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끊긴 인천 AG경기장… ‘애물단지’ 전락 [현장, 그곳&]

박귀빈 기자 2024. 6. 2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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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국제경기장이죠. 대회도 잘 열리지 않고, 시민들도 사용할 일이 없어요."

그러나 수영·배구 등 일부 종목의 경기장을 제외한 비인기종목 경기장들은 국제대회는 열리지 않고, 단순 행사장소로 전락했다.

이강구 인천시의원(국민의힘·연수5)은 "공공체육시설은 수익보다는 많은 시민이 혜택을 누리는 것에서 가치가 있다"며 "10년이 지난 지금 이들 경기장은 시민은 찾지 않고 예산만 쏟아붓는 애물단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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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간 유지·관리비 280억원...비인기종목 경기장, ‘행사장’ 전락
건설비 2029년까지 1천억씩 상환 市 “주민 수요 살펴 개선책 마련”
23일 오전 인천 연수구 선학동의 선학하키경기장은 현재 개보수 공사 등으로 인해 경기장 이용을 전면 금지시키면서 사람이 없다. 박귀빈기자

 

“무늬만 국제경기장이죠. 대회도 잘 열리지 않고, 시민들도 사용할 일이 없어요.”

23일 오전 10시께 인천 연수구 선학동의 선학하키경기장. 경기장 서문 출입구는 녹슨 쇠사슬로 묶인 채 굳게 닫혀 있다. 하기 경기 모습 픽토그램만이 과거 이곳이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AG) 당시 지어진 국제경기장인 것을 알게 해줄 뿐이다. 경기장 앞 광장엔 주말을 맞아 많은 시민이 오가지만, 1만3천415㎡(4천65평) 규모의 경기장과 훈련장 등은 3년 째 문을 닫고 보수 공사 중이다.

이 곳에서 만난 주민 A씨는 “몇년 전 물놀이장이 문을 열었을 때 경기장 안을 본 적은 있지만, 항상 문이 닫혀 있다”며 “하키 경기나 훈련이 없을 땐 임시 축구장으로라도 쓰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 곳곳 인천AG 당시 지은 국제경기장이 방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해마다 유지·관리비로 수백억원을 쓰지만, 수영·배구 등 일부 경기장을 제외하고는 대회도 열리지 않아 사실상 행사장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인천AG를 치르기 위해 약 1조7천억원을 들여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을 비롯해 인천 곳곳에 모두 16곳의 국제경기장을 건립했다.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연희크리켓경기장, 송림체육관, 강화고인돌체육관, 강화아시아드BMX경기장, 계양체육관·아시아드양궁장, 문학박태환수영장, 열우물테니스·스쿼시경기장, 남동체육관·아시아드럭비경기장, 옥련국제사격장, 선학하키경기장·선학체육관, 선학국제빙상경기장 등이다.

그러나 수영·배구 등 일부 종목의 경기장을 제외한 비인기종목 경기장들은 국제대회는 열리지 않고, 단순 행사장소로 전락했다.

축구·육상·크리켓 등의 국제대회를 치를 수 있는 주경기장은 지난해 6월 중국 항저우AG 크리켓 국가대표 선발전을 제외하고 70여건 모두 국내 대회나 행사(콘서트), 단순 공간 임대에 그치고 있다. 강화의 고인돌체육관 등 경기장은 드라마 촬영지 등으로 간혹 쓰이고, 남동체육관도 건립목적과 용도가 다른 음악 행사 장소 등으로 쓰고 있다.

23일 오전 인천 연수구 옥련동의 옥련국제사격장의 50m 사격장에는 선수 1명이 사격연습을 할 뿐, 사람없이 한적하다. 박귀빈기자

국제규격을 갖춘 옥련국제사격장은 유일하게 시민이 체험할 수 있는 레이저사격장이 있지만 이용객이 없어 먼지만 쌓여 있다. 경기장 2~3층은 모두 불을 끈 채 사실상 문을 닫았다. 직원 B씨는 “일반인들의 경우 총기에 대한 접근성이 낮다보니 찾아와도 할 것이 거의 없다”며 “지금은 엘리트 선수들을 위한 사격 훈련장”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는 인천AG 이후 이들 국제경기장 특성에 맞는 스포츠테마파크 등을 운영하고 소규모 공연장, 오토캠핑장 등을 설치하는 사후활용 종합계획을 마련했다. 하지만 중앙 부처와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예산 부족 등으로 대부분 백지화했다.

이 때문에 이들 경기장은 일반인을 위한 스포츠 프로그램 등이 없어 시민들이 찾아오지 않아 먼지만 쌓이고 있다.

이런데도 시는 이들 경기장 유지·관리비 또한 해마다 약 280억원씩 지출하고 있다. 게다가 경기장 건설을 위해 발생한 빚도 아직 다 갚지 못해 오는 2029년까지 해마다 1천억원씩 상환하고 있다.

이강구 인천시의원(국민의힘·연수5)은 “공공체육시설은 수익보다는 많은 시민이 혜택을 누리는 것에서 가치가 있다”며 “10년이 지난 지금 이들 경기장은 시민은 찾지 않고 예산만 쏟아붓는 애물단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생활체육과 연계가 이뤄지지 않는 마니아층 위주의 종목들은 엘리트 선수 등 소수만을 위한 시설”이라며 “이제라도 다양한 종목과 연계한 사후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수요 등을 파악해 경기장 빈 곳을 활용한 파크골프장 등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며 “내년에 인천연구원 정책연구를 통해 국제경기장의 활용방안 등을 찾겠다”고 말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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