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원전 저장수 2.3t이 바다로… “원인 조사중”
가동을 중단하고 계획 예방정비를 받던 경북 경주시 월성 4호기 원전의 사용 후 핵연료 저장조에서 22일 저장수 2.3t이 배수구를 통해 바다로 흘러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내에서 저장수가 바다로 누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전의 안전성을 관리감독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인체에 해를 끼치는 정도에 크게 못 미치는 양”이라고 했지만,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안위 등에 따르면, 원전을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22일 오전 4시 34분 계획 예방정비 중 저장조 냉각계통의 이상을 인지했고, 오전 7시 40분 저장수가 해양으로 미량 흘러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누설 추정량은 2.3t이다. 원안위는 해당 사실을 같은 날 오전 7시 53분에 보고받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전문가를 파견해 정확한 누설량, 누설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안위 관계자는 “저장수를 냉각시키는 열 교환기에서 누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누출된 저장수의 방사선량은 일반인의 연간 선량 한도(인체에 해가 없는 방사선량의 한계치)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수원은 누출된 저장수의 유효선량이 연간 0.000000555mSv(밀리시버트)라고 원안위에 보고했다. 일반인 선량 한도는 연간 1mSv다. 대표적 핵종으로 인체에 암 등을 유발하는 ‘세슘-137′ 역시 사실상 검출되지 않았다. 원안위는 이날 월성 죽전항, 봉길해수욕장 등 4곳에서 채취한 해수를 분석한 결과, 세슘-137의 농도는 검출 하한치(측정 가능한 최소치)인 2.88~3.29Bq/L 이하라고 밝혔다.
저장수(냉각수)는 사용 후 핵연료에서 방출되는 열을 식히고 방사선을 막기 위해 사용되는 물이다. 사용 후 핵연료는 핵분열은 끝났지만, 막대한 열과 방사선을 내기 때문에 원전 내 저장조에서 저장수를 통해 식힌 뒤 임시 또는 영구 저장 시설로 옮겨지게 된다. 저장수는 사용 후 핵연료와 직접 접촉이 이뤄지기 때문에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원안위는 “포항과 울산 해역의 실시간 방사능 측정에서도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밀 분석을 진행해 마무리되는 대로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저장수 누출이 이례적인 사례인 만큼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2.3t은 가정용 욕조 2~3개 분량의 물이기 때문에 우려할 수준은 전혀 아니다”라면서도 “문제가 발생한 열 교환기에 대한 정비 간격을 줄이는 등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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