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투병 끝 별세' 10년 지기 팬한테 감동의 승리 바쳤다...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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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인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임찬규(32·LG 트윈스)가 복귀전에서 자신과 팀을 10년 넘게 응원해준 고인이 된 팬을 향해 감동의 승리를 바쳤다.
경기 후 임찬규는 "복귀 후 첫 경기라 무엇보다 제구에 신경을 쓰려고 했다. 아직 몸 상태가 100%는 아니다. 그래도 5이닝을 던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앞으로 6, 7이닝까지 던져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생각보다 (1군에) 늦게 올라와서 팀원들에게 많이 미안했다. 팬들이 기다려주신 만큼 앞으로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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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KT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홈 경기 더블헤더 1차전에서 7-2로 승리했다.
LG의 승리만큼이나 LG 팬들을 기쁘게 한 소식이 있었으니 바로 임찬규의 복귀였다. 임찬규는 지난달 29일 SSG 랜더스전을 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허리 부상 때문이었다. 임찬규는 6월 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2일 투구 훈련을 하던 중에 허리에 불편함을 느꼈고, 검진 결과 허리 근육통 진단을 받았다.
임찬규의 공백은 컸다. 그는 지난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30경기(26선발)에 등판해 14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2의 좋은 성적을 냈다. 2023시즌 다승 부문 토종 1위이자 전체 단독 3위, 승률 2위, 평균자책점 9위였다. 결국 시즌이 끝난 뒤 계약기간 4년, 총액 50억원의 조건으로 FA 계약을 맺으며 LG에 잔류했다.
다만 올 시즌 초반에는 주춤했다. 3, 4월 성적은 7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1홀드 평균자책점은 6.39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5월 대반등에 성공했다. 5월 5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51을 찍은 것. 그러다가 뜻하지 않은 허리 부상을 당했다. 임찬규가 이탈한 뒤 최원태까지 부상으로 빠진 LG는 선두 수성의 동력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이날 임찬규의 복귀전은 더욱 의미가 컸다. 임찬규는 1회 1사 후 배정대에게 좌중월 솔로포를 허용했으나, 후속 두 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2회에는 1사 후 김상수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정준영을 삼구 삼진, 오윤석을 좌익수 뜬공으로 각각 솎아냈다.
3회 임찬규는 선두타자 장준원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로하스를 삼진 처리했으나 배정대에게 안타를 얻어맞았다. 1사 1, 3루 위기에 몰린 임찬규. 하지만 강백호를 삼구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문상철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가 됐으나, 안현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4회에도 1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으나 장준원과 로하스를 범타 처리한 임찬규.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2사 후 문상철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지긴 했지만, 안현민을 삼진 처리하며 이날 자신의 투구를 마쳤다. 이날 투구 수는 총 99개. 속구 40개, 커브 27개, 체인지업 22개, 슬라이더 1개를 각각 섞어 던진 가운데, 속구 최고 구속은 146km까지 나왔다.
이어 임찬규가 떠올린 한 주인공이 있었으니 바로 자신을 누구보다 열렬히 응원해준 팬 고(故) 이가을 씨였다. 임찬규는 "오늘 수훈 선수 인터뷰를 하게 되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면서 가슴 뭉클해지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LG 트윈스와 저를 10년 이상 응원해주신 이가을 님이 계셨다. 위암 투병을 오래 하셨고, 지난해 한국시리즈 이후 모습이 보이지 않으셔서 궁금했는데, 이번 달 초에 생을 마감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늘 승리는 그분에게 바치고 싶다.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평생 잊지 않겠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고인을 기렸다.
잠실=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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