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신약 '엔블로' 출시 1년…대웅 "데이터 쌓여가고 있다"[인터뷰]
"당뇨병치료 본질 집중…단계별 성장"
"처방 근거 확보…새 옵션으로 주목"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대웅제약의 국산 36호 신약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가 출시 1년을 막 넘어섰다. 지난해 5월 발매 후 8개월 만에 시장 3위 품목으로 성장 후 1년 만에 90여개 넘는 병원에 처방코드가 등록됐다.
대웅제약 내분비1사업팀 정혜민 팀장은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나 "국내·외 당뇨병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당뇨병 치료제의 본질에 집중해 단계별로 성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변화를 앞둔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10년 전 SGLT-2(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신약으로 국내 시장을 열었던 블록버스터 약물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가 공급 중단을 앞두고 있어서다.
연간 500억원 처방액 상당 포시가의 공급 중단을 앞두고 같은 계열(SGLT-2 억제제)의 국산 신약 엔블로의 존재감도 부각되고 있다. 기존 당뇨병 치료제들이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거나 인슐린 분해를 막았다면 SGLT-2 억제제는 소변으로 포도당을 배설하는 새로운 기전으로 다른 약제와 병용 시 효과적이다.
정 팀장은 "엔블로의 매출이 올해 150억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처방 근거 데이터 확보…새 치료옵션으로 주목"
대웅은 처방 근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엔블로는 최근 발표된 '다파글리플로진-엔블로 스위칭' 연구 결과를 통해 다파글리플로진(제품명 포시가) 대비 추가적인 당 배출 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 연구는 기존에 다파글리플로진을 복용하던 환자에게 엔블로를 처방했을 때 효과·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다. 200명을 대상으로 52주간 엔블로를 투약한 환자군과 24주간 다파글리플로진을 복용한 후 엔블로로 변경해 28주간 복용한 환자군의 당화혈색소(HbA1c) 및 공복혈당(FPG)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엔블로만 복용한 환자군은 당화혈색소가 0.85%, 공복혈당은 29.08㎎/dl 감소했다. 다파글리플로진에서 엔블로로 전환한 군은 당화혈색소와 공복혈당이 각 0.81%, 32.77㎎/dl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엔블로 복용군과 전환군의 소변 내 포도당 배출량 역시 유사했으며 부작용 발생에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정 팀장은 "스위칭 연구 결과를 통한 처방 근거 확보로 엔블로는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근거를 가진 국산 SGLT-2 억제 신약으로서 다파글리플로진 철수 상황에서 대체 치료 옵션의 처방 근거를 마련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장기적으로 기존 SGLT-2 억제 신약들이 가진 신장, 심장질환 관련 임상 데이터 확보도 계획하고 있다.
정 팀장은 "글로벌 블록버스터인 다파글리플로진, 자디앙도 당뇨병 안에서의 신장, 당뇨병 안에서의 심장 질환에 대한 임상을 수행해 근거를 확보한 후 임상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했다"며 "출시 1년차인 엔블로도 차곡차곡 적응증 확대에 필요한 임상을 단계별로 수행하며, 심장-신장까지 타임라인을 구체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 임상의학팀 나재진 팀장은 "현장에서 SGLT-2 억제제 처방 경험이 늘어나면서 의료진의 약물에 대한 친밀도도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처방 경험의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 다각적인 임상 연구를 추진 중이다. SGLT-2 억제제 계열에 대한 의료진의 이해도·친밀감 상승은 엔블로에 긍정적인 시장 환경"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경증 신장질환 당뇨병 환자 대상 연구에서 엔블로가 '당'을 더 많이 내리고 배출했다는 데이터도 쌓았다.
국내 성인 당뇨병 환자 4명중 1명은 당뇨병성 신장질환자다. 신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들에서는 SGLT-2 억제제는 작용기전 상 효과가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었다. 엔블로는 신장 기능이 조금 떨어진 CKD2 단계 환자(EGFR 60~90)에서도 당화혈색소와 혈당을 낮추는 결과를 엔블로 3상 통합분석을 통해 입증했다.
대웅제약 순환기개발팀 허완 PL은 "신장 기능이 더 많이 떨어진 중등증 환자에서도 SGLT-2 억제제에 대한 현재의 관점을 바꿀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등증 신장질환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로 3상을 진행하며 새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까지 12개국에 허가신청을 제출했고, 파트너링 계약 체결이 완료된 국가는 8개국이다. 2025년까지 15개국 진출, 2030년까지 30개국 진출을 목표로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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