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저성과자 퇴출, 반쪽급여 휴가… 대형사도 위태

김노향 기자 2024. 6. 24. 06: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위기의 건설… 인력 구조조정 돌입(3)] 대우건설·DL이앤씨 구조조정 신호탄
[편집자주] 고금리 정책이 3년째에 접어들며 기업들이 위기 관리와 내실 경영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가 대형 건설업체에도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며 수주 축소는 물론 인적 구조조정의 움직임도 시작됐다.

고금리 여파에 따른 저성장이 장기화될 경우 건설업계의 인적 구조조정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강지호 디자인 기자
대형 건설업체들이 임원 구조조정에 이어 저성과자 퇴출, 강제 휴직 등 다양한 형태로 인적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 저성장이 장기화될 경우 이 같은 구조조정의 움직임은 건설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중흥건설그룹 인수 3년 만의 구조조정


업계 3위 대우건설은 이달부터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최장 2개월의 유급휴직제를 시행한다. 본사 직원의 80%에 해당하는 1200여명이 적용돼 1년 동안 유지된다. 직원들은 희망 시기에 1개월에서 2개월까지 '리프레시 휴가'를 사용할 수 있지만 급여는 기본급의 50%만 지급된다.

회사 측은 휴식을 통해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지만 수년째 반복된 수익성 약화로 경영 비용을 절감하는 조치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대우건설의 올 1분기 매출(연결 기준)은 2조4873억원, 영업이익은 114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 35.0%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율이 매출의 7배에 달했다. 지난해 매출은 11조64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8% 감소해 6625억원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은 이어 희망퇴직 신청도 받았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장기근속·고연차 직원으로 종전까지 최대 22개월치 퇴직위로금을 지급한 데 이어 이번에는 특별위로금 2000만원을 추가했다. 대학생 이하 자녀를 둔 직원에게는 1000만원의 학자금을 포함 최대 300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대우건설은 2021년 주택건설업체 중흥건설그룹에 인수·합병(M&A)돼 새로운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같은 해 하반기 한국은행 금리 인상이 시작됨에 따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확산됐다.

책임준공 사업장의 약정금액은 16조6492억원 규모로 지난해 말 11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 설정했다. 우발채무 규모는 1조4317억원에 달해 자기자본(3조1663억원) 대비 45.2% 수준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새 주주회사인 중흥건설그룹이 지방 자체사업을 통해 현금을 벌어들인 회사이고 이 같은 강점을 이용해 두 회사의 시너지가 기대됐으나 고금리 시기를 맞닥뜨려 실적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배경으로 대우건설은 올 2월 서울 송파구 가락삼익맨숀(936가구)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에서 발을 뺐다. 당초 대우건설은 지난해 12월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가 게시된 후 현대건설과 입찰참여 의향서를 제출했지만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투데이


DL이앤씨, 저성과자 인력 재배치


DL이앤씨도 인적 구조조정이 가시화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마창민 전 대표이사 사장을 포함 상무·전무 임원 18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저성과자 면담을 진행해 업무 재배치를 하고 있다.

해고 임원은 전체 임원의 20%에 해당한 규모다. 주로 주택·토목 사업부문 임원이 다수로 알려졌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주택사업부문 인력을 줄이기 위해 현장별 프로젝트 계약직의 재계약을 하지 않고 정규직도 플랜트 등 비주택사업부문으로 재배치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DL이앤씨의 1분기 주택사업 매출 비중은 61.7%로, 전년 동기(64.3%) 대비 2.6%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주택사업의 영업이익은 475억원에서 421억원으로 11.4% 감소했다. 올 1분기 DL이앤씨의 영업이익은 609억원으로 전년 동기(902억원) 대비 293억원(32.5%) 감소했다.

DL이앤씨도 주택사업 수주를 줄이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삼환가락'(648가구) 용산구 '산호'(554가구) 강남구 도곡동 '개포한신'(620가구) 재건축 입찰을 줄줄이 포기했다.

지난해 말 대비 올 1분기 기준 두 회사의 정규직 근로자 수는 대우건설 3633→3664명, DL이앤씨 3518→3600명으로 증가했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