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든 링 DLC "불닭볶음면에 캡사이신까지 뿌렸네"

서동규 객원기자 2024. 6. 24.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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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씬 어려워진 보스와 필드 디자인, 오픈월드는 여전히 매력적
- 엘든 링 DLC 황금 나무의 그림자

소울라이크는 난도 조절이 핵심인 장르입니다. 지나치게 어려우면 도전할 의욕이 사라지고, 너무 쉬우면 성취감을 얻을 수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소울라이크라는 장르를 개척한 프롬소프트웨어는 '다크소울'부터 시작해 탁월한 성취감으로 유명했죠.

'엘든 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본편을 기준으로 어렵지만 맛있게 만들어낸 난도 조절이 일품이었어요. 게임을 못하더라도 영체, 조력자, 다양한 빌드 등 보조할 수단이 많았기에 어려운 적들을 공략해나가는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21일 출시된 엘든 링 DLC '황금 나무의 그림자'는 출시 전부터 많은 유저들이 기대했고, 기자 역시 그 중 한 명이었습니다. '틈새의 땅'을 넘어 새로운 무대인 '그림자의 땅'에서 모험을 이어 나갈 생각에 상당히 설렜습니다.

DLC가 업데이트된 후 곧바로 오픈런을 달려봤는데, 예상보다도 너무 매운맛이었어요. 원래도 매웠지만, 그를 중화시켜줄 영체와 같은 요소로 버틸 수 있었는데, DLC에서는 필드부터 보스, 가리지 않고 이전보다 훨씬 악랄함이 느껴졌습니다.

결국 근본은 어디 가지 않듯, 재미는 있었지만 플레이 과정이 상당히 피곤했어요. 긴 탐험을 마치고 보스를 공략하면 "다음은 어디를 가볼까"가 아닌 "너무 힘들었다, 이제 좀 쉬어야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장르 :  오픈월드 액션 RPG



출시일 : 6월 21일



개발사 : 프롬소프트웨어



플랫폼 : PC, 콘솔



■ 사악함이 느껴지는 일반 몬스터 구간

- 이거...실화냐...?
- 본편 보스 몬스터들은 심심찮게 필드에서 등장합니다

엘든 링 본편을 엔딩까지 플레이 한 기자는 오만한 생각을 품었습니다. "어차피 또 벽 뒤나 아이템 있는 곳에 몬스터 숨겨뒀겠지"라는 예상 말이죠. 처음에는 어느 정도 맞았습니다. 시야 사각지대, 아이템 획득 장소 등 숨겨져있는 몬스터들은 어느 정도 뻔한 위치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역을 밀수록 예상을 벗어났습니다. 원거리 몬스터를 닿지 않는 범위에 배치한다거나, 4, 5마리가 한 번에 덮치는 구간, 엘리트 몬스터의 강력함 등 기존 필드전과는 차원이 다르게 어려웠어요.

하나씩만 상대해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몬스터인데 물량공세까지 합쳐지니 필드 피로도가 상당히 올라갔습니다. 더욱이 대미지도 상당히 높았어요. 중간중간 엘리트 몬스터를 만난 뒤 한두 번 맞으면 빈사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일부러 급격한 난도 상승을 방지하기 위해 초회차 캐릭터로 DLC를 진행했는데도 살벌한 대미지가 들어왔어요. 그림자 가호 레벨을 올리면 대미지는 체감이 되나 피격 대미지는 여전히 아팠습니다. 

 

■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보스전

- 초반 최악의 난적이었던 황금 하마
- 그래도 끝내 승리하는 것이 게임의 묘미입니다

소울라이크 핵심은 당연히 '보스전'입니다. 먼 길을 달려오는 동안 수많은 몬스터를 처치하는 수고를 겪고 보스를 잡았을 때 느끼는 쾌감이야말로 소울라이크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에 따라 공략 방법이 달라지는 것도 하나의 묘미예요.

DLC에 등장하는 보스들은 후반부 콘텐츠임을 상정하는 듯 하나하나 살벌한 난도를 자랑했습니다. 엇박 패턴은 기본에, 대부분 속도가 상당히 빨랐어요. 그래도 보스마다 노릴만한 약점이 있었기에 공략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다만, 몇몇 보스는 공략하는 재미보단 불합리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가장 최악이었던 초반부 보스는 '황금 하마'였어요. 덩치에 맞지 않는 빠른 딜레이, 매우 넓은 공격 범위에 끔찍하리만큼 아픈 대미지까지 말 그대로 '불합리'에 가까웠습니다.

결국 황금 하마를 공략할 때는 영체를 꺼내고 도망만 다니다가 어그로가 끌린 틈을 타 일방적으로 때리기를 반복했어요. 이것도 공략 과정 중 하나라고 볼 순 있지만 그 과정이 썩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보스를 잡을 때 재미와 긴장감은 좋았지만 일부 보스는 완급 조절에 실패한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본편 히든 보스인 '미켈라의 칼날 말레니아'를 상대할 때가 그리워질 정도로 어려웠던 보스들도 있습니다.

 

■ 매력적인 오픈월드 탐험

- 맵 자체가 정말 수려하게 뽑혀 보는 눈이 즐거웠습니다
- 편지를 통해 목적지를 대강이나마 제시하는 편이에요

본편에서와 마찬가지로 오픈월드 탐험 재미는 여전히 훌륭했습니다. 명확한 길은 알 수 없어도 눈앞에 펼쳐진 성, 나무 등이 길잡이가 되어 어디로 갈지 목적을 정할 수 있었어요. 어차피 한 쪽으로 가더라도 진행을 위해서는 다른 방향도 탐험을 할 필요가 있으니 자연스럽게 맵을 돌아다니게 됩니다.

특히 필드에서 획득할 수 있는 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요. 명확한 목적지를 알려주지는 않았지만 '동쪽', '메스메르의 불' 등 키워드를 통해 플레이어가 다음 목표 지점을 대략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목표를 정했다면 그를 향해 가는 과정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탐험에 대한 보상도 잔뜩 마련돼 있습니다. 작게는 단석, 룬과 같은 재화로 시작해 그림자의 땅 전용 스펙업 요소인 '가호'를 획득했어요. 새로운 무기와 마법, 기도와 탈리스만까지 얻을 수 있기에 돌아다니는 보람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래픽이 상당히 수려했습니다. 라우프 옛 유적은 정말 자연과 어우러진 신전이라는 느낌이 확 들었어요. 외관이 너무 아름다워 잠시 탐사를 멈추고 맵 근처를 돌아다니며 구경을 할 정도였습니다.

 

■ 불닭볶음면에 캡사이신을 추가했다

- 원래도 어려웠지만 지금은 더욱 어렵다

황금 나무의 그림자는 개인적으로는 미묘했습니다. 림그레이브에서 진행한 본편은 보스를 잡은 후 "진짜 재밌었다, 다음엔 어디를 가볼까"라는 감상이 들었다면 DLC에서는 "너무 힘들다, 조금 쉬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기자가 소울류를 잘 못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몬스터들이 가하는 높은 대미지, 빠른 공격 간격, 피로도 높은 필드전 등이 상당히 부담스러웠습니다. 본편 후반부에 준하는 난도라길래 각오는 했지만, 실제는 후반부보다 훨씬 어려웠어요.

여전히 보스를 공략하는 재미는 출중하지만 그 과정에서 느끼는 성취감 못지않게 스트레스가 심한지라 약간의 난도 완화는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필드 전투에서조차 느끼는 부담감이 상당한 편이에요.

보스전은 영체, 조력자와 같이 플레이어를 도와주는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즐겁게 도전할 수 있습니다. 실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클리어 불가능하지는 않으니 계속해서 도전할 의욕이 생깁니다.

결론적으로 단점이 없는 완벽한 DLC는 아니었습니다. 특히 난도 조절은 아쉽습니다. 그래도 엘든 링 내 모험이 즐거웠던 게이머라면 구매할 가치가 있는 DLC입니다. 어렵긴 해도 공략이 불가능하지는 않기에 '유다희' 양을 만나면서 계속해서 도전하는 재미는 그대로입니다. '빛바랜 자'로서 극한으로 몰아치는 강적들을 원한다면 추천합니다.

- 불지옥 난도에 뛰어들 준비가 되어야 한다
장점

1. 본편보다 발전한 그래픽, 보스전 연출



2. 자유롭게 가능한 오픈월드 탐험, 다양한 빌드 선택 가능



3. 클리어 시 느껴지는 성취감, 만족감



단점

1. 일부 필드와 보스 디자인이 불합리함



2. 완급 조절에 실패한 난도



 

presstoc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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