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임찬규 “돌아가신 팬께 승리 바친다”
심진용 기자 2024. 6. 24. 06:23
부상 후 한달만에 복귀전
5이닝 8K 1실점 호투
최원태까지 부상 이탈
LG 마운드 한시름 덜어
“위암으로 세상 떠난 10년 팬
유가족에 위로됐기를”
한 달만의 복귀전, LG 임찬규가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예기지 못한 선발 줄부상으로 신음하던 LG도 일단 한숨을 돌렸다. 보름여 남은 전반기 막바지 기간 버틸 힘이 생겼다.
임찬규는 23일 잠실에서 열린 KT와 더블헤더 1차전 선발 등판해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빠른공 최고구속 146㎞를 기록하며 삼진 8개를 잡았고, 3안타만 허용했다. 평소답지 않게 제구가 흔들리며 볼넷 5개를 내준 게 흠이었지만, 위기에 몰릴 때마다 삼진으로 벗어났다.
3회 1사 1·3루 위기에서 강백호를 삼진으로 처리했고, 이어진 2사 만루 위기 역시 안현민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4회 다시 1사 1·2루에 위기에 몰렸지만, 장준원을 8구 승부 끝에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고, KBO 최고의 타사 멜 로하스 주니어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임찬규는 지난 3일 허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훈련 도중 허리에 불편함을 느꼈고, 근육통 진단을 받았다. 이날 등판은 지난달 29일 SSG전 이후 한 달 남짓 만의 1군 복귀전이었다.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한 임찬규는 “아직 몸상태가 100%는 아니다”면서도 “그래도 5이닝을 던질 수 있어서 다행이고 앞으로 6이닝, 7이닝을 던져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각보다 (1군에) 늦게 올라와서 팀원들에게 미안했다. 기다려주신 만큼 앞으로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임찬규는 이어 특별한 승리 소감을 전했다. 임찬규는 “LG 트윈스와 저를 10년 이상 응원해 주신 이가을님이 계셨다. 위암 투병을 오래하셨고, 작년 한국시리즈 이후 모습이 보이지 않으셔서 궁금했는데, 이번달 초 생을 마감하셨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찬규는 “오늘 승은 그분에게 바치고 싶고, 유가족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평생 잊지 않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LG는 임찬규의 부상에 이어 국내 1선발 최원태까지 부상으로 이탈했다. 최원태는 옆구리 근육 부상으로 지난 11일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임찬규의 공백까지 더해 15일, 16일에는 김유영과 이상영을 차례로 올렸다. 이틀 동안 불펜 투수 13명을 동원했다. “일주일에 불펜 데이 세 번은 평생 처음”이라는 감독의 말이 나올 만큼 벅찬 여정이었다.
임찬규가 복귀전에서 5이닝을 소화해준 덕에 그나마 숨통이 트인 LG다. 전반기 남은 경기는 모두 9경기. 대체선발 기용을 1경기라도 줄일 수 있게 됐다. 최원태가 후반기 복귀하면 선발진 정상 전력이 갖춰진다. 불펜 함덕주도 시즌 첫 등판을 준비 중이다.
LG는 이날 1회초 KT 배정대의 홈런으로 선제 실점했지만, 1회말 공격에서 4득점하며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3회 2점, 5회 1점을 보태 7-2로 비교적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타석에선 문보경이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1회 홈런과 3회 2루타 등 2안타가 모두 장타였다.
잠실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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