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용서해, 옛날얘기 그만” 대화 피하는 母..이효리, 결국 눈물 터졌다 (‘여행갈래’)[종합]
[OSEN=박하영 기자]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 이효리가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를 고백할 때마다 회피하는 엄마에 답답함을 호소, 결국 눈물을 흘렸다.
23일 방송된 JTBC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에서는 두 번째 여행지인 거제에서 첫날밤을 함께 보낸 이효리 모녀가 과거 이야기에 어색한 분위기를 그려냈다.
이날 이효리의 엄마는 딸과의 여행에 “네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런 걸 알게 됐다”라며 만족해 하면서도 “30년이나 떨어져..잃어버린 30년이다. 연예계에 빼앗긴 딸”라고 섭섭함을 드러냈다. 이효리는 “빼앗긴 게 아니라니까”라고 웃어보였지만, 엄마는 “나한테는 그렇게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여행이 필요한 가보다. 자식하고 부모하고. 결혼하니까 의지할 사람이 생기고”라며 결혼 후 남편에게만 다정한 이효리에 다시 한 번 섭섭함을 토로했다.
이효리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는 엄마를 진짜 좋아하고 사랑했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건 엄마라는 생각이 기억날 정도로. 근데 그 사랑은 어디로 갔는지 어디에 있는지 못 찾고 있는 건지 어디로 갔는지”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앞서 이효리는 엄마와 여행 내내 아빠에게 받았던 상처를 이야기해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엄마는 “좋은 얘기만 하자”, “그만해”, “잊고 싶은 추억이야”라며 옛날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계속 대화를 회피했다.
이효리는 식사 중 또다시 회피하는 엄마의 모습에 “부정할 수 없는 우리의 과거다”라고 못 박았다. 그럼에도 엄마는 “부정하고 싶은 과거다”라며 “안 좋은 기억들은 지워버리고 살자. 지금 와서 옛날 생각해서 자꾸 그렇게 하면 뭐하냐. 다 잊어버리고 살아야 편하지”라고 생각을 전했다.
반면, 이효리는 인터뷰를 통해 과거 상처를 언급했다. 이효리는 “이번에 여행 가면 그런 이야기를 하면 좋을 것 같다. 엄마도 저를 엄청 사랑했던 기억이 있고, 저도 엄마를 엄청 사랑했던 기억이 있는데 왜 소원해졌는지 대해서 확인을 하고 그걸 뛰어넘어서 다시 서로 진짜 사랑하던 관계를 회복한다면 정말 사랑했다는 말을 꼭 하고 싶고, 지금도 너무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어 “엄마도 날 얼만큼 사랑했는 지에 대해서 자꾸 듣고 싶고 확인해 보고 싶고 좀 더 엄마한테 가까이 다가가 보고싶다”라며 마음의 상처를 꺼내 치유하고 싶어했다.
이효리는 엄마에게 “내 머릿속엔 엄마 아빠가 하나로 묶여있는 것 같다. 나한테 힘들었던 기억으로. 그 시절은 엄마 아빠 밖에 없으니까. 다시 들쳐내고 싶지 않은 시절. 그래서 엄마한테 잘 연락을 안한 것 같다/ 연락하면 엄마가 또 싸웠다 어쨌다 이런 얘기 들을까 봐”라며 그동안 연락을 피했던 이유를 털어놨다.
또 이효리는 “지금도 약자의 편에 자꾸 선다. 자꾸 마음이 그쪽으로 간다. 다 커서도 몇 번 그런 일이 있었잖아. 어렸을 때야 싸울 수 있지만 다 늙었는데 아직도 저런다고? 하면서”라고 말을 이어갔다. 그때 엄마는 “그만하자. 그런 얘기 그만해. 여행 내내 주제가 싸운 얘기”라고 말을 끊었고, 이효리는 “내 안에 그런 얘기밖에 없는데 어떡해. 다 꺼내야지 나갈 거 아니야”라고 받아쳤다.
이효리는 인터뷰를 통해 “풀지못한 어떤 응어리가 있어서 자꾸 애기를 하려고 할 때 엄마가 그거에 대해서 아예 차단시켜 버리니까 오히려 더 반감이 많이 생기면서 ‘옛날에도 안 들어주더니 지금도 안 들어주네’ 이런 답답한 마음이 올라왔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엄마는 “슬픈 현실이다. 너하고 마주 앉아서 이런 대화만 나누는 게”라고 했고, 이효리는 “그럼 진짜 대화는 놔두고 가짜 대화만 하자는 거냐”라고 말다툼을 했다. 이에 엄마는 “아빠를 용서하고. 언제 가실지 모르는 사람한테 증오가 남아서 뭐하냐”고 설득했다.
이효리는 “증오 안 남았다. 그런 일이 있었다 하는 거지”라고 반박했지만 엄마는 “증오가 있으니까 무의식중에도 그런 얘기가 나오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대화가 중단된 모녀. 그리고 이효리는 비를 맞는 것을 좋아한다며 엄마와 등을 돌린채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라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엄마의 물음에도 괜찮은 척한 이효리는 남몰래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자꾸만 벽에 부딪히는 엄마에 실망한 듯, 방에 들어간 이효리는 엄마가 발라준 매니큐어는 물론 땋아준 머리까지 풀면서 또 다시 눈물을 흘렸다.
/mint1023/@osen.co.kr
[사진]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