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 18번홀에 등장한 기후변화 항의자 6명, 김주형 “꿈을 꾸는 느낌”
기후 변화에 항의하는 6명이 18번 홀 그린에 등장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트레블러스 챔피언십 마지막 홀 승부는 5분 동안 지연됐다.
시위대는 24일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하일랜즈(파70) 18번홀 그린에 올라 흰색과 빨간색 가루를 뿌렸다. 스코티 셰플러, 김주형, 악샤이 바티아가 퍼트를 하기 전이었다. 그중 한 명은 “죽은 행성에는 골프가 없다(NO GOLF ON A DEAD PLANET)”라는 문구가 적힌 흰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바티아는 셰플러보다 4타 뒤진 공동 5위로 마친 뒤 “내 목숨이 위협받는 줄 알았다”며 “경찰들이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18번 그린을 둘러싼 관중은 시위대를 향해 욕설을 퍼부으며 경찰 개입에 환호했다.
시위대가 경찰에 의해 제압된 뒤 셰플러는 약 8m 버디 퍼트를 놓친 반면, 마지막 홀에서 1타 뒤진 김주형은 약 3m 버디 퍼트를 넣어 연장전에 돌입했다. 김주형은 “앞선 라운드에서 골프만 생각하다가, 갑자기 그런 일이 일어나면 머릿속이 완전히 바뀐다”며 “거의 골프를 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한동안 꿈을 꾸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대회 조직위는 잎을 불어내는 기계로 그린에 남은 잔여 가루를 제거했고 홀 위치를 바꿔 연장전을 진행했다. 연장전에서는 셰플러는 첫 연장전 파로 우승했다. 김주형은 “그들은 그린에 많은 자국을 남겼다”며 “이는 우승을 다투는 골퍼들에게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PGA 투어측은 시위자들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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