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사망’ 韓 32명 vs 日 1528명… 자연환경 비슷한데 왜?
日, 폭염을 재난으로 간주 사례 다 집계
韓, 응급실 통한 의학적 진단에만 맞춰
과다 집계 보다는 과소 집계 부작용 커
온열질환, 사망까지 이르는 다양한 증세
열사병, 고막체온이 38.2도 넘으면 의심
체온 40도 넘어가면 ‘몸이 익어’ 큰 위험
32명(한국·2023년) VS 1528명 (일본·2020년).
이완형 중앙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20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온열질환자 및 사망자 수가 과소집계됐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지리학적 특성과 의료체계 수준 등을 감안하면 유사한 수준의 열사병이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매년 평균 20∼30여명의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하는 반면 일본의 경우 매년 1200∼15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된다.
“온열질환은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 다양한 용어를 포함한다. 이는 일반인들에게는 의미 있는 구분은 아니다. 열사병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중증질환이고, 열경련은 휴식으로 회복 가능한 질환이다. 말하자면 온열질환은 누군가에겐 좀 쉬면 회복될 정도의 가벼운 질환과 누군가에겐 죽을지도 모르는 심각한 질환을 모두 포괄하는 셈이다.”
―가장 위험한 열사병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
“열사병은 더위로 인해 심부체온이 상승한 상태를 묘사하는 의학 용어다. 체온이 40도를 넘게 되면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주게 돼 체온 조절 기능이 약화하고 순환기, 호흡기, 신경계, 소화기계 등 다양한 장기에 영향을 준다. 일반인이 병원에 갈 만한 상태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 이를 구분하려다가 자칫 환자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게 하는 요인이 된다. 언행이 불분명해지거나 숨이 가빠지고 심장이 빨리 뛰고, 두통이나 메슥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119에 신고하는 것이 좋다.”
―열사병 기준이 40도가 넘는 체온(직장 온도)인데, 일반 체온계로는 어떻게 되나.
“발열은 감염이나 독소 등 발열원으로 인해 구강체온 기준으로 오전 6시에 37.2도, 오후 4∼6시에 37.7도를 초과하는 경우다. 이는 시상하부에 의한 열조절 수준이 상승한 상태로, 우리 몸이 일부러 체온을 높게 세팅하는 셈이다. 이 경우 우리 몸은 다소 힘들겠지만 두통, 가려움 등 병균과 싸우는 힘을 보강하는 역할을 한다.”
―고온에 노출될 경우 인체는 어떤 변화를 겪나.
“폭염 등으로 발생하는 고체온증은 체온 조절 기능이 아예 고장 난 상태다. 쉽게 말하면 ‘몸이 익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얼음물에 담그는 등 체온을 낮추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미 익고 난 뒤에는 그 어떤 치료나 조치도 극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사람이 익는 것은 계란 후라이처럼 바싹 구워지는 게 아니라 체온이 40도가 넘어가면 익는다고 본다.”
―온열질환은 어떤 사람이 신경 써야 하나.
“온열질환의 취약 집단은 두 가지로 나뉜다. 바로 약한 사람과 나쁜 환경이다. 노약자, 만성질환자들 등은 신체 기능이 저하돼 폭염에 노출될 경우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약한 사람들이다. 나쁜 환경은 폭염에 더 많이 노출되는 환경이다. 우리나라는 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노력은 많은 반면 나쁜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은 부족하다.”
―나쁜 환경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옥외작업 환경의 경우 나쁜 환경의 대표적인 예시다. 무더운 날 밖에서 근무하는 분들은 본인이 스스로 작업시간과 장소를 임의로 바꾸기 어렵다. 폭염 대비 행동요령에도 무더운 날 야외활동을 자제하라고 권고하지만 근로자는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신체적으로는 건강할지라도 근로 시간과 장소를 임의로 택하기 어려운 근로자들이 온열질환에 더욱 취약하다는 보고가 많다.”
―장소만 문제인가.
“최근에는 실내 작업이라고 하더라도 폭염에 취약할 수 있다고 본다. 폭염 노출 외에 신체 활동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신체 활동이 많은 택배, 물류, 건설 등 작업의 경우 작업장소가 실내면 폭염의 노출은 다소 줄어들겠지만 신체 활동의 증가로 인해 인체의 전체 부담은 더 클 수 있다. 건강해 보이는 사람이 폭염에 취약할 수 있다는 아이러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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