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6만→넬 41만, ‘초고액’ 팬클럽비 논란[스경X이슈]
밴드 넬이 고액의 팬클럽 가입비로 뭇매를 맞았다.
넬은 최근 팬클럽 우주유랑단 전용 앱을 출시하면서 구독형 가입비를 공개했다.
풀영상 시청, 온라인 음감회 자유 시청, MD상품 선주문, 멤버들과의 프라이빗 메신저, 공연 선예매권(국내 공연 좌석 중 80%), 공연 밋앤그릿 추첨(연 3회) 등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요금제가 연 41만8000원으로 안내됐다. 공연 밋앤그릿 추첨 혜택이 빠진 베이직 요금제도 월 3만8000원으로 연간 무려 45만6000원 정도다.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23일 넬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여러 고민에 대한 해답이 앱을 통해 이뤄질 줄 알았지만, 잘못 생각한 부분이 확실히 있는 것 같다”고 사과했다. 이어 멤버십에 포함된 일부 콘텐츠를 당분간 무료로 진행하겠다고 알리며, 이미 가입한 팬에 대해서는 전액 환불을 약속했다.
아무리 여러 콘텐츠가 포함돼 있어도, 연회비가 40만 원을 넘기는 것은 지나치다는 게 팬들의 입장이다. 더욱이 선주문이나 선예매권을 주는 것은 팬클럽의 기본적인 사항인 데다, 밋앤그릿의 경우 어차피 추첨을 통해 이뤄진다면 팬클럽으로서 큰 이점이 없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020년 연예계 은퇴를 번복한 가수 박유천도 공식 팬클럽 창단을 알리며 공개한 가입비가 고액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연간 회원만의 독점 콘텐츠(사진 및 동영상), 기획 행사의 팬클럽 선행 판매, 팬클럽 회원 한정 기획 행사, 공식 가입 MD 등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연회비는 6만6000원이었다.
일반적으로 가수들의 팬클럽 가입비는 연 2~3만 원대이다. 방탄소년단의 공식 팬클럽 ‘아미’, 블랙핑크 공식 팬클럽 ‘블링크’의 경우 2만5000원이다.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아티스트와 대화할 수 있는 상품은 월 구독형으로 별도 지불해야 하지만, 1인권 기준 1만 원을 넘기지 않는다.
물론 단순히 금액만 비교하기보다 제공되는 콘텐츠의 양과 질 또한 고려해야겠지만, 기존 팬클럽 가입비의 20여 배가 넘는 금액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넬 측은 “가격을 낮게 하면 플미(암표 등 프리미엄 가격을 붙여 판매하는 것) 거래를 못 잡을 것 같았다”고 가격 산정 이유를 밝혔지만, ‘팬 간 프리미엄 거래를 막기 위해 회사에서 직접 프리미엄 가격으로 내놨다’는 쓴소리를 피하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원하지 않으면 안 사면 그만’이라는 의견도 전했으나, 국내 가요 시장에서 팬덤의 지분이 거대해진 만큼 팬 이벤트 등 유료 서비스에 있어 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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