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급여 인상분 '1조+α'... 고용보험료 인상해 마련하나?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내년부터 육아휴직 급여를 대폭 인상키로 하면서 그 재원을 어디서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1조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이 자금을 어떻게 충당할 지 뚜렷하지 않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육아휴직급여 지원을 위한 일반회계전입금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재정당국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탓에 국고지원 대신 고용보험료율을 인상해 해당 재원을 마련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육아휴직급여 총액은 약 2조3869억원 가량이다. 이 가운데 고용부가 부담하는 고용보험기금 예산은 1조9869억원이다. 올해 정부 예산에서 ‘모성보호지원’을 명목으로 지원한 예산은 4000억원이다. 육아휴직급여 예산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해당 고용보험기금 예산은 2021년 1조2486억원, 2022년 1조5807억원, 2023년 1조6964억원에서 올해에는 1조9869억원으로 늘었다. 정부 예산 전출금도 작년 3000억원에서 올해 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내년에는 육아휴직급여 예산이 1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은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 발표를 통해 기존 육아휴직급여 상한액이 월 15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현행 1800만원인 연지급액 상한도 2310만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육아휴직급여를 회사 복귀 후 순차적으로 지급하는 사후지급금 제도가 폐지되는 것도 급여액 지출을 늘리는 요소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해당 예산을 어디서 마련할 지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추가 소요재정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없이 급여 인상을 먼저 발표한 것도 문제지만, 향후 이 돈을 어디서 어떻게 마련하느냐는 더 큰 문제다. 고용부 관계자는 “현재 16% 수준을 부담하고 있는 정부 일반회계 비중을 늘려야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기재부 등과 해당 사항에 대해 논의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용부가 증가하는 육아휴직급여 예산을 일반 회계 전출금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고용보험기금의 지출을 늘리기엔 재정 여력이 빠듯한 탓이다.
실제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 7조8000억원이지만, 코로나19 국면에서 발생한 적자를 메우기 위해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빌려온 예수금(10조3000억원)을 빼면 실적립금은 약 2조5000억원 적자다. 기금 내 예산이 여유가 있다면, 기금운용계획 변경 등을 통해 조정 가능하지만 올해 사정은 더 좋지 못하다. 작년까지 정부로부터 각각 8000억원, 2000억원씩 지원받았던 ‘청년 및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지원’과 ‘실업급여계정 이자비용 등 한시지원’ 사업도 올해 전액 삭감됐다.
다만 기재부는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육아휴직급여 예산 증가분에 국고 지원을 늘릴 의지가 크지 않다. 기재부 담당자는 “해당 재원 마련을 위해 고용부와 논의를 해야하는 상황으로 아직까지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또, 정부 예산 전출금 비중을 건강보험과 마찬가지로 보장할 수 있냐는 질문에 “고용보험기금 수입과 지출 내역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당국의 국고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해당 재원은 고용보험료 인상을 통해 마련할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의 경우 관련 법에 의해 해당연도 보험료 예상수입액의 14%를 국고로 지원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재정당국이 예상수입액의 20%로 규정된 국고지원율은 지킨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이에 비해 고용보험료율 인상은 국회를 거치지 않아도 ‘시행령 개정’ 만으로 가능해 지난 2019년 10월, 2022년 7월 약 2~3년 주기로 인상돼 왔다. 고용보험료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각각 50%씩 부담하기 때문에 실제 육아휴직급여를 고용보험에서 충당한다면 ‘조사모사’가 될 수 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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