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급' 무순위 청약 시세차익 단지에만 '구름떼'[부동산 상반기 점검]③
시세차익 확실한 단지만 수요 몰려…양극화 심화
경쟁력 떨어지는 곳은 'n차' 무순위 청약 이어가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올해 상반기 아파트 무순위 청약시장은 분양가와 입지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했다.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단지에는 수십만 명이 몰렸지만, 경쟁력이 낮은 곳에서는 'n차' 무순위 청약이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거래량이 늘고,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지만 청약시장은 미분양 주택 증가와 분양가 상승 등으로 여전히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미분양 주택(4월 기준)은 5개월 연속 증가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1997가구로 지난해 4월(7만1365가구) 이후 1년 만에 7만 가구를 넘어섰다.
집이 다 지어졌는데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준공 후 미분양은 1만2968가구로 6.3% 증가했다.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연속 증가세다.
분양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최근 1년간(5월말 기준) 전국에서 신규로 분양된 민간아파트 1㎡당 평균 분양가는 557만4000원으로, 전년 동월(489만원) 대비 13.98% 상승했다.
서울의 민간아파트 분양가도 1㎡당 평균 1170만6000원으로 전년 동월(941만4000원)과 비교해 24.35%나 올랐다.
시장에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고, 분양가 상승으로 구축 아파트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은 시세 차익이 확실한 곳에만 수요가 몰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월 실시된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3가구의 무순위 청약에는 101만3456명의 청약자가 몰리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전용면적 59㎡ 1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에는 50만명이 넘는 청약자가 몰리면서 청약홈에 일시적인 접속 장애까지 발생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최대 10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이 가능해 수요자가 대거 몰렸다.
지난 19일 실시된 경기 성남 중원구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 전용 84㎡ 1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에도 19만8007명이 신청했다.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은 2019년 당시 분양가(5억9518억원) 그대로 청약을 접수하면서 실수요자는 물론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 등이 대거 몰렸다.
지난해 12월 그랑메종 4단지 전용 84㎡는 9억3000만원에 거래됐고, 올해 들어서는 해당 평형의 거래가 없지만 지난달 24일 1단지의 전용 74㎡도 9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안전마진이 최소 3억원인 셈이다.
반면, 가격과 입지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단지에서는 10회차가 넘는 무순위 청약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서구 '화곡 더리브 스카이' 주상복합 아파트는 지난해 1월 첫 무순위 청약을 시작했지만,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지 못해 이달 18일까지 17차례나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도 지난 18일 7차 무순위 청약을 실시했다. 이 단지는 전용 84㎡가 12~13억원대에 분양하면서 고분양가 논란이 불거졌고, 물량 해소에 실패하면서 'n차' 무순위 청약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분양시장에서는 무순위 청약이 과열되면서 다주택자의 투기 수요가 몰려 정작 내 집 마련이 필요한 무주택 실수요자의 기회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또 일반 청약과 달리 별다른 자격조건 없이 청약할 수 있어 분양가나 입지가 좋은 단지에만 수요가 집중되는 만큼 과열 방지와 청약시장 왜곡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KB경영연구소 정종훈 책임연구원은 "무순위 청약은 일반 청약에 비해 완화된 자격 기준이 적용되면서 공급 세대수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청약자가 발생한다"며 "실수요자를 위해 거주 자격, 보유 주택수 등 최소한의 자격 기준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다회차 입주자 모집 공고를 하는 단지의 경우에는 자격 기준을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9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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