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락(Clark)이 준 클락(clock)을 찬 홍원기 키움 감독의 추억 여행…“20-20 달성 후 받은 시계, 오랜만에 꺼냈죠”

김하진 기자 2024. 6. 2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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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기 키움 감독. 키움 히어로즈 제공



홍원기 키움 감독이 클락에게 받은 시계. 고척 | 김하진 기자



홍원기 키움 감독은 최근 평소에 안 하던 시계를 손목에 차고 야구장으로 출근했다.

지난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를 앞두고 손목시계가 화제가 됐다.

알고보니 그 시계에는 사연이 있었다. 홍원기 감독은 “예전에 넥센에서 뛰던 외국인 타자 클락이 준 것”이라고 했다.

덕 클락은 2008년 한화와 계약을 하며 KBO리그와 인연을 맺은 외인 타자였다. 그 해 125경기에서 타율 0.246 22홈런 79타점 등을 기록했다. 도루도 25도루를 하며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하지만 그 해 한화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클락은 2009년부터는 히어로즈에 둥지를 틀었다.

히어로즈 이적 첫 해 클락은 더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125경기 타율 0.290 24홈런 90타점 등으로 2008시즌보다 더 좋은 수치를 기록했다. 도루도 23개를 해 2년 연속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히어로즈 창단 후 처음으로 나온 기록이었다. 클락은 자신이 기록을 달성한 것에 대해 코칭스태프에게 고마움을 표하면서 시계를 선물로 돌렸다. 홍 감독이 차고 있는 손목 시계가 당시에 받은 선물이었다.

클락은 다음해 재계약까지 성공했고 팬들의 사랑을 받고 올스타전에도 출전하기도 했다. 서군 외야수에서는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그러나 선발진 구멍을 메우는게 더 시급했던 팀은 클락과의 작별을 고했다.

2009년 당시 넥센에서 뛰었던 덕 클락. 스포츠경향DB



시계를 받은 후 15년이 흐른 후 홍 감독은 모처럼 추억을 떠올렸다. 세월은 흘러갔지만 시계는 이상 없이 작동했다. 시계판 뒷면에는 클락의 이름이 새겨져있었다.

2009년은 홍 감독에게도 뜻깊은 해였다. 코치로서 첫 해를 맞이한 시즌이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2007년까지 현역 생활을 하다가 은퇴를 했고 이후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무심코 옛 추억이 떠오른 홍 감독은 15년 전 받은 선물을 다시 꺼내들었다.

홍 감독은 “클락이 뛸 때만해도 외국인 타자가 20홈런-20도루를 기록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었다”라고 했다.

최근에는 도루도 하고 타격도 잘 하는 외국인 타자들이 많았지만 예전까지만해도 외국인 타자에게 도루를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주로 장타를 많이 치는 거포 유형들이 KBO리그 무대를 밟았다. 때문에 도루도 하고 홈런까지 치는 클락의 활약은 그 해 팀에 큰 도움이 됐다.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는 선수가 올시즌에 나오기를 바라는 바람도 반영됐다.

키움은 팀 홈런 56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홈런이 적은 팀이다. 키움은 경험이 많이 없는 젊은 선수들이 팀 전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다 장타자가 많이 없다. 팀 내 최다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김혜성이다. 김혜성은 10홈런으로 유일한 두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도루 역시 김혜성이 18개로 가장 많다. 나머지 다른 선수들은 로니 도슨, 송성문, 이용규 등이 2개를 기록한 게 다다.

클락은 최근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에서 지도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처럼 옛 추억을 떠올린 홍 감독은 클락에 대해 “좋은 선수”라고 평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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