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러브버그 박사 "퇴치법? 밝은 옷 피하고 물 뿌리세요"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24. 6. 2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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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버그, 파리 일종…생태계서는 '익충'
2년간 대발생, 천적 줄면서 급격히 증가
다른 수컷 못 오게끔 3~4일 내내 '밀착'
폭염, 폭우 반복되면 여름모기는 감소
모기 잘 물리는 사람은? 임산부, 어린이, 음주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과 석좌교수)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났습니다. 러브버그. 서울시에 따르면 러브버그 관련된 불편 신고가 지난해보다 27% 증가했다고 합니다. 특히 북한산에 많아요. 심지어 북한산이 러브버그에 점령당했다, 이런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그런가 하면 모기도 일찌감치 나타나서 서울시가 모기 예보제라는 걸 하고 있는데 올해가 가장 높은 수치인 100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여름 불청객 이다, 두 곤충 다 그런 별명을 얻고 있는데 실상을 들여다보면 한 녀석은 해충이고 한 녀석은 익충이라고 해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모기박사이자 러브버그 박사입니다.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이동규 교수 연결을 해보죠.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동규>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러브버그 얘기부터 좀 해볼게요. 정확한 이름은 러브버그가 아니죠?

◆ 이동규> 네, 러브버그는 영어 별칭이고요. 원래 털파리과에 속하는데 우리나라에는 12종이 있습니다. 그중에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털파리종이 붉은등우단털파리로 알려져 있죠.

◇ 김현정> 붉은등우단털파리.

◆ 이동규> 네.

◇ 김현정> 이게 어떤 곤충입니까?

◆ 이동규> 이게 파리의 일종인데요. 이게 그 숲속이라든가 산속에 숲이 많이 우거진 데는 낙엽층들이 잘 조성되어 있죠. 이런 부식층에다가 알을 낳고 그 알에서 부화한 유충들이 그 부식층을 먹으면서 성장을 하죠. 그러니까 숲속에 많은 영양물질들을 분해시켜서 다시 거름으로 식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영양물질로 만들어 주기 때문에 생태계 내에서는 좋은 역할을 하는 종류입니다. 그리고 또 성충도 다른 포식성 곤충이나 조류에 좋은 먹이가 되죠. 그래서 먹이 피라미드에서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김현정> 그래서 익충이라고 그러는 거군요.

◆ 이동규> 네.

◇ 김현정> 먹이 피라미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그런데 이 녀석들이 적당히 많아야 되는데 왜 이렇게 많아진 건지. 게다가 지금 산에서 산다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민가로까지 넘어왔어요. 도시에도 많이 보여요. 심지어는 제가 방송국 들어오는데 방송국 정문 유리에도 붙어 있더라고요. 이거 왜 이렇게 많아진 겁니까?
 


◆ 이동규> 이게 원래 숲속에서 있는 것인데 이게 2년 전에 그 전년도 3년 전에 가뭄이 계속돼 가지고 얘들이 성충으로 번데기에서 우화를 해야 되는데 우화를 못 하고 기다리고 있다가 2년 전에 한 번에 비가 오고 나서 대발생이 됐었죠. 그게 시초가 됐는데 산속에 우리가 생태계 조성을 잘 해놨기 때문에 먹이는 풍부하죠. 그런데다가 살충제를 또 쓰게 되니까 그게 천적들이 많이 감소됩니다. 이게 생태계가 튼튼하게 되면 어떤 특정 종이 대량 발생할 수가 없습니다. 먹이가 충분하면 천적도 그만큼 늘기 때문에 그런데 그게 생태계가 얕다 보니까, 즉 천적이 많지 않고 또 우리 인간이 여러 관여를 하다 보니까 천적 감소가 일어나고 또 그렇게 되고 또 기후가 온난화되고 습하기 때문에 요즘 날씨들이 그렇죠. 그러다 보니까 이것이 좋은 환경이 됩니다. 얘네들이 서식하는 데. 거기에다가 얘네들이 숲속에서만 살아야 되는데 얘네들 좋아하는 그 유인 물질들이 뭐냐면 자동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 김현정> 좋아할 게 없어서 배기가스를 좋아해요? 얘네들.

◆ 이동규> 그게 미생물 같은 부식충들이 먹으면서 나오는 가스들이 자동차 배기가스하고 흡수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유인이 된다고 보는 거죠.

◇ 김현정> 이해가 됐어요. 썩으면서 나오는 그 가스하고 배기가스하고 비슷하구나.

◆ 이동규> 그래서 시내로 많이 들어오고요. 10여 년 전만 해도 경부고속도로에도 대량 출몰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것도 같은 원리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열을 좋아하기 때문에 도심에는 열이 숲속보다 좀 높죠. 그러니까 자꾸 시내로 들어오게 되고 또 사람 몸에도 열이 있으니까 사람 몸에도 붙게 되고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되는 거군요. 그래서 이렇게 도시에 유난히 많이 보이는, 요즘 들어서 많이 보이는 이유군요. 이게 지금 서울만 그런 겁니까? 전국적인 분포는, 현황은 어떻게 돼요?

◆ 이동규> 지금 이게 서울하고 경기도까지 지금은 나타난다고 합니다. 수도권 지역이 다른 남부 지역에 비해서 기온이 높았습니다. 그리고 비도 자주 왔기 때문에 러브버그가 서식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 됐죠. 그런데다가 작년, 재작년에 대발생을 했기 때문에 그 서울 인근에 산란을 많이 하게 되고 또 퍼지고 또 바람에 또 성충들이 또 날아가기 때문에 북한산 쪽으로도 많이 퍼진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얘네들이 눈에 더 많이 띄는 이유는 날아다니는 모습이 좀 특이해요. 암컷하고 수컷이 붙어가지고 날아다니잖아요. 그래서 이름도 러브버그잖아요. 너네 왜 이렇게 사랑하니? 이런 거잖아요. 얘네들은 왜 이렇게 붙어 있는 거고 얼마나 붙어 있는 건가요?

◆ 이동규> 곤충들이 생존과 번식하는 데 각자의 특이한 습성들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유전되어 나오는데 이 러브버그의 경우에는 수컷이 자기의 동족, 즉 유전자를 그대로 전달해주기 위해서 다른 수컷들이 접근할 수 없게끔 3~4일 동안 계속 붙어 있는 겁니다.

◇ 김현정> 내가 틈을 주면 다른 수컷들이 붙을 수도 있으니까 아예 틈 자체를 안 주는 거예요?

◆ 이동규>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3~4일을 붙어 있다가 그다음에는요?

◆ 이동규> 그다음에 끝나고 나면 수컷은 3일 이내에 죽게 되고요. 암컷은 바로 산란을 하죠. 산란하고 나서 일주일 이내에 죽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죽은 다음에도 혹시 붙어 다녀요? 수컷이 죽은 다음에도.

◆ 이동규> 그렇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예?

◆ 이동규> 그렇지 않고.

◇ 김현정> 그건 아니고.
 


◆ 이동규> 3~4일 정도 이렇게 붙어 있다가 떨어지고 나서 그러고 나서 수컷은 3~4일 후에 죽습니다.

◇ 김현정> 수컷은 바로 죽고 암컷은 바로 산란을 해버리고 나서 또 죽고.

◆ 이동규> 네.

◇ 김현정> 그렇게 되면 일종의 일부일처제네요.

◆ 이동규> 그렇게 봐야 됩니다. 잠자리 같은 경우는 원래 수컷이 교미를 끝내고 나면 다른 것들이 달려들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달려들 때는 먼저 있던 것을 막 뽑아냅니다. 그리고 자기 걸 집어넣은 그런 경우도 있는데 이 러브버그는 그 반대죠.

◇ 김현정> 그렇군요. 완전 일부일처로 그냥 생애를 마감해버리는 그 틈을 안 주기 위해서 달라붙어 다니는 거다, 이런 말씀. 왜 그렇게 달라붙어 다니나 궁금했어요. 지금 익충이라고 말씀은 하셨는데 아무리 익충이어도 이게 워낙 개체수가 많으면 좀 보기에도 좀 징그럽고 또 사람 몸에도 달라붙어서 이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이 많거든요. 개체 수 조절을 좀 해야 되는 건 아닌가요?

◆ 이동규> 일단은 숲속이라든가 도심지의 공원이라든가 이렇게 숲이 많이 우거진 곳, 산속 같은 데는 방제를 하면 좀 곤란하고요. 천적 때문에. 도심에 나와 있는 그렇지 않은 데는 살충제를 좀 쓰셔도 크게 천적들이 없기 때문에 크게 문제는 안 될 것 같고요. 그리고 얘네들이 비행을 하는 데 있어서 힘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멀리 가기는 좀 어렵고요. 그러니까 물로 뿌리게 되면 바로 다 바닥에 떨어지기 때문에 호스 물로 이렇게 청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살충제 쓰지 않고 물로 뿌려도 돼요?

◆ 이동규> 네.

◇ 김현정> 그렇군요. 우리가 좀 개개인이 러브버그를 조심하고 싶다. 자꾸 몸에 달라붙으니까. 개개인에게, 개인들에게 좀 주의할 어떤 사항을 알려주신다면, 팁을 주신다면?

◆ 이동규> 얘네들이 밝은 색을 좋아하거든요.

◇ 김현정> 무슨 색이요? 밝은 색?

◆ 이동규> 네, 밝은 색. 하얀 옷이나 노란 옷 같은 쪽으로 많이 갑니다. 그래서 그런 것을 좀 피하시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긴 한데 그런데 워낙 따뜻한 걸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게 입어도 경우에 따라서는 붙을 수도 있고요. 그리고 자동차나 버스나 걷는 사람 이렇게 이동하는 물체도 잘 달라붙습니다. 그래서 이건 그냥 쫓는 수밖에 없고요.

◇ 김현정> 쫓는 수밖에 없어요.

◆ 이동규> 그렇게 위험한 건 아니니까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밝은 색깔 좋아하고 그다음에 사람 몸 온도가 36.5도 이렇게 되잖아요. 이 따뜻한 걸 좋아하니까 자꾸 사람 몸에 붙는 거다, 이런 말씀. 쫓는 수밖에 없고 여러분, 익충이라고 그러니까 좋은 곤충이라고 하니까 너무 겁내시지는 말고요. 알겠습니다. 러브버그 박사이자 모기 박사 이동규 교수님 함께하고 있는데 올해 모기 전망은 어때요? 벌써 제 눈에는 보이던데.

◆ 이동규> 지금 금년 봄철에 유독 수도권의 기온이 높았고 비도 자주 왔죠. 그러니까 모기가 월동했던 모기들도 빨리 나타났고요. 또 걔네들이 빨리 나타나다 보니까 흡혈 활동도 빨리 하게 되고 산란도 빨리 하게 되고 또 기온이 높다 보니까 성장 속도도 빨라지고 그래서 예년보다 지금 수도권에 특히 모기가 급증을 했는데 이건 수도권에만 특히 그렇고요. 남부 지역은 좀 덜합니다. 기온하고 강우량하고 많이 관계가 되죠. 그런데 금년에 예보를 보면 폭염이 심해질 것으로 보고요. 또 폭우가, 폭우성 강우가 많이 올 거라고 예보가 돼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35도 이상 계속 되면 얘네들이 수명이 짧아지고 활동도 잘 못합니다. 그래서 8월이 옛날 같으면 8월달도 모기가 상당히 많았는데 지금은 8월이 많이 줄어든 이유가 이 폭염 때문인데요. 폭염이 되면 또 물이 많이 증발하게 되죠. 논에 가보면 논에 물이 거의 다 말라 있어요. 거기서 뇌염모기라든가 말라리아모기가 많이 발생되는데 그러니까 모기가 많이 줄죠. 그리고 또 폭우가 계속되면 범람이 되게 되면 알하고 유충들이 다 떠내려가죠. 그래서 많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래서 금년에는 예보대로 된다면 모기가 예년보다 줄어들지 않겠는가, 이번 여름에요.

◇ 김현정> 폭염과 폭우가 반복될 거다. 굉장히 극단적 날씨가 될 거다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인데 그런 경우는 모기도 지치는군요. 모기도 잘 살 수 없는 환경.
 


◆ 이동규> 네.

◇ 김현정> 다만 그런 경우에는 또 가을에 많이 발생하지 않아요?

◆ 이동규> 그렇죠. 기온이 좀 덜 덥고 살기 적당하죠. 모기들이 27도를 가장 좋아하는데 27도 플러스마이너스 2도를 좋아하거든요. 그런 날씨가 되고 또 비가 적당히 오게 되면 모기가 늘어나게 되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데 박사님, 좀비모기가 최근에 나타났다는데 그건 무슨 소리예요?

◆ 이동규> 이거는 살충제 저항성이라고 우리가 내성이라고 하는 것이 사실은 저항성이 정확한 용어인데요. 살충제를 특정 살충제를 계속 사용하다 보면 그 살충제에 강한 인자를 갖고 있는 모기들은 살아남고 약한 것들만 죽게 되니까 이게 3년, 4년, 5년 이렇게 시간이 점점 지나게 되면 특정 살충제에 강한 인자들만 갖고 있는 모기들만 살아남아서 정확하게 맞지 않으면, 맞으면 처음에는 죽어도 3~4년 정도 지나면 잘 안 죽습니다. 떨어졌다가 다시 깨어나요. 강한 인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좀비라고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얘네들은 그럼 방법이 없어요?

◆ 이동규> 그러니까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살충제의 종류가 피레스로이드계열의 살충제를 쓰고 있는데 몇 가지 계열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같은 계열을 지속적으로 쓰게 되면 이런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앞으로 계열을 좀 다른 종류로 사용하게 되면 그게 해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제가 늘 나오실 때마다 질문 드리는데 오늘도 또 청취자 질문이 들어온 게 모기가 특별히 좋아하는 사람이 있느냐. 있다고 하셨잖아요, 박사님이.

◆ 이동규> 네, 있습니다.

◇ 김현정> 잘 안 씻는 사람, 땀 많이 흘리는 사람.

◆ 이동규>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샤워 많이 하셔야 돼요. 그렇죠?

◆ 이동규> 그리고 임산부들도 많이 오게 되고요. 아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술을 마시고 나면 또 몸에서 분비를 많이 하기 때문에 또 많이 오게 되고요. 또 젊은, 나이가 어릴수록 성장기에 있기 때문에 몸에서 분비를 많이 하기 때문에 나이가 젊을수록 많이 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죠. 모기 박사, 이제는 러브버그 박사, 이동규 석좌교수 고맙습니다.

◆ 이동규> 네, 감사합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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