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사과는 ‘옛말’ 이젠 강원도서 온다…이상기후에 재배지 대이동
값싼 양파·고구마 공급 위해
전국서 거래처 찾기 안간힘
소비자들 수입산 선택 늘어
대형마트 체리·포도·오렌지
올 매출 최고 50% 이상 뛰어
주부 박서빈씨(56)는 “채소는 식구가 많지 않으면 나눠 먹기가 쉽지 않아 올해 구입을 많이 줄였다”고 말했다. 직장인 하지수씨(35)는 “품질이 그다지 좋지 않은 과일 조차도 전체적으로 많이 비싸졌다”면서 “이제 맛만 있다면 국산인지 수입인지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산다”고 전했다.
이마트는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수입산 과일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체리, 망고, 오렌지, 수입산 포도 매출이 각각 25~53%가량 늘며 신장률 기준으로 3년새 최고치를 찍었다. 수입 과일 증가세는 다른 대형할인점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과일 값 급등세를 완화하려고 할당관세를 대대적으로 적용한 영향도 있다. 할당관세는 수입 농축산물을 확보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관세율을 낮추는 제도다. 기후플레이션에 따라 직격탄을 맞은 사과, 배, 포도 같은 국내산 과일보다는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수입산 과일이 식탁을 점령하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입 과일 매출은 매년 소폭 신장세를 기록해왔지만, 올해는 특히 국산 과일 작황이 부진해 수입 과일 매출 상승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유통업체는 기후플레이션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한 유통업체 대표는 “2분기 고객 방문이 다소 줄어든 반면 인플레이션 폭이 훨씬 커서 매출은 외려 좀 늘었다”며 “이런 식으로는 매출의 지속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전략을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트 3사는 장마와 폭염에 강한 상품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타이벡 자두 물량을 전년 대비 20~30% 확대 운영한다. 타이벡은 과수 아래에 설치하는 반사 필름으로, 과수에 햇빛을 골고루 받게 하면서도 수분 흡수를 억제한다. 과일 당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복숭아는 비가 와도 품질과 당도가 떨어지지 않는 딱딱한 ‘아삭 복숭아’ 품종을 지난해보다 20%가량 확대할 예정이다. 하우스 를 비롯한 시설과 스마트팜을 활용한 과일 재배도 늘리고, 과거엔 상품성이 떨어졌던 못난이 과일(B급 과일) 판매도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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