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쉬어 가기'…"가치주, 경기 순환주 주목하라"[신기림의 월가프리뷰]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뉴욕 증시에서 거침없는 랠리를 주도했던 대형 기술주가 잠시 숨고르기에 나서며 그동안 미지근했던 다른 섹터들이 시장에 희망을 줄 수 있다.
간판지수 S&P500은 올해 14.6% 상승했지만 정보기술과 통신 업종이 사실상 독식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정보기술과 통신은 각각 28.2%, 24.3%씩 뛰었다.
그다음으로 수익률이 높은 업종은 유틸리티로 올해 9.5% 상승해 기술과 통신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은 다소 부진했다.
견조한 실적과 인공지능의 혁신적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많은 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기술주가 견고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연초 대비 155% 상승을 비롯한 폭등세는 기술주 랠리가 과열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소형주나 금융, 산업재 등 소위 가치주라고 불리는 시장의 후발주자들이 저가 매수기회를 얻을 수 있다.
탈백켄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마이클 퍼브스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에 "엔비디아는 로켓처럼 빠르게 상승해 왔으며, 이렇게 빠르게 상승할 때 출구 문을 마지막으로 통과하는 기업이 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를 팔면 다음으로 가장 많이 갈 곳은 가치주와 경기 순환주라고 그는 덧붙였다.
시장 랠리가 다시 소수의 종목으로 좁혀지면서 최근 몇 주 동안 제기된 대형주 집중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올해 S&P 500 총 수익률 14% 이상 중 약 60%는 지수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5개 기업이 주도했다. S&P 다우존스 인덱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5개 기업들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 알파벳, 아마존닷컴이다.
지난주에는 대형 기술주에 대한 피로감의 징후가 일부 나타났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20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대비 10% 하락하여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라는 명예는 단 하루에 불과했다. 엔비디아는 지난주 4% 하락한 반면, S&P 500 지수는 1% 정도의 상승률을 이어갔다.
시장 참여자들이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지속될지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 28일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퍼브스 CEO는 여러 지표에 따르면 기술주가 과도하게 확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식시장 6대 종목의 가격 변동 속도와 규모를 측정하는 마가6 지수의 상대강도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나스닥 100 지수와 S&P 500 동일가중지수(평균 주식을 나타내는 지수)의 가격 비율은 6월 초 이후 9% 상승했다고 그는 말했다. 반면 S&P 500 지수는 이번 달에 4% 가까이 상승했다.
개인 및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낙관론이 높은데, 이는 긍정적인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준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를 반대의 지표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BofA 글로벌 리서치의 최근 설문조사에서 펀드 매니저들의 심리는 2021년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투자자들은 현금 포지션을 줄이고 주식 비중을 늘렸다.
블루칩 데일리 트렌드 리포트의 수석 기술 전략가인 래리 텐타렐리는 밴에크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의 월초 대비 13% 상승은 AI 열풍이 너무 지나쳤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기술주와 반도체의 하락과 시장의 다른 부분으로의 건전한 순환이 이 강세장을 지속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락장이 발생하더라도 투자자들이 기술주와 성장주에서 오래 머물 것이라는 징후는 거의 없다. 지난 10년 동안 나스닥 100 지수는 400% 이상 상승한 반면, 러셀 1000 지수는 같은 기간 동안 약 70% 상승했기 때문에 기술주에 대한 베팅은 지난 10년간 손실이 컸다.
올해 러셀 가치 지수는 5.6%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소형주에 대해 더욱 냉담한 반응을 보였는데, 러셀 1000 지수는 연초 대비 0.5%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급매수에 나서면서 기술주는 상당히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 나스닥 100 지수는 4월에 9%까지 하락한 후 최고치를 경신하는 데 5주가 걸렸다.
하버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제이슨 알론조는 로이터에 "투자자들이 지금 당장 매수하여 차익 실현을 노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이 시기를 놓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추세에 참여하려고 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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