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 폭발 유망주'·'전성기 기량 꽃피워'… 패기로 金메달 정조준 [심층기획-파리 올림픽 한달 앞으로]
구기종목 중 女핸드볼만 출전권 획득
선수단 규모 150여명 안팎 최소 수준
목표도 金 5개 이상 종합 15위로 낮춰
도쿄올림픽 유망주 성장세 희망 키워
‘수영’ 황선우, 명맥 잇고 메달 기대감
‘배드민턴’ 안세영도 명실상부 최강자
‘유도’ 허미미·‘탁구’ 신유빈 유력 후보
맏언니로 성장한 ‘체조’ 여서정도 주목
‘양궁’ 임시현 파리서 대관 치를지 관심
다만 한국 선수단의 파리 올림픽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대회 이후 역대 최악의 성적이 예상되는 탓이다. 여자 핸드볼을 제외한 모든 구기 종목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해 선수단 규모는 150여명 안팎으로 1976 몬트리올(50명) 이후 최소 인원이다. 선수단의 목표도 금메달 5개 이상, 종합순위 15위로 금메달 10개, 톱10 진입을 목표로 하던 예전에 비해 훨씬 낮아졌다.
마냥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스포츠의 가장 큰 매력은 ‘예측 불가능성’이다. 2020 도쿄 때 10대 선수로 출전해 잠재력을 확인했던 유망주들이 이제 20대 초반이 되어 전성기 기량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이제는 한국 선수단의 주축이 된 2000년대생 선수들이 젊은 패기를 앞세워 선전해 준다면 얼마든지 반전이 가능하다.
도쿄 올림픽 이후 황선우는 세계적인 강자로 발돋움했다. 2022∼2024 세계선수권에서 각각 은메달, 동메달, 금메달을 따내며 박태환도 해내지 못한 3연속 세계선수권 메달 획득의 기록을 세웠다. 자유형 200m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황선우는 최근 열린 수영 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도쿄에서의 아쉬움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 2020 도쿄 이후 많은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았다”면서 “현재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대를 기록한 선수가 8명이나 될 정도다. 1분43초대의 기록을 세우며 메달을 따내고 싶다”고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도쿄 올림픽 뜀틀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여자체조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일궈낸 여서정(2002년생)도 슬럼프를 딛고 파리에 나선다. 도쿄에서의 성과를 통해 ‘여홍철의 딸’이 아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킨 여서정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도마 종목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여자체조 역사를 또 한 번 새로 썼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만 해도 막내였던 여서정은 이번 파리에서는 여자체조 대표팀의 맏언니로 나서 2연속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한국 사격의 ‘고교생 사수’ 계보를 이어갈 반효진(2007년생)도 있다. 그간 한국 사격에선 1992 바르셀로나의 여갑순, 2000 시드니의 강초현 등 고교생 사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반효진은 3년 전인 2020 도쿄 올림픽을 보고 사격을 시작한 선수다. 사격 시작 불과 3년 만에 정상급 선수로 거듭난 반효진은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최근 끝난 2024 국제사격연맹(ISSF) 뮌헨월드컵에서도 은메달을 따내는 등 기량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양궁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여자 대표팀 에이스인 임시현(2003년생)은 2020 도쿄에서 3관왕에 올랐던 안산의 뒤를 이을 후계자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임시현은 혼성 단체전과 여자 단체전에 이어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안산을 6-0으로 완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비록 지난 22일 파리 올림픽 마지막 모의고사 격인 월드컵 3차 대회에선 32강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기본 기량만큼은 세계 최정상급인 만큼 파리에서 대관식을 치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이 밖에 고교생 신분으로 출전한 2020 도쿄에서 양궁 혼성 단체전과 남자 단체전 금메달로 2관왕에 올랐던 김제덕(2004년생)은 파리에서도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 2000 시드니 정식 종목 채택 후 2020 도쿄에서 처음으로 ‘노골드’에 그쳤던 태권도에서는 박태준(2004년생)이 금빛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근대5종의 성승민(2002년생)도 최근 중국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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