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팟만 사라지는 고교…도대체 무슨 일이

유영규 기자 2024. 6. 24.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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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취재진 취재를 종합하면 고교 3학년인 A 군은 지난 4월 초 이동수업을 하는 동안 교실에 놔둔 에어팟을 잃어버렸습니다.

같은 학교 3학년의 다른 학생 두 명은 지난 5월 비슷한 시기 에어팟을 도난당했다가 며칠 지나 사물함 바닥 깊숙한 곳에서 찾았습니다.

또 다른 3학년 학생 두 명은 이달 13일 점심시간에 에어팟을 도난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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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에어팟2프로

경기도 북부의 한 고등학교에서 고가의 무선 이어폰인 에어팟 도난 사고가 잇따르고 있으나 학교 측 대응이 너무 소극적이어서 학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22일 취재진 취재를 종합하면 고교 3학년인 A 군은 지난 4월 초 이동수업을 하는 동안 교실에 놔둔 에어팟을 잃어버렸습니다.

같은 학교 3학년의 다른 학생 두 명은 지난 5월 비슷한 시기 에어팟을 도난당했다가 며칠 지나 사물함 바닥 깊숙한 곳에서 찾았습니다.

또 다른 3학년 학생 두 명은 이달 13일 점심시간에 에어팟을 도난당했습니다.

학생들은 지난 3월 초 개학한 이후 지금까지 3학년에서만 에어팟 절도 사건이 10건에 이르고 작년에도 같은 일이 10건 이상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도난 사고가 올해 들어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에어팟 절도는 체육 수업과 점심 식사, 방과 후 등 학생들이 소지품을 두고 다니는 시간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에어팟과 기능이 비슷한 국산 제품은 문제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학교에는 휴대전화 앱의 에어팟 찾기 기능을 켜고 학교의 이곳저곳을 배회하는 학생들도 자주 눈에 띈다고 합니다.

에어팟을 잃어버린 후 못 찾은 학생들도 있지만 며칠 뒤 사물함이나 사물함 옆 판자 속 등에서 찾은 경우도 있습니다.

범인이 훔친 에어팟을 가지고 다니다 위치가 노출될 것을 우려해 아무 곳에나 버려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학생들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면 금방 도둑을 찾을 수 있을 텐데 도난 사건이 계속 일어나게 만드는 학교 측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최근 CCTV를 추적해 범인 1명을 잡아 범행 일체도 자백받았으나 개인 정보는 중요하다며 "사과받고 싶다"는 학생들의 주장을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어팟 도난 사고 안내 가정통신문


학교 측은 범인으로부터 분실된 에어팟을 찾아 학생에게 돌려주었는데 범인을 공개하지 않아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범행을 볼 때 범인이 한 명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지난 12일엔 가정통신문을 발송해 학생들에게 귀중품 관리에 더 주의를 기울이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통신문은 "개인물품 분실 시 책임은 학생 본인에게 있다"고 강조해 도둑을 잡아 안전한 학교 분위기를 조성하기보다는 학생들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A 군은 "학생들이 입시를 앞두고 인터넷 강의를 듣기 위해 용돈을 모으거나 부모님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구입한 35만 원짜리 에어팟을 잃어버려 경제적,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고 있다. 학교 측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아 친구들의 의견을 모아 언론에 도움을 요청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학교 측이 사건을 은폐하려는 태도를 취하고 있어 언론의 관심과 보도가 학생들의 권리와 안전을 도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를 통해 학교 측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안전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싶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학교의 B 교감은 "에어팟 절도 사건이 자주 발생한 것은 맞지만 최근에만 10건에 이른다는 학생들의 주장은 과장됐다. 분실된 일부 에어팟은 회수해 주인에게 돌려주었고 가정통신문을 통해 고가의 물품을 학교에 갖고 오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학교에서 수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선생님들이 문제가 없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도난 사고의 원인은 말하기 어렵다. 범인의 사과를 받고 싶다는 학생들의 입장은 대화를 통해 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제보자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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