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체질 개선', 두 번째 변신을 준비하는 '오기노호' OK금융그룹
레오 재계약 대신 빠른 배구로 변신 노려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남자 프로배구 OK금융그룹 읏맨 배구단이 '물음표'를 '느낌표'로 다시 바꾸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변화와 함께 창단 10주년을 맞이한 OK금융그룹의 2023-24시즌은 '해피 엔딩'이었다. 구단 역대 세 번째 사령탑으로 구단 첫 외국인 감독인 오기노 마사지(일본) 감독을 선임한 OK금융그룹은 3년 만에 봄 배구에 진출했고 준플에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결정전까지 오르는 데 성공했다.
비록 최종 우승까지 도달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3년 만에 다시 밟은 '봄 배구' 무대를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으로 마쳤다는 점에서 기대 이상의 성공적인 시즌이었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오기노 감독의 체질 개선이 통했기 때문이다. 기존 OK금융그룹은 강서브 기반의 공격적인 팀 컬러를 가지고 있었지만 범실이 많았다. 잘 나가다가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빈번했다.
하지만 새로 지휘봉을 잡은 오기노 감독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 배구'를 OK금융그룹에 이식, 기술적인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
특히 사령탑이 강조한 것은 '범실 줄이기'였다.
레오나르도 마르티네스(등륵명 레오)와 바야르사이한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스파이크 서브가 아닌 플로터로 목적타 서브를 구사하게 하면서 쓸데 없이 상대에 내주는 점수를 최소화 했다.
서브를 시작으로 공격에서도 무리한 공격보다는 어려운 볼이 올라오더라도 최대한 랠리가 이어지게 했다. 실제로 지난 시즌 OK금융그룹은 경기당 서브 범실과 공격 범실 모두 최소 1위에 오르는 등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으로 거듭났다.
나아가 오기노 감독이 부임 당시부터 강조한 유효 블로킹 역시 이전 시즌 대비 좋은 수치를 기록했다.
최근 몇 시즌 동안 OK는 블로킹이 썩 좋은 팀은 아니었다.
2022-23시즌 7개 팀 중 유효 블로킹 7위였으나 올 시즌에는 4위(경기당 9.78개→13.75개)에 오르며 후방 수비까지 힘을 더했다. 블로킹에서 이전보다 단단하게 '방패'를 세우면서 쉽게 실점하는 장면을 줄일 수 있었다.
체질 개선의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여민 OK금융그룹은 다시 새로운 도전 앞에 섰다. 더 젊고 빠른 팀으로의 변모를 노리고 있다. 그대로 안주할 수 있었으나 과감하게 '변화'를 택했다.
FA와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한 신장호(아웃사이드 히터)와 진성태(미들블로커)는 차기 시즌 OK금융그룹에 새 무기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신장호는 준수한 신장과 함께 강한 서브를 보유, 아웃사이드 히터진에 공격으로 뎁스를 더해줄 수 있는 선수다.
진성태 역시 공격에서 화력을 더해줄 자원으로 꼽힌다. 리시브 후 모든 공격수의 공격 참여를 강조하는 오기노 감독은 속공에 특히 강점이 있는 진성태를 중용할 계획이다.
진성태는 입대 직전 2021-22시즌에는 61.46%에 달하는 속공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중앙에서 강점을 보인 바 있다.
일부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있으나 OK는 과감하게 변화를 선택했고, 이는 아시아쿼터,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2023-24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 주역인 바야르사이한과 레오와 모두 재계약을 하지 않고 새 선수를 뽑는 도전을 택한 것은 새로운 팀 컬러 구축을 위한 구상이 반영된 것이다.
OK는 아시아쿼터에서는 중국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장빙롱, 외국인 선수로는 이탈리아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마누엘 루코니를 각각 선발했다.
장빙롱은 196㎝에 달하는 좋은 신장을 가진 선수로 2021 아시아 배구선수권 중국 남자대표팀에 선발되는 등 기량을 인정받은 선수다. 공격수 전원 공격 참여를 추구하는 팀에서 리시브 능력도 갖춘 장빙롱의 합류는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기존 차지환, 신호진 등 날개 자원과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루코니의 합류 역시 더 빠르고 다양한 옵션을 활용한 배구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루코니는 신장은 외국인 선수 기준 크지 않지만(195㎝) 스탠딩 점프가 98㎝에 달할 정도로 좋은 탄력을 보유하고 있다. V리그에서 검증된 자원은 아니지만, 스피드와 탄력, 기술면에서 오기노 감독이 추구하는 배구에 어울리는 이력을 지니고 있다. 1999년생 젊은 선수인 만큼 잠재력 측면에서 기대할 여지가 충분하다.
변화를 외치는 OK금융그룹에는 새 코칭스태프도 합류했다. 데뷔 후 OK에서만 뛰었던 원클럽맨' 전병선이 선수 유니폼을 벗고 코치로 힘을 보탠다. 지도자로 변신한 그는 팀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이라는 높은 성과물을 냈지만 오기노 감독과 OK금융그룹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다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오기노 감독 2년차에 다시 새로운 팀 컬러로 돌아올 OK금융그룹의 행보를 많은 팬들이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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