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열, 한국 비보이 최초 올림픽 출전…OQS 2차 대회 3위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김홍열(Hongten·도봉구청)이 한국 비보이 최초로 올림픽 진출 티켓을 따내며 또 하나의 전설을 써 내려가게 됐다.
김홍열은 24일 오전(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퀄리파이어 시리즈(OQS) 2차 대회 비보이 3·4위전에서 일본의 하시카와 잇신(Issin)을 2-1(2-7 8-1 9-0)로 꺾고 3위를 차지했다.
OQS는 파리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 종목의 올림픽 예선 대회로, 올림픽 본선 티켓 10장이 걸려 있다.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1차 대회에서 4위에 올라 38포인트를 얻은 김홍열은 2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수확해 41포인트를 추가했다.
1, 2차 대회 합산 79포인트를 쌓은 김홍열은 두 대회에서 연거푸 우승한 네덜란드의 레이라우 데미러(Lee·100포인트)에 이어 최종 2위로 당당히 파리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파리에서는 남녀 각 16명이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놓고 겨루는 가운데, '전설' 김홍열은 한국 브레이킹 선수 중 홀로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김홍열은 3·4위전에서 고난도 기술을 연달아 선보인 잇신에 대항해 재치 있는 레퍼토리로 맞불을 놨다.
잇신은 투 사우전드(한 손으로 물구나무를 서 축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축손의 손목을 잡은 뒤 빙빙 도는 기술), 에어트랙(양팔로 물구나무를 선 채 두 다리를 힘차게 돌리며 회전하는 기술), 원핸드 프리즈(한 손으로 물구나무 선 채 수 초간 멈추는 기술) 등을 내세웠다.
김홍열은 통통 튀는 음악에 맞춰 화려한 발재간과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분위기를 띄웠고, 토마스(두 손으로 땅을 짚고 앉은 자세로 엉덩이를 띄워 두 다리의 원심력을 이용해 회전하는 기술)에서 에어트랙으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파워무브 연계로 관중의 환호를 이끌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약 10초간 프리즈를 선보이며 심사위원의 마음을 빼앗았다.
김홍열은 앞서 열린 16강 라운드 로빈에서 조별리그 B조에 속해 한 라운드도 내주지 않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조 1위를 차지하고 8강에 올랐다.
첫 상대였던 수니 사잘리 브루밋(Sunni·영국)을 2-0(9-0 9-0)으로 가볍게 제압한 김홍열은 2차전에서 아미르 자키로브(Amir·카자흐스탄)를 2-0(8-1 9-0)으로 꺾고, 마지막 상대인 시스 바켈야우(CIS·벨기에) 역시 2-0(7-2 9-0)으로 눌렀다.
16강 조별리그 3경기에서 총 51표를 받은 김홍열은 전체 2위(총 40표)인 하시카와 잇신(Issin·일본)과 Lee에 크게 앞서며 기분 좋게 8강으로 향했다.
김홍열은 8강에서 메노 판호르프(Menno·네덜란드)를 2-1(7-2 9-0 1-8)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4강에서 Lee를 만난 김홍열은 0-3(0-9 4-5 2-7)으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에어트랙, 어깨와 등을 바닥에 대고 양다리의 원심력을 이용해 도는 윈드밀 등 고난도 파워무브를 내세운 Lee를 꺾기에 역부족이었다.
비걸 전지예(Freshbella·서울시청)와 권성희(Starry·도봉구청)는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전지예는 16강 라운드 로빈에서 조별리그 C조 최하위에 그쳐, 2차 대회를 14위로 마감했다.
1차 대회에서 18위에 올라 23포인트를 획득했던 전지예는 1, 2차 합산 50포인트로 최종 11위를 기록, 아쉽게 올림픽행 티켓을 놓쳤다.
권성희는 B조 3위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2차 대회 순위는 9위다.
1차 대회에서 얻은 11포인트(30위)에 2차 대회의 32포인트를 합쳐 43포인트를 획득한 권성희는 최종 19위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한 비보이 김헌우(Wing·서울시청)는 1, 2차 합산 최종 14위, 박인수(Kill)는 30위를 기록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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