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모처럼 반가운 농식품부 장관의 물가 소신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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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물가 소신 발언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장관이 소관 업무에 대해 전문적인 소신을 밝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임에도 언론에 '이례적'으로 비춰지는 현실이 오히려 '이례적'이기는 하지만 송 장관은 한국은행이 19일 내놓은 물가 관련 보고서에 대해 "농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했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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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 하는 당당한 농정당국 되길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물가 소신 발언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장관이 소관 업무에 대해 전문적인 소신을 밝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임에도 언론에 ‘이례적’으로 비춰지는 현실이 오히려 ‘이례적’이기는 하지만 송 장관은 한국은행이 19일 내놓은 물가 관련 보고서에 대해 “농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했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러면서 한은 보고서가 결론으로 제안한 생산성 제고, 개방 확대, 유통구조 개혁은 ‘에코 발언’이라며 눈길도 주지 않았다. ‘이미 하고 있고 다 아는 얘기를 뭘 새삼스럽게’라는 이유에서다.
또 물가당국이나 연구기관들이 애용하는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통계 역시 “영국 잡지사가 운영하는 데이터”라고 선을 그으면서 “서울은 국내총생산(GDP)의 53%가 집중된 만큼 물가가 과대 추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물가라는 것은 나라나 도시별 소득 수준이 중요한데 이를 ‘퉁’치고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더 문제라고 덧붙였다. 백번 맞는 말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잔뼈가 굵은 ‘연구직’ 출신다운 소신이다.
특히 우리 농업의 생산성이 낮다는 진단에 대한 강한 반론은 하이라이트다. 일반적으로 생산성이란 기술과 자본, 토지와 노동 등을 포함한 총요소 생산성을 말하는데 한은은 규모의 영세성과 고령화라는 우리 농업의 가장 취약한 고리인 노동생산성 잣대로만 분석했다. 만약 토지생산성을 대입했다면 우리 농업 생산성은 세계 최고가 되고도 남는다는 점에서 한은의 ‘의도성’이 다분히 의심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도성’은 보고서 곳곳에 있다. 그 하나가 우리 농업의 ‘경지면적당 생산액’이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까닭이 ‘상대적으로 높은 농산물 가격’ 때문이라는 억지다. 이는 좁은 땅에서 고품질 다수확으로 토지생산성을 극대화하지 않고는 농업을 영위할 수 없는 우리 농민들의 고단한 삶을 통째로 부정하는 물가 ‘확증 편향’ 논리라 여기에 송 장관의 시원한 ‘한 방’이 없어 아쉽다. 그동안 우리 농정당국은 물가 앞에만 서면 작아지고 심지어 존재감마저 잃어 기획재정부 ‘물가국’이라는 소리까지 들어왔다. 이번 소신 발언을 계기로 나라의 식량안보, 국민의 식량창고를 책임진 의연하고 당당한 자세로 물가당국과 맞서는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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