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홈런 1위가 득점은 겨우 5위··· ‘2사 후 홈런 없이 10득점’ 23일 인천, NC가 반전을 기대한다

심진용 기자 2024. 6. 2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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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도태훈이 23일 인천 SSG전 9회초 2사 2루에서 적시타를 때리고 있다. 도태훈의 적시타까지 NC는 2사 후 5타자 연속 적시타를 때렸다. NC 다이노스 제공



NC 서호철이 23일 인천 SSG전 9회초 2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리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NC는 24일 현재까지 76경기에서 89홈런을 때렸다. KBO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홈런이다. 경기당 홈런으로 따져도 1.17개로 KIA(1.13개)를 제치고 전체 1위다. 타고투저 흐름 속 리그 전반적으로 홈런이 늘었지만, NC는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홈런이 늘어난 팀에 속한다. 지난 시즌 경기당 홈런 0.68개(전체 5위)와 비교하면 172% 늘었다. 지난 시즌 0.61개에서 올 시즌 1.12개로 183% 늘어난 삼성에 이어 2번째로 증가 폭이 크다.

그러나 NC 팀 타선의 체감 위력이 홈런 숫자만큼은 아니다. 당장 경기당 평균 득점이 5.25점으로 전체 5위에 그치고 있다. 홈런 숫자에 비하면 많이 아쉬운 순위다.

홈런 숫자만큼 팀 득점이 따라오지 않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우선 주자가 없거나 적을 때 홈런이 많았다. 1점 홈런이 55개, 2점 홈런이 25개다. 총 89홈런 중 80홈런이 주자 없거나 1명일 때 나왔다는 것이다. NC가 홈런 89개로 만든 점수가 모두 134점, 홈런 1개당 1.51점에 그친다. KT를 제외하고 홈런 1개당 득점이 가장 낮다. KIA의 경우 NC보다 3개 적은 86홈런을 쳤지만, 막상 홈런으로 만든 점수는 141점으로 NC보다 더 많다.

홈런 외에 좀처럼 점수를 내지 못했다는 점도 NC의 고민거리다. 이날까지 NC가 올린 399점 가운데 홈런으로 만든 점수가 141점, 비중으로 따지면 33.6%다. 삼성(34.1%)에 이어 2번째로 홈런 비중이 높다.

요컨대, NC는 리그에서 홈런을 가장 많이 때리고 있지만, 그 효율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그나마도 홈런 외의 방법으로는 좀처럼 점수를 올리지 못했다는 얘기다. NC 타격이 홈런 숫자만큼 위협적이지는 않은 이유다.

NC의 홈런이 크게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맷 데이비슨 효과다. 6월 들어서만 벌써 10홈런을 몰아치며 시즌 23홈런으로 단독 1위를 달리는 중이다. 데이비슨 외에 국내 선수들의 홈런도 전반적으로 많이 늘었다. 김형준이 12홈런, 김성욱이 9홈런을 기록 중이다. 김휘집은 NC 이적 후 22경기 동안 4홈런을 때렸다. 올해가 사실상 프로 데뷔 시즌인 박한결은 12경기 동안 벌써 6차례나 담장을 넘겼다.

하지만 NC 홈런이 늘어난 이유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전임 이동욱 감독 시절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두라는 게 전반적인 팀 타격 기조였고, 그로 인해 팀 홈런이 크게 늘기도 했지만 올 시즌은 그런 식의 타격 기조를 크게 강조하는 편도 아니다. 송지만 NC 타격코치는 “한참 팀 타격이 부진하던 시기에도 ‘이런 식으로 쳐보자’는 타격 컨셉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봤다”며 “타자 개개인당 피드백에 집중하고, 상대 포수들의 볼 배합에 더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NC 박한결이 23일 인천 SSG전 4회초 2-4로 따라붙는 2점 홈런을 때리고 있다. 올 시즌 박한결은 12경기에서 6홈런을 기록 중이다. NC 다이노스 제공



NC 맷 데이비슨이 23일 인천 SSG전 2-4로 끌려가던 5회초, 동점 2점 홈런을 치고 있다. 데이비슨은 6월 들어 10홈런을 몰아치며 시즌 23홈런으로 리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홈런 숫자가 늘어난 건 반가운 일이지만, 그보다 득점권 상황에서 집중력이 좀 더 발휘되면 좋겠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왔다. 이번 시즌 NC의 득점권 타율은 0.261에 불과하다. 리그 최하위다. 6월 들어서는 0.233으로 더 내려갔다.

23일 인천 SSG전 9회 타격은 그래서 이례적이었고, 그래서 반가웠다. 2사 후에만 볼넷 2개에 9안타를 몰아치며 10득점을 했다. 서호철부터 도태훈까지 5타자 연속 적시타가 나왔고, 볼넷 이후 이어진 2사 만루에서 김휘집이 싹쓸이 2루타를 쳤다. SSG 3연전 기간, 그전까지 15득점 중 12점을 홈런(1점홈런 4개·2점홈런 4개)으로 냈던 팀이 3연전 마지막 이닝에서 단 하나의 홈런도 없이 연속 안타로 10점을 뽑았다.

득점권 타율은 결국 시즌 전체 기록으로 수렴하기 마련이고, 주자 없을 때 홈런을 많이 치는 팀이 장기적으로는 주자 있을 때도 많이 칠 확률이 높다. 시즌 반환점을 돌기까지 NC가 내내 기다려왔던 것도 어쩌면 ‘평균 수렴의 모멘텀’이었을지 모른다. 홈런 없이 2사 후 10득점이라는 23일 SSG전 9회초가 바로 그 모멘텀이 되기를 NC는 기대하고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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