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직 사임… 연임 수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당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오는 8월 열리는 전당대회에 출마하려면 규정상 현 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 이 대표 본인이 출마 여부를 밝히진 않았지만, 사실상 연임 도전을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강성 팬덤이 당대표 연임을 요구하고 있고, 이에 맞춰 친명계 현역 의원들도 앞다퉈 연임을 공개 요청했다. 이 대표에 맞서겠다는 경쟁자도 없어 ‘또대명’(또 당대표는 이재명)이란 말이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당 대표직 사퇴와 관련한 입장 표명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오늘 최고위 회의를 마지막으로 당대표직을 사임하게 됐다”며 “차기 전당대회는 의례적인 당원들의 축제가 아니라 희망을 잃어버린 국민께 새 희망을 드리고 미래를 여는 중요한 모멘텀이 돼야 한다”고 했다. 또 “길지 않게 고민해서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는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당이 자유롭게 상황을 판단해 전당대회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일단 대표를 사퇴한다”면서도 “출마를 안 할 것이라고 확정했으면 사퇴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확답을 하진 않았지만, 당대표에 재도전할 것을 시사한 발언이다.

이 대표는 “제 개인의 입장만 생각하면 지금 상태로 임기를 마치는 게 가장 유리할 것”이라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임 얘기를 들으면 웃어 넘겼지만, 이제는 그냥 웃어 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이어 “국민 입장에서 대한민국 정치에 무엇이 바람직한지 개인적 입지보다 전체를 생각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또대명’ 맞선 與는 어대한… 대세론 깨질까

여당인 국민의힘은 내달 23일 전당대회를 치른다. 당대표 경선에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현역인 나경원·윤상현 의원이 출마했다. 여당 대권 잠룡들이 대거 나서 ‘미니 대선’급으로 판이 커졌다. 민주당에 비해 흥행 요소도 갖췄다는 평을 받는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전 위원장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다만 한 전 위원장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획득하지 못하면, 2위 후보와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 현 구도상 재대결에선 ‘反한동훈 표’가 몰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