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욕심 없는 헌신” vs 한동훈 “수평적 당정관계” vs 원희룡 “尹정부와 소통”
“보수정권 재창출” 한목소리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잇달아 차기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나 의원은 이날 오후 1시, 한 전 위원장은 오후 2시, 원 전 장관은 오후 3시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후보들은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 차기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는 목표에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서로 다른 전략을 펼치며 차별점을 뒀다.
그는 “우리 국민의힘을 책임지지 않는 정치, 염치없는 정치에 맡길 수 없다”면서 “제대로 바꿀 수 있는 사람, 정말로 이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저는 바꿀 사람, 이길 사람”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저는 계파도 없고, 앙금도 없다. 각 세울 것도, 눈치 볼 것도 없다. 그런 제가 진심으로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킬 수 있다”면서 “당 대표는 묵묵히, 대권주자를 빛나게 해야 한다. 제가 그 적임자”라고 대선 불출마를 언급했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패배의 경험을 변화와 승리, 정권 재창출의 토양으로 삼겠다”면서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한 전 위원장은 4·10총선 참패에 대해 “오로지 저의 책임”이라며 “지난 두 달은 반성과 혁신의 몸부림을 보여드렸어야 할 골든타임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국민 요구에 묵묵부답하고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만 보여드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 전 위원장은 수평적이며 실용적인 당정관계를 강조하며 “당이 정부와 충실히 협력하지만, 꼭 필요할 땐 합리적 견제와 비판, 수정 제안을 하는 것도 마다치 않겠다”고 다짐했다.
원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출마 선언에서 “윤석열 정부가 성공해야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고, 무도한 세력에 맞서서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원 전 장관은 “신뢰가 있어야 당정관계를 바로 세울 수 있다. 저는 대통령과 신뢰가 있다. 당심과 민심을 대통령께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당내 ‘레드팀’을 꾸리겠다고 공약했다. 민심을 취합하고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한 뒤 그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하겠다 것이다. ‘원활한 당정 소통’을 앞세워 한 전 위원장, 나 의원, 윤상현 의원 등 경쟁자들과 차별화하겠다는 시도로 풀이된다.
윤 의원은 “누가 공천 위협 앞에서도 용기 있게 수도권 위기론을 꾸준히 말했나. 누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뺄셈 정치’는 안 된다고 용기 있게 목소리 냈나. 누가 수도권 최전방에서 다섯번이나 민주당과 싸워 이겼나”라고 본인의 정치 이력을 부각한 뒤 “윤상현이 민주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표”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은 유연한 전략가 윤상현에게 맡기고, 한동훈·원희룡·나경원은 대선 경선에 참여하는 것이 당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7월 23일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는 나 의원, 원 전 장관, 윤 의원, 한 전 위원장 4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관건은 한 번에 승부가 결정 날지 여부다. 23일 전대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를 놓고 닷새 뒤인 7월 28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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