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값이 금값” 가격 오르는 이유…수출보다 ‘이것’ 때문이라는데

정슬기 기자(seulgi@mk.co.kr) 2024. 6. 23.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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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플레이션에 따른 작황 악화로 평소 즐겨 먹는 초콜릿, 올리브 같은 식품 가격은 연일 급등세다.

식품업계는 원자재값 인상을 반영해 가격에 일부 반영하고 있지만 기후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향후 추가 인상까지 필요할 것으로 우려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나무를 심어도 수확까지 5~6년이 걸릴 수 있다"며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고 앞으로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올리브유도 기후플레이션으로 가격이 급등한 대표적인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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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서 김을 구매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 2024.5.10 [사진 = 연합뉴스]
기후플레이션에 따른 작황 악화로 평소 즐겨 먹는 초콜릿, 올리브 같은 식품 가격은 연일 급등세다. 식품업계는 원자재값 인상을 반영해 가격에 일부 반영하고 있지만 기후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향후 추가 인상까지 필요할 것으로 우려한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미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코코아 선물 가격은 지난 21일 기준 톤당 8905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배 가까이 폭등했다. 코코아 선물 가격은 지난 4월 톤당 1만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폭등한 뒤 최근까지도 900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코코아 가격이 ‘금값’으로 치솟은 주된 이유는 바로 기후변화다.

이른바 ‘엘니뇨(적도 부근에서 수온이 올라가는 현상)’에 따라 코코아 주요 산지인 서아프리카 가나, 코트디부아르에서 이상 기온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코코아나무가 병해를 입어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문제는 코코아 작황 부진이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나무를 심어도 수확까지 5~6년이 걸릴 수 있다”며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고 앞으로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가나 초콜릿, 빼빼로를 만드는 롯데웰푸드는 이달 이미 초콜릿이 포함된 제품 가격을 평균 12% 올렸다. 글로벌 초콜릿 기업인 허쉬와 페레로사도 초콜릿이 들어간 제품 가격을 연이어 10% 가량 올리고 있다.

서민들 식탁에 주로 오르는 김 또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서 한국산 냉동김밥이 인기를 끌면서 수출량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최근 완도를 포함한 산지에서 수온이 올라가면서 김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 그 결과 올해 들어 김의 원재료인 원초 가격은 지난해 보다 2배 급등했다. 조미김을 만드는 성경식품부터 광천김, CJ제일제당, 동원F&B까지 최근 줄줄이 인상 대열에 뛰어들었다. 업계는 이미 원초 수확 시즌이 끝났기 때문에 올해는 가격 인하가 어렵고 내년 생산량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올리브유도 기후플레이션으로 가격이 급등한 대표적인 제품이다. 국내서는 파스타를 비롯한 양식부터 치킨까지 다양하게 사용되지만 지난해 올리브 주산지인 스페인에서 올리브유 생산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스페인은 전세계 올리브유 생산 가운데 60%를 담당할 만큼 대표적인 산지이지만 최근 이상고온 현상으로 가뭄과 산불이 빈발해 올리브 나무 40%가 사라졌다. 실제로 지난해 스페인의 올리브유 생산량은 60만톤이었는데 이는 평년(160만톤)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CJ제일제당을 포함한 관련업체에서 올리브유 가격을 지난달 30% 인상한다고 밝힌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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