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의 우크라 군사 지원 비난…대러 지원 명분 쌓기
미국산 무기 사용 범위 확대에 “강력한 대응 불가피”
북한이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비난했다. 러시아와 사실상 군사동맹 관계를 부활시킨 북한이 자위권을 앞세워 우크라이나 전쟁에 공공연하게 개입할 명분을 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공식 매체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24일 담화를 내고 “날로 우심해지는 미국의 반러시아 대결 광기로 말미암아 새로운 세계대전의 전운이 전 유럽을 휘감고 있다”고 밝혔다.
박 부위원장은 미국이 방사포, 주력 탱크 등 “군사지원을 계단식으로 확대”했다며 그 누적 액수가 1000억달러를 넘는다고 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의 사용 제한 범위를 완화시킨 것을 두고는 “미국이 이제는 거치장스러운 가면을 벗어던지고 극악한 반로씨야 대결광의 진모를 깡그리 드러낸 셈”이라고 비난했다.
박 부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산 무기 사용 범위가 계속 넓어진다면 “로씨야의 보다 강력한 대응을 불러오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 “이것은 기필코 지역의 안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로씨야와의 전면적인 군사적 충돌로, 새로운 세계대전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결과만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부위원장은 “적대 세력들의 가증되는 위협에 대처하여 로씨야가 자국의 안전수호를 위해 전략적 반격을 가하는 것은 응당한 자위적 권리”라며 “우리는 국가의 주권적 권리와 전략적 안정, 령토완정을 수호하기 위한 정의의 투쟁을 벌리고 있는 로씨야 군대와 인민과 언제나 함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부위원장은 북·러 조약이 ‘미국의 신식민주의’에 대응하는 방어적·평화적인 조약이라는 북·러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조약 4조는 한쪽이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면 다른쪽은 “지체없이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무기와 군대까지 공공연하게 지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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