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영 프로 17년 도전 끝에 생애 첫 메이저 우승, 파리 올림픽 티켓 획득 “은퇴전 메이저 우승하고 싶었다”
양희영(35)이 프로 데뷔 17년 만에 마침내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고 2024 파리 올림픽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선수들은 시즌 개막후 16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을 신고해 긴 무승행진을 끊었다.
양희영은 23일 미국 워싱턴주 서매미시의 사할리CC(파72·6731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3번째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104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이븐파 72타를 치고 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 고진영 등 공동 2위(4언더파 284타) 3명을 3타차로 여유있게 제치고 우승했다.
2008년 LPGA 투어에 데뷔해 지난해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11월)까지 통산 5승을 거둔 양희영은 이로써 7개월 만에 올시즌 첫 우승과 함께 첫 메이저 우승컵을 들었다. 우승상금은 156만 달러(약 21억 6000만원).
양희영은 파리 올림픽 출전경쟁이 마감되는 마지막 대회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세계랭킹 25위 양희영은 이번 우승으로 세계 10위내 진입이 확실해지면서 고진영(7위), 김효주(12위)와 함께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양희영은 2016년에 이어 두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일정한 리듬과 템포를 지키는 양희영의 흔들림 없는 플레이와 안정적인 쇼트게임, 퍼트 능력이 이번 대회에서 빛을 발했다. 지난해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상금 200만 달러를 거머쥐던 때의 견고한 플레이가 시즌 12번째 대회에서 살아났다.
US오픈과 마이어 클래식에서 2연속 연속 컷탈락 등 최근 5개 대회에서 3번이나 컷통과에 실패하고 부진했던 양희영은 올림픽 출전경쟁 마지노선에서 첫날 공동 4위로 출발한 뒤 2라운드 공동선두, 3라운드 2타차 선두에 이어 마지막날 간격을 더 벌리며 완벽한 우승을 거뒀다.
첫홀(파4) 버디로 출발한 양희영은 7번홀(파4)에서 1타차로 따라붙던 로런 하틀리지(미국)가 더블보기를 범하며 물러나 2타차 선두가 됐고, 8번홀(파4)에서는 버디를 낚고 2위 야마시타 미유(일본)가 더블보기를 범해 한 홀에서만 3타가 벌어지면서 5타차로 여유있게 앞서갔다.
양희영은 10번홀(파4)에서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 나무 아래로 떨어져 1타를 잃었으나 11번홀(파5)과 13번홀(파3)에서 1타씩 더 줄이고 경쟁자들이 타수를 잃으면서 7타차 선두가 돼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후 16번홀(파4)에서 3퍼트 보기를 하고, 17번홀(파3)에서 티샷이 물에 빠져 더블보기를 범했지만 여전히 2위와 3타차로 마지막홀을 맞아 승리를 지켰다.
양희영은 2012, 2014 US여자오픈 2위를 넘어 메이저대회 22번째 톱10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2014년과 2015년 US오픈에서 최종라운드를 선두로 출발해 역전패로 물러났던 아쉬움도 이번에 모두 씻었다.
우승퍼트를 마친 뒤 한국 동료선수들로부터 샴페인 축하 세례를 받은 양희영은 “우리 팀과 이번주 준비를 잘 했고, 은퇴하기 전에 꼭 메이저 우승을 하고 싶었기에 매우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고진영도 버디 4개, 보기 3개로 1타를 줄이고 시즌 최고성적인 2위(4언더파 284타)를 차지했다. 고진영은 지난 4월 JM이글 LA 챔피언십 공동 4위 이후 2개월 만에 시즌 3번째 톱10을 거뒀다.
유해란이 공동 9위(1언더파 287타)로 톱10에 진입했고 김효주와 최혜진이 공동 16위(1오버파 289타)로 마쳤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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