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에 기도·악마 돌던지기 하다가'…이슬람 하지 1301명 사망(상보)

권영미 기자 2024. 6. 2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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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메카 순례(하지) 기간 고온으로 인한 사망자가 1300명을 넘어섰다고 AFP와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드 알-잘라젤 사우디 보건장관은 사망자 1301명 중 83%가 메카와 그 주변에서 하지 의식을 치르기 위해 치솟는 기온 속에서 먼 거리를 걸었던 무허가 순례자들이라고 밝혔다.

미등록 이집트 순례자의 사망자 수가 증가한 것은 일부 회사가 메카로 들어가는 것이 금지된 개인 방문 비자로 하지를 하는 여행상품을 팔았던 때문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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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도 폭염·미등록 순례자 증가가 원인으로 분석
이슬람 성지순례 '하지'를 맞아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동부의 아라파트산에 순례객들이 모여 있다. 2024.06.1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올해 메카 순례(하지) 기간 고온으로 인한 사망자가 1300명을 넘어섰다고 AFP와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이 지금까지 모두 1301명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올해 순례자 수가 지난해와 비슷한 180만 명에 달했으며 160만 명이 해외에서 왔다고 밝혔다.

파드 알-잘라젤 사우디 보건장관은 사망자 1301명 중 83%가 메카와 그 주변에서 하지 의식을 치르기 위해 치솟는 기온 속에서 먼 거리를 걸었던 무허가 순례자들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적절한 피난처나 쉼터 없이 장거리를 걸으며 여러 행사를 치렀다.

사우디 고위 관리는 순례자들이 아라파트 산(자비의 산)의 뜨거운 태양 아래 몇 시간 동안 기도하기 위해 모였던 15일과 '악마에게 돌 던지기'에 참여했던 16일 이틀간 577명이 목숨을 잃어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두 행사는 하지 순례의 절정에 해당한다. 아라파트 산은 예언자 무함마드가 마지막 설교를 했다는 곳이다.

악마에게 돌 던지기(또는 악마의 기둥에 돌 던지기)는 성지 순례의 대미를 장식하는 행사지만 가장 위험하기도 하다. 메카 동쪽 미나에 위치한 마귀와 사탄을 상징하는 3개 돌기둥에 자갈 49개를 7번에 걸쳐 던지는데 좁은 공간에서 수많은 사람이 동시에 돌을 던져 압사 사고가 빈번했다.

이번 참사의 원인은 일단 극심한 더위 때문이다. 사우디 국립기상센터에 따르면 올해 하지 기간 메카 등 성지의 일일 최고 기온은 섭씨 46도~49도 사이였다. 최고 51.8도까지 올랐다.

2019년 한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해 하지 순례자들이 겪을 폭염은 2047~2052년, 2079~2086년 극심한 위험을 넘어설 것이며 이번 세기가 동안 점차 빈도와 강도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참사의 다른 원인으로 미등록 순례자의 증가도 꼽혔다. 사우디는 하지 허가증을 발부하는데 이는 할당량 제도에 따라 국가에 할당되며 추첨을 통해 개인에게 배포된다. 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적발될 경우 체포되거나 추방될 위험이 있음에도 많은 사람이 허가 없이 하지를 시도한다.

사우디의 한 관계자는 올해 약 40만 명의 미등록 순례자들이 참가했으며 "거의 모두가 한 국적 출신(이집트 의미)"이라고 말했다.

미등록 이집트 순례자의 사망자 수가 증가한 것은 일부 회사가 메카로 들어가는 것이 금지된 개인 방문 비자로 하지를 하는 여행상품을 팔았던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당국은 허가받지 않은 순례자들의 사우디 여행을 도운 16개 여행사의 면허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또 해당 기업 관계자들을 검찰에 송치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경우 미등록 순례자들은 에어컨이 설치된 텐트를 포함하여 순례 여행을 더욱 견딜 수 있게 해주는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없었다. 또 병원을 이용하거나 구급차를 부르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었음에도 사우디 당국은 행사 관리가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알-잘라젤 사우디 보건부 장관은 의료 시스템이 "하즈 수행에 대한 공식 승인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14만1000건의 서비스를 시행했고 이를 포함해 46만5000건 이상의 전문 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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