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윤이나 팬덤' 확인케 한 4차 연장전

하유선 기자 2024. 6. 2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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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준우승
202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골프대회에서 박현경, 박지영 프로와 연장전 우승 경쟁 끝에 준우승을 기록한 윤이나 프로가 최종라운드에서 경기하는 모습이다. 사진제공=KLPGA

 



 



[골프한국] 6월 23일 경기 포천 포천힐스CC에서 열린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최종 라운드에서 4차 연장전 끝에 박현경(24)이 윤이나(21)를 꺾고 우승했다. 박현경, 박지영(27), 윤이나는 12언더파 동타를 이뤄 18번 홀(파5)에서 연장전에 돌입했다. 3차 연장전에서 박지영이 탈락하고 4차 연장전에서 박현경이 버디를 성공시켜 윤이나를 꺾었다. 



 



3명이 연장전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과 4차 연장전까지의 팽팽한 대결이 볼 만했지만 현장을 찾은 갤러리들과 중계방송을 지켜본 골프 팬들은 윤이나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2년 전 6월 충북 음성 레인보우 힐스CC에서 열린 DB그룹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발생한 오구(誤球) 플레이로 KLPGA로부터 3년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던 선수에게 골프 팬들이 열광하는 것은 왜일까.



 



현장을 찾은 골프 팬들은 4차 연장전 끝에 우승한 KLPGA투어의 스타플레이어 박현경의 흔들림 없는 플레이와 어떤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에 박수갈채를 보냈지만 윤이나를 향한 충성도(?)는 숨길 수 없었다.



 



KLPGA가 윤이나 선수 측의 간절한 호소를 받아들여 출전 정지기간을 1년6개월로 단축하자 일부 골프 팬들의 부정적 시각이 없지 않았으나 지난 4월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 출전하면서 '윤이나 신드롬'에 다시 불이 붙었다.



 



윤이나는 올해 11번째 출전한 KLPGA투어에서 지난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에 이어 시즌 두 번째 2위를 차지했다. 톱10에 5회나 진입했다. 지난 13~16일 중징계의 단초가 되었던 레인보우 힐스CC에서 열린 한국여자오픈에는 최종 합계 4언더파로 공동 7위에 올랐다.



 



1년 6개월 만에 출전하면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쉽지 않지만 그를 향한 팬들의 열기가 여전히 뜨거웠다니 놀랄 일이다. 한국여자오픈 마지막 라운드를 구경한 한 지인의 전언에 따르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그의 팬들이 무리 지어 따라다니며 박수와 응원을 보냈는데 60대 후반의 지인도 윤이나가 그렇게 매력적일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윤이나 선수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행복해진다"고까지 말했다.



 



윤이나는 KLPGA투어 등장할 때부터 한국 여자골프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주목받았다. 2021년 드림투어 상금왕으로 2022년 KLPGA투어에 뛰어들면서 골프 팬들의 눈에 띄기 시작한 그는 2022년 7월 17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CC에서 막을 내린 KLPGA투어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 대회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하면서 일약 여자골프의 새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왜 골프 팬들이 윤이나에게 매료될까. 이 물음의 답은 '골프 팬들은 왜 이런 선수를 좋아할까'와 상통한다. 팬들은 호감을 살 매력을 발산하는 선수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



 



팬들의 인기를 끄는 선수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일까. 골프 기량, 경기 스타일, 외모, 퍼포먼스, 카리스마, 갤러리들과의 교감능력, 행동거지, 지적 수준, 취미활동, 사회기여 활동 등 골프 팬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들은 다양하다.



 



기량은 기본이다. 프로골퍼가 된 이상 골프 기량 외에 골프 팬들의 마음을 뺏을 만한 상품성이 있어야 한다. 탁월한 기량이라는 필요조건에 다양한 매력 포인트의 충분조건을 갖출 때 비로소 골프 팬들의 사랑을 얻을 수 있다.



 



윤이나의 강점은 많다. 우선 170cm에 생고무 같은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는 장타자다.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가 253.9m로 KLPGA투어 3위, 그린 적중률 79.17%로 3위, 파3 그린적중률 80.30%로 1위, 벙커 세이브율 81.3%로 3위로 기량면에서 톱 클래스다.



 



윤이나에 모아지는 팬들의 눈길은 장타나 정교한 아이언샷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잘 단련된 신체에 그리스 조각을 연상케 하는 외모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샷을 하고 난 뒤 주변 갤러리에 대해 고마움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걸음걸이도 모델처럼 힘 있고 반듯하다. KLPGA 현역선수 중 가장 힘차고 아름답게 걷는다. 미스샷을 내고도 얼굴을 찡그리거나 쑥스러워하지 않는다.



 



윤이나는 이번 대회 4차 연장전에서 자신의 매력 포인트를 팬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우승 못지 않은 값진 보상을 받은 셈이다. 박성현(30)이 국내에서 활동할 때 미소년 이미지로 여성 팬들 위주의 거대한 '팬덤'이 만들어졌다면 윤이나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전 계층이 팬덤을 구성하고 있다는 게 차이라면 차이일 것이다.



 



팬덤이 유지되려면 주인공이 끊임없이 매력 넘치는 자기장(磁氣場)를 만들어 내야 한다. 자기장이 무너지면 팬들도 흩어진다. 끊임없이 기량을 향상시키고 팬들에게 영감과 행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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