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 ‘연막시위’ 소동딛고 마지막홀 환상버디 낚았지만… 셰플러에 연장전 패배 아쉬운 준우승 “올해 최고성적, 긍정적”
김주형이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연장전에서 패배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승을 놓쳤다. 마지막홀에서 갤러리의 연막시위 소동을 딛고 집중력을 발휘했으나 연장전 세컨샷이 아쉬웠다.
김주형은 24일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하이랜즈(파70·6835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시즌 마지막이자 8번째 시그니처 대회인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총상금 200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마지막홀 버디를 포함해 버디 5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고 합계 22언더파 258타를 기록, 셰플러와 공동선두로 마친 뒤 첫 연장전에서 패배했다.
18번홀(파4)에서 이어진 연장전에서 셰플러는 투 온에 성공했고, 김주형은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뜨리면서 승부가 기울었다. 김주형이 3온 투 퍼트로 보기를 기록한 반면 셰플러는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김주형은 이 대회 첫날부터 선두로 나서 마지막날까지 선두를 지켰으나 연장전 패배가 아쉬웠다.
2022년 윈덤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첫 우승을 거두고 2022년, 2023년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을 연패하며 통산 3승을 쌓은 김주형은 8개월 만에 시즌 첫 우승 및 통산 4승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물러났다. 만 22세 2일째인 김주형이 우승했다면 진 사라센, 타이거 우즈,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등에 이어 PGA 투어 사상 5번째 젊은 나이에 4승을 쌓는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셰플러는 올시즌 6승을 쌓으며 우승상금 360만 달러를 거머쥐었다. 2009년 타이거 우즈 이후 15년 만에 PGA 투어 6승 주인공이 됐다.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와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그리고 총상금 2000만 달러 규모의 시그니처 대회에서만 4승을 더했다.
김주형은 1타차 선두로 출발했으나 전반에 타수를 줄이지 못했고, 버디 2개를 낚은 셰플러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고 공동선두로 복귀한 김주형은 13~15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은 셰플러에게 1타차 선두를 뺏겼으나 마지막 18번홀에서 세컨샷을 그대로 집어넣을 뻔한 위력적인 플레이 끝에 버디를 추가하고 연장전 승부를 벌였다.
김주형의 환상적인 샷 이후 선수들이 그린에 올라온 직후 갤러리 몇 명이 그린에 난입해 흰색, 붉은색 연막가루를 뿌리면서 경기진행 요원들이 출동하는 소동이 이어졌다. 셰플러는 불쾌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고, 김주형은 웃으며 셰플러를 진정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약 10여분뒤 사태가 진정된 이후 셰플러가 버디 퍼트에 실패했고, 김주형은 집중력을 발휘해 약 2m 버디 퍼트를 넣는 승부사 기질을 보였다.
김주형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이번주 최선을 다했고 2개의 3퍼트 보기가 아쉬웠다. 연장전 세컨샷은 바람이 잦아든 가운데 약간의 미스샷이 나왔는데, 그 뒤로는 어쩔 수 없었다”며 “올 시즌 최고성적을 거둬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다음주 9연속 출전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텍사스 댈러스에 거주하는 절친인 셰플러와의 우승경쟁을 연습라운드처럼 즐겼다는 그는 마지막홀 사태에 대해 “4명이 그린에 올라왔고, 그들이 무엇을 하려는지 몰랐지만 선수들이 우승경쟁을 하는 순간 그런 일을 벌이는 것은 옳지 않다”며 “빨리 사태를 진정시키고 선수들을 안전하게 보호해준 안전요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임성재가 합계 20언더파 260타를 기록, 톰 호기(미국)와 공동 3위로 마쳤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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