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 한국·일본 배우 함께 노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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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주년 기념 공연으로 최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영웅'은 지난 시즌보다 더 특별하다.
사형 집행을 앞둔 독립운동가 안중근이 일본 교도관 치바 도시치에게 '위국헌신 군인본분'이라는 유묵(遺墨)을 전한 뒤 동양평화 사상을 노래하는 장면이다.
2014년에는 일본에서 공연한 뮤지컬 '레미제라블'에 함께 출연하며 친형제 같은 친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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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부터 우정 쌓아온 10년지기
안중근·교도관 치바 도시치 역 첫 호흡
국경 뛰어넘어 '평화'로 하나 된 감동 전해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서로서로 인정하며 평화롭게 사는 것 / 서로 자리를 지키며 조화롭게 사는 것.” (뮤지컬 ‘영웅’의 넘버 ‘동양평화’)
일본 뮤지컬배우 노지마 나오토(43)가 치바 도시치 역으로 매회 무대에 오르고 있다. 안중근의 동양평화 사상에 감화된 그가 눈시울을 붉히며 노래하는 모습이 더없이 뭉클하다. 국경을 뛰어넘어 ‘평화’로 하나가 된 감동이다. 공연이 끝난 뒤 노지마 나오토의 출연 사실을 알게 된 관객들 사이에선 “정말 몰랐다” “놀랐다”는 반응도 나온다.
뮤지컬 ‘영웅’ 일본인 배우 출연, 15년 만에 처음
노지마 나오토는 일본 유명 극단 시키 출신 배우다. 국내에선 창작뮤지컬 ‘빨래’의 솔롱고 역을 맡아 이름을 알렸다. 2022년 윤제균 감독이 뮤지컬 ‘영웅’을 원작으로 만든 동명 영화에서 치바 도시치 역을 먼저 연기했다. 치바 도시치(1885~1934)는 실제 안중근 의사의 전담 교도관으로 안중근 의사의 인품에 감화돼 평생 그를 기린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에서 ‘영웅’은 ‘일본인이 나쁘게 나오는 뮤지컬’로 알려져 있었어요. 그런데 안중근과 치바 도시치에 대해 공부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역사를 알 수 있었고, ‘영웅’이 일본인을 무조건 나쁘게 그린 작품도 아님을 알게 됐죠. 영화 촬영 때 ‘동양평화’를 노래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어요. 뮤지컬로 그 아쉬움을 달래고 싶었습니다.” (노지마 나오토)
노지마 나오토가 ‘영웅’ 오디션에 도전한다는 소식에 양준모와 뮤지컬과 영화 ‘영웅’의 주연을 맡았던 정성화가 지원사격에 나섰다. 노지마 나오토의 출연이 결정되면서 작품에도 변화가 생겼다. 치바 도시치가 안중근에게 “제 이름은 치바 도시치입니다”라고 이름을 소개하는 장면이 그렇다. 이토 히로부미 등 일본인 역할에서 일본어 대사도 노지마 나오토의 의견을 반영해 사실적으로 다듬었다.
진심 담은 “죄송합니다”…한일 배우 우정 빛나
“‘영웅’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치바 도시치라고 생각해요. ‘동양평화’라는 작품의 메시지를 보여주는 인물이니까요. 무대에서 노지마 나오토가 참다 참다 나중에 눈물을 흘리는 걸 보면 치바 도시치의 진심이, 노지마 나오토의 진심이 너무나 잘 느껴져요. 그래서 이번 공연이 더 특별합니다.” (양준모)
노지마 나오토와 양준모의 인연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준모가 일본에서 열린 뮤지컬 콘서트를 통해 처음 만났다. 2014년에는 일본에서 공연한 뮤지컬 ‘레미제라블’에 함께 출연하며 친형제 같은 친구가 됐다. 이번 공연에서도 양준모가 노지마 나오토에게 서울에서 머물 곳을 알아봐 주는 등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두 사람은 “국적이 다른 한일 두 배우가 함께해 더 특별한 ‘영웅’을 많은 관객이 함께 즐겨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영웅’은 오는 8월 11일까지 공연한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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