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가 9개인데, 그중 6개가 홈런이라니… 리그에 재밌는 거포가 등장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향후 NC 타선을 이끌어나갈 유망주로 뽑히는 박한결(20)은 23일까지 올 시즌 12경기에 나가 총 9개의 안타를 쳤다. 시즌 타율은 0.265로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장타의 개수다. 9개의 안타 중 6개가 홈런이고, 1개가 2루타다. 올 시즌 장타율은 0.824에 이른다.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아무리 표본이 적어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박한결은 고교 시절부터 힘을 갖춘 우타 자원으로 뽑혔다. 경북고 재학 시절부터 또래들보다 더 좋은 장타력을 선보였다. NC는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전체 14순위) 지명권을 박한결에 투자했다. 당초 예상보다 빠른 지명이었지만, 박한결의 장타력과 운동 능력에서 희망을 본 NC는 과감하게 지명권을 행사했다.
아직 완성된 선수는 아니지만 NC의 당시 선택은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지난해 1군 12경기에서 타율 0.333, 1홈런, 5타점을 기록한 박한결은 올해 콜업 후 무시무시한 장타력을 선보이며 팀 라인업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물론 삼진도 많다. 하지만 즐거운 홈런 레이스 속에 이 정도 삼진은 세금으로 취급하기 충분한 수준이다.
올해 홈런 페이스는 모든 관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특히 좌완을 상대로 그렇다. 시즌 좌완 상대 타율이 0.417에 이르고, 5개의 안타가 모두 홈런이었다. 그것도 리그의 수준급 선수들을 상대로 담장을 넘겼다.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키움), 이의리 윤영철(이상 KIA)를 상대로 홈런을 치더니 22일에는 SSG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겼다. 그리고 23일에는 SSG 외국인 선수 숀 앤더슨을 상대로 추격의 좌월 홈런을 치며 우완을 상대로도 첫 홈런을 신고했다.
기본적으로 힘이 좋다는 건 여러 데이터에서 드러난다. 5월 23일 고척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에서 데 헤이수스를 상대로 7회 기록한 홈런의 비거리는 ‘트랙맨’ 기준 130.1m가 나왔다. 타구 속도는 시속 169.8㎞에 이르렀다. 5월 29일 창원 KIA전에서 이의리를 상대로 기록한 홈런의 타구 속도는 무려 179.8㎞였다. 22일 김광현을 상대로 친 홈런은 발사각이 40도가 넘을 정도였지만, 이를 힘으로 이겨내 담장을 넘긴 홈런이었다. 2년 차 선수라고는 믿기 쉽지 않을 정도의 힘이다.
박한결은 홈런 파워는 물론 운동 능력도 좋은 선수다. 힘은 물론 빠른 발도 좋은 평가를 받은 끝에 높은 순번에서 지명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은 안타를 치는 족족 공이 넘어가 도루를 시도할 기회가 날아가고 있지만, 퓨처스리그 통산 107경기에서 16개의 도루를 성공시키고 성공률도 좋았을 정도로 주력도 갖추고 있다. 괜히 20홈런-20도루 기대주라고 뽑히는 게 아니다.
1군에서 좌완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준 만큼 당분간은 1군 엔트리에 남아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기에 타격감이 좋아 우완을 상대로도 경험을 얻을 기회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수비는 아직 발전해야 할 여지가 있지만 아직 젊은 선수다. 훈련으로 만회할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1군 투수들의 공을 보면서 경험을 쌓는다면 볼넷/삼진 비율도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거포는 키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1년으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보여준 잠재력과 실적이라면 참고 기다릴 만하다.
NC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선두 주자가 될지도 관심이다. 최근 NC 타선의 이미지는 대포보다는 기관총에 가까웠다. 박민우 손아섭 박건우라는, 통산 타율이 모두 0.320 이상이라는 강력한 안타 생산 기계들이 팀을 이끌었다. 여기에 한 방이 첨가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기관총을 뒷받침할 대포가 절실한 상황에서 박한결이라는 유망주의 등장은 팀 타선 조화에 하나의 좋은 징조가 될 수 있다. NC가 올해 팀 홈런 1위를 지킨다면 박한결을 위시로 한 젊은 타자들의 장타가 그 중심에 있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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