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 세계 1위 셰플러와 연장서 맞붙어 패…셰플러 시즌 6승(종합)
김주형 연장전서 공 벙커에 빠져 보기
셰플러는 2009년 우즈 이후 처음 한 시즌 6승
두 명 6월 21일 생일 같아…함께 피자 먹으며 축하
셰플러 “김주형과 경기해 재밌고 어려웠어…18번홀 버디 훌륭”
김주형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리버하이랜즈 TPC(파70)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22언더파 258타를 기록한 김주형은 셰플러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으로 향했고, 연장 1차전에서 셰플러에게 패해 준우승을 기록했다.
김주형은 1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4라운드를 나섰는데 한때 김주형을 포함해 5명이 공동 선두에 오를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그러다가 김주형과 셰플러가 13번홀(파5)에서 나란히 버디를 잡아 각자 2타, 3타를 줄이고 공동 선두가 됐다.
이후 김주형이 15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셰플러가 14·15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셰플러가 단독 선두가 됐다.
김주형과 셰플러가 동반 플레이를 벌인 챔피언 조가 18번홀(파4) 그린에 도달하자 기후 시위자 6명이 빨간색과 흰색 가루를 그린 위에 뿌려 5분간 경기가 지연됐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셰플러는 이후 8m 버디 퍼트를 놓쳤고 김주형이 3m 버디에 성공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다만 연장전은 다소 싱겁게 끝났다.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셰플러는 두 번째 샷을 핀 뒤 3.3m 거리에 붙였지만, 김주형의 두 번째 샷은 그린 앞 벙커에 빠졌다. 공이 벙커에 박혀 있는 ‘프라이 에그 라이’에 놓인 김주형은 공을 빼내기 위해 강하게 모래를 내려쳐야 했고, 공은 핀 뒤 11m까지 굴러갔다.
김주형은 파를 지키는 데 실패해 보기를 적어냈고, 셰플러는 두 번의 퍼트로 파를 기록해 우승을 확정했다.
이번 우승으로 올 시즌 6번째 우승을 차지한 셰플러는 2009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6승을 거둔 이후 PGA 투어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써냈다.
특히 6월까지 6승을 쌓은 선수는 1962년 아널드 파머 이후 셰플러가 처음이다. 시즌이 아직 두 달이나 남아 승수를 더 추가할 수 있다.
셰플러는 총상금 2000만달러 규모의 시그니처 대회에서 올해만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이외에도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와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도 제패했다. 이번 우승 상금으로 360만달러(약 50억원)를 받았다.
셰플러와 김주형은 절친한 사이다. 6월 21일로 생일이 같아, 생일 주간인 이번주 함께 피자를 먹으며 서로의 생일을 축하했다.
셰플러는 “정말 멋진 시즌을 보내고 있다. 우승을 차지해 운이 좋았고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주형에 대해 “친구와 경쟁하는 게 재밌지만 어렵다. 저의 일부는 그가 퍼트를 놓치기를 원하고 일부는 성공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톰(김주형 영어 이름)이 18번홀에서 한 퍼트는 특별했다. 그는 훌륭한 선수이자 챔피언”이라고 말했다.
18번홀 시위 상황에 대해서는 “톰과 저는 그 홀에서 집중하기 위해 서로를 진정시키려 노력했다”며 “당시 상황이 혼란스러웠는데 다행스럽게도 경찰이 모든 것을 빨리 정리했다”고 밝혔다.
김주형은 “시위로 인해 경기가 중단돼 방해 요인이 되긴 했다. 하지만 연장전에 진출하기 위한 버디 퍼트에 성공해 자신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승하고 싶었지만 셰플러의 우승을 기쁘게 생각한다. 그가 좋은 말을 해줬고 내게 큰 의미가 있었다”며 “셰플러는 세계 1위인 경이로운 선수이지만 동시에 저에게는 스코티 셰플러일 뿐이다. 골프를 함께 가장 많이 치고 평소에 저를 많이 이기는 사람이다. 불행히도 연장전에서도 셰플러가 이겼지만, 함께 경쟁해 훨씬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오픈 이후 8개월 만에 PGA 통산 4승을 노렸던 김주형은 연장전 두 번째 샷 실수로 아쉽게 우승이 무산됐다.
그러나 앞서 올해 18개 대회에서 톱10에 한 번 밖에 들지 못할 정도로 흐름이 좋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올 시즌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적어내며 상승세를 만들었다. 다음달 개막하는 파리올림픽 한국 대표가 된 만큼 파리올림픽에서의 활약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준우승 상금으로 216만달러(약 30억원)나 받았다.
임성재(26)는 4타를 줄여 최종 합계 20언더파 260타를 기록, 톰 호기(미국)와 공동 3위에 올랐다.
패트릭 캔틀레이, 토니 피나우, 저스틴 토머스, 악샤이 바티아(이상 미국)가 공동 5위(18언더파 262타)를 기록했고, 김시우(29)는 공동 31위(10언더파 270타)로 대회를 마쳤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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