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와의 교감…인간 내면의 불안·결핍 위로[문화대상 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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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반려 로봇 강아지는 단절된 사회에서 고독사를 막아주는 가족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편의를 존재로 바라보는 시선 대신 교감하고 연대할 수 있는 인간 그 이상의 대상으로 수용한다.
경주마 투데이를 살리기 위해 달리는 말 등에서 스스로 낙마해 하반신이 망가진 휴머노이드 기수(騎手)인 로봇 콜리는 실제 로봇이 연기하지만, 콜리의 내면이자 분신 같은 존재는 인간 배우로 설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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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천 개의 파랑'
이미지 통해 무대 입체화
로봇 `콜리`로 분한 김예은
탁월한 집중·몰입 보여줘
인간의 승부욕을 충족하기 위해 달리던 경주마 투데이의 부상과 함께 콜리의 몸도 공중으로 떠올라 부서지는 첫 장면으로 공연은 시작된다. 공중에 떠오른 콜리 눈에 비친 천 개의 파랑의 이미지를 첫 장면부터 시각적으로 무대화했다. SF소설 언어를 천 개의 파랑 이미지로 전환하는 무대 앞 스크린과 언리얼 엔진, 메타 휴먼, 모션 캡처와 가상현실이 결합해 투사되는 영상 이미지들을 연출적으로 활용했다. 판타지적이면서도 현실을 느낄 수 있도록 무대를 입체화한 것이 특징으로 작품에서는 로봇 콜리와 경주마 투데이의 관계 설정이 핵심이다. 인공지능 로봇과 경주마 투데이는 정서를 교감하는 관계이면서도 인간을 뛰어넘는 숭고한 헌신을 느끼게 만든다. 극 중 인물도, 경주마 투데이도, 로봇 콜리도 모두 결핍과 소외의 상태에 있다. 하반신이 마비된 중도장애로 휠체어에 의지한 채 살아가는 은혜, 자신의 속내를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대상으로 콜리를 대하는 전직 배우였던 엄마 보경, 그리고 가족보다 로봇에 몰두하며 하반신이 부서진 콜리를 수리하기 위해 애쓰는 연재의 가족 관계로 연결된다.
다만 콜리와 그 내면, 투데이의 마지막 경주에 이르기까지의 필수적인 극적 관계에 공간활용을 집중하고 무대 여백을 살렸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은 있다. 이야기는 많고 장면의 강조가 크게 느껴졌다. 그러나 개방적인 무대 앞 스크린으로 언리얼 엔진, 메타 휴먼, 모션 캡처와 가상현실이 결합되어 투사되는 영상 이미지들은 SF소설 속 언어를 무대 이미지로 전환하는 표현방식은 흥미로웠다. 로봇 콜리를 통해 인간 내면에 내재한 분열과 불안을 위로하면서 소설의 SF 서사를 연출적으로 자신감 있게 무대로 그려냈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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