요. 국회의원 5선 하면 계속 밥그릇이나 축내고 있을 것 같더라고. 서대문구 유권자들이 보더라도 젊고 활동적인 사람이 국민들을 찾아가게 해야지, 제가 발이 더뎌져요. 그런데 우리 당에 조정자 역할, 중재자 역할 할 사람이 안 보여서 오히려 걱정이에요. 과거에는 가령 문희상, 정세균, 유인태, 원혜영, 이미경 이런 중진들이 당에 무슨 일 있으면 당 대표와 무관하게 모여요. 그다음에 우리가 할 역할은 무엇인가 논의하고 우상호를 불러요. ‘우리가 이런 이런 의견을 모았는데 자네 생각은 어떤가? 자네가 가서 문재인 대표에게 우리 의견을 전달 좀 해주게’ 하는 거죠. 그럼 제가 심부름을 했어요. 그때도 느낀 게 당에 그런 어른들이 계시면서 당이 가야 할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걸 보면서 든든하다 이런 생각을 했는데, 지금 그 든든한 중진들이 잘 모이질 않아서 좀 아쉬워요.

■ 진행자 / 왜 그렇게 됐다고 보세요? 우상호가 빠져서?(웃음)

■ 우상호 / 굉장히 중요한 점을 지적해 주셨는데(웃음), 그렇게 말할 수는 없고 이상하게 지금 중진들 문화가 좀 독립적이지가 않고 어느 쪽에 서 있어요.

■ 진행자 / 계파화되어 있다는 의미인가요?

■ 우상호 / 그러니까 친명 아니면 친문 이런 식이니까, 중립지대에 있는 중진이 너무 적어요. 정파는 의미가 있지만 계파가 많이 있으면 당이 ‘개판’ 돼요.

■ 진행자 / 정파와 계파는 뭐가 다른 건가요?

■ 우상호 / 계파는 이념이나 노선이 아니라 특정한 형님 한 분, 그분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거예요. 예를 들면 정동영계, 정세균계, 손학규계 이런 게 한참 있었잖아요. 친노, 친문도요. 사람 이름으로 계파가 구성되잖아요. 그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서 모인 국회의원들이에요. 서로 생각이 다르지만 저 형님을 꼭 대통령을 만들어야 되니까 뭉쳐 있는 거예요. 그럼 이 사람들이 뭐 하고 있느냐면 평소에 자기 대장이 대통령 되는 데 방해가 될 만한 사람들과 그 그룹들을 노려보고 정보를 탐문하고 전달하고 어떻게 싸울 건가를 계획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당이 약해지죠. 그래서 계파는 전부 대통령 선거와 관련돼 있어요. 반면에 ‘더좋은미래’ 이런 건 정파예요. 여기는 대통령 후보가 없어요. 특정한 한 사람의 때문에 모인 게 아니에요. 회장이 계속 바뀌고 공부 같이하고, 특히 무슨 법안에 대해서 되게 예민해요. 지난번에 고민정 의원과 박찬대 원내대표가 1인 1가구 종부세 폐지한다고 그럴 때 ‘더좋은미래’가 성명서 낼 뻔했어요. 그런 걸 하는 조직은 정파예요.

■ 진행자 / 국회의원 임기 끝낼 때, 보좌진들이 ‘국회의원 졸업’이라고 세레모니를 해줬다고요. 국회의원은 졸업했지만, 정치인 우상호는 졸업한 게 아니라는 뜻 같은데요.

■ 우상호 / 이한열 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았거든요. 재정이 매우 안 좋아져서 이 재정을 좀 확보하는 일을 한 6개월 하고요. 그다음에 민주당 내에 진보 그룹의 위기예요. 지금 진보 담론들은 대개 12년 된 겁니다. 가령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노동 존중 사회 그게 2012년 당을 좀 진보화하면서 만든 건데, 당시 무상급식 투쟁 때문에 더 자신감을 얻게 된 거죠. 처음에 무상급식 투쟁은 우리 국회의원들이 피했어요. 무상급식이라는 표현 자체가 이건 빨갱이로 몰린다면서 두려워했는데, 경기도의회 의원들과 서울시의원들이 열심히 싸운 거예요. 그걸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의 공약으로 내걸고 선거에 승리했어요. 그러면서 진보적인 당명들을 구체화했는데 앞으로 12년 된 담론 중에 정비할 것들이 좀 보여요. 대선 때 국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도록 정책들을 연구하는 일을 한 6개월 하려고 합니다. 광역단체장을 나갈 거냐 말 거냐의 문제는 1년쯤 후에 결정하려고 합니다. 아직은 미정입니다.

*기사 인용 시 〈시사IN〉 ‘김은지의 뉴스IN’으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제작진

프로듀서 : 최한솔·김세욱·이한울 PD

진행: 김은지 기자

출연: 우상호 전 국회의원

김영화 기자 you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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