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면 ‘깐달걀’ 피부 된다는 피지연화제, 효과 있나요?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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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기온과 따가운 햇볕 탓에 피부 고민이 심해지는 여름이다.
특히 피지 분비가 활발한 10대∼30대는 여드름과 피부 트러블이 심해지는 여름철에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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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 줄인다고 세안 자주하면 안 돼”
높은 기온과 따가운 햇볕 탓에 피부 고민이 심해지는 여름이다. 특히 피지 분비가 활발한 10대∼30대는 여드름과 피부 트러블이 심해지는 여름철에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각종 트러블의 원인이 되는 피지는 ‘피부의 적’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사실 피지는 없애야 할 것이 아니라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피지는 피지선에서 분비되는 기름 성분의 물질로, 우리의 피부와 머리카락을 윤기 있게 유지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피부 장벽을 강화하려면 피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여름 유독 피지 분비가 많아지는 이유는 기온 때문이다. 보통 기온이 1도 오르면 피지 분비는 10%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피부 질환이 없다면 여름철에도 굳이 피지를 관리할 필요가 없지만, 피부 질환이 생기거나 더 심해진다면 피지 분비를 줄이도록 관리하는 것이 도움된다.
최근 소셜미디어(SNS), 포털사이트 등에 ‘피지연화제’ 광고가 눈에 띄게 늘었다. 대체로 ‘바르면 여드름 씨앗이 사라져 여드름이 현저히 줄어든다’ ‘솜에 적셔 얼굴에 올려두면 블랙헤드, 화이트헤드가 빠지고 모공이 수축된다’ ‘울퉁불퉁한 요철이 사라져 깐 달걀 피부가 된다’ 등으로 홍보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각종 피지연화제는 제품에 함유된 성분이 피부 표면의 각질을 제거하고 피부 속 피지를 말랑하게 만들어(연화) 배출해준다고 설명한다.
22일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권순효 교수는 “속피지를 연화시킨다는 문구는 의학적 관점에서 적절한 표현은 아니다”라며 “피부연화제는 엄밀히 말해서 피지를 녹이는 게 아니라 피지가 원활히 배출되지 못하게 막고 있는 각질층을 녹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피지 연화 제품에서 주로 언급되는 성분은 알파 하이드록시 애씨드(AHA), 베타 하이드록시 애씨드(BHA) 등이다. 각질을 제거하고 모공을 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성분들로 효과가 어느 정도 입증됐다. 다만 모공까지 줄여 얼굴을 ‘깐달걀’처럼 만들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권 교수는 “제품에 함유된 성분들이 피지 분비와 여드름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모든 환자가 광고사진처럼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면서 “각질을 녹이거나 벗기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민감성 피부를 가진 소비자나 아토피 피부염 환자 등 피부장벽이 약한 사람이 사용할 경우 오히려 피부염이나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시중에는 피지 관리 화장품뿐만 아니라 피지를 흡입해 뽑아내거나, 물기가 있는 상태에서 긁어내는 기계도 있다. 이런 디바이스들도 모공을 청소하고 과다 분비된 피지를 제거하는 데는 도움될 수 있지만 과도하게 사용하면 역시 독이다. 피부 장벽이 무너져 오히려 피부염이나 모낭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피지 제거를 위해 자주 세안을 하는 것도 좋지 않다”면서 “세안 후 보습제를 발라 유수분 밸런스를 맞춰줘야 과다 피지 분비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심할 경우에는 레티노이드(경구제 혹은 도포제) 약제를 사용해 피지 분비를 억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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