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자”…與당권주자들, 초선 공부모임에 달려간 까닭은 [이런정치]
한동훈 “73%가 중단 반대”·원희룡 “이재명 빠르게 재판 받아야”
나경원 “이재명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당”·윤상현 “분노해야 혁신”
초선의원 44명, 전체 의원 중 40%...당원투표 ‘세몰이’ 최대 변수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초선의원 첫 공부모임에 당권주자 4인이 모였다. 국민의힘 소속 초선의원은 전체 108명 중 44명으로 40%에 달해 당원 ‘표몰이’에 있어 최대 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권주자들은 일제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언급하면서도 초선 의원들의 활동을 적극 돕겠다고 강조했다.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모임에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당대표 후보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었다. 원 전 장관은 예정된 일정보다 20여 분 일찍 참석해 초선의원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넸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측에서는 장동혁 의원이 일찌감치 나와 의원들에게 악수를 청했다. 장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다.
‘피고인이 대통령이 되면 재판이 중단되는가’를 주제로 열린 이날 공부모임에서 당권주자들은 일제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했다. 한 전 위원장은 “피고인이 대통령이 되면 재판이 중단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우리 지지층이 아니라 73%의 여론이 ‘중단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며 “결과적으로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는 소리와 같다”고 주장했다. 한 전 위원장은 “저는 2년 간 거대야당과 싸움에서 최일선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싸웠다”며 “이 대표가 나쁘고 범죄자라고 단편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헌법적 가치를 지향하는 나라인데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맞느냐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전 장관은 “사법에서 이뤄야 할 정의가 지연되거나 정쟁화되면서 제때 신속하고 공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정치판에 정치쟁점으로 (사법리스크가) 끌려 들어오고 다수의 횡포, 정쟁으로, 죽기살기 진영싸움, 팬덤싸움으로 몰고 가는 현상 때문에 우리나라는 정상국가가 아닌 상태”라고 지적했다. 원 전 장관은 “사법정의를 짓밟고 국가를 비정상국가로 끌고 가려는 무도한 정쟁화에 대해 국민의힘은 단호히 맞서 싸워야 한다”며 “이 대표는 빠르게 재판을 받고 재판 결과든 무엇이든 대한민국의 사법정의에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면 법적 논란에 대해 토론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며 “이 대표를 아버지라고 부르는 당이 그대로 놔두겠냐. 이미 판사 탄핵소추안을 낸 경험도 있기에 별별 짓을 다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그 때가 되면 이 논쟁이 무의미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끔찍한 법치 잔혹사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윤상현 의원은 본인이 ‘친박계’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도 ‘줄 서지 않는 정치’를 강조했다. 윤 의원은 “제가 십 몇 년 전에는 박근혜 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면서 당원권 정지를 1년 당하고 지구당위원장직에서 박탈당하고 공천탈락을 2번 해서 무소속으로 계속 살아남았다”며 “제가 그러면서 수도권에서 내리 5선을 하면서 느낀 점은 줄 서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당은 (총선에서) 대참패 했음에도 제대로 된 처절한 몸부림이 없다”며 “공동묘지의 평화에 대해 분노해야 한다. 분노를 해야 혁신한다”고 밝혔다.
이날 모임에 관심이 쏠린 것은 초선 의원들 표심이 향배를 가를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일반여론조사 반영 비중을 20%로 확대했지만, 여전히 당원투표 반영 비중이 80%라 지역구 의원들의 세몰이 없이 전당대회 승기를 잡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당원이라 하더라도 투표에 참석하는 비율이 많지 않고, 이들 중 대부분은 당협위원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3.8 전당대회 당시 김기현 전 대표를 ‘대세 주자’로 만드는 데 영남권 의원들의 세몰이가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당원 중 대부분은 영남권에 몰려있기 때문에 당협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지역구, 특히 영남권 의원들이 중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동훈 캠프’에서 초선을 공략하는 이유다. 한 전 위원장은 명확한 ‘반윤’ 색채를 띄지만 22대 국회에 입성한 의원들은 ‘한동훈표 공천’을 통해 당선된 이들이 대부분이다. 실제 박정훈, 진종오 의원 등은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졌다. 나 의원은 여성의원을 중심으로 꾸준히 네트워킹을 이어왔고 원 전 장관은 이철규 의원 등 전통 친윤계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초선의원은 44명이고 비례의원을 차치해도 꽤 많은 수”라며 “대통령실에 무조건적으로 우호적이지 않은 인물이 대다수이고 한 전 장관이 아무리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더라도 대세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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