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득점 가뭄 '멀티골' 해갈한 포항 이호재, "주민규 형 같은 공격수, 어떻게 움직이는지 봤다"
(베스트 일레븐=인천)
"주민규 형 같은 공격수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던 게 영향이 있었다."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는 23일 오후 6시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8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원정에서 완승한 포항은 9승 6무 3패, 승점 33을 기록하면서 리그 2위로 뛰어올랐다. 오래간만에 골 폭죽도 터졌다. 10라운드 강원 FC전 이후 코리아컵 포함 9경기 만에 3득점 이상 승리였다.
이날 멀티골을 터트리며 수훈 선수로 선정돼 기자회견에 나선 포항 공격수 이호재는 "일단 우리가 지난 경기에서 승리했는데, 이번 경기에서 결과뿐만 아니라 경기력을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결과까지 가져오려고 했다. 형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감독님도 만족스러운 경기였다"라고 인천전을 돌아봤다.
박태하 감독은 앞서 경기 시작 전 공격수의 득점 부족을 고민으로 꼽았다. 그러나 인천을 상대로 세 골이 터지면서 어느정도 골 가뭄을 해갈하게 됐다.
득점을 만들기 위해 훈련 외에도 개인적인 노력을 쏟은 이호재는 "골 부분에서는 영상을 많이 봤다. 내 영상뿐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득점이 나오는지 봤다. 주민규 같은 형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던 게 영향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또, 즐겨보는 영상은 해외와 국내를 막론한다고 했다. "이미지 트레이닝이라는 게 딱 나누기보다는 해외 팀 공격수가 어떻게 하냐, 국내에도 좋은 공격수가 많기에 고르지 않고 모든 선수의 장점을 가지면 좋기에 특별히 나누지는 않는다."
이호재는 "감독님께서 수비적인 부분에서 만족하셨는데, 득점이 안 터지다 보니 답답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공격수들 스스로도 골이 들어가지 않아 답답했다. 그런 부분에서 연습을 통해 발전시켜서 많은 득점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매득점마다 독특한 셀러브레이션이 나왔다. 첫 득점 장면에서는 무릎을 꿇고 양 손을 하늘 위로 치켜들었다.
그는 "첫 골 장면에서는 그전 플레이도 만족스러웠는데, 용준이 형이 잘 줘서 침착하게 넣자는 생각이었다. 생각대로 와서 득점해서 기쁜 마음이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두 번째 셀러브레이션 장면에서는 피치 위를 미끄러지며 모로 누웠다. 한 손을 얼굴에 댄 여유 있는 셀러브레이션이었다.
이호재는 "내가 키도 크고 포스트 플레이만 하는 선수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는데 발밑도 있다고 생각하기에 경기장에서 내내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런 찬스가 나와서 자신 있게 해보자는 생각을 해봤다. 생각대로 잘 돼서 셀러브레이션을 했다. 자연스럽게 했다"라고 했다.
이날 후반 35분 교체된 그다. 해트트릭 욕심도 있었을 법하다. 이에 대해선 "프로 와서 멀티골은 몇 번 넣었는데, 해트트릭이 없었다. 해보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판단하시기에 앞에서 조르지가 할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하신 듯하다"라며 대수롭지 않아 했다.
공격수 동료이자 포지션 경쟁자 조르지는 페널티킥 득점 이후 아직 필드골이 없다.
이호재는 "같은 포지션이기에 조르지도 말은 안 통하지만, 통역분과 같이 이야기한다. 경기장에서 서로 많은 말을 주고받는다.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포워드뿐만 아니라 윙이 터져야 하기에 득점 부분에서는 모든 공격진이 서로 대화를 많이 한다. 윤상이, 용준이 형과 이야기를 많이 해서 좋은 경기력이 나온 것 같다"라고 했다.
이호재는 뉴질랜드에서 거주하다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인천 유스에서 몸담았다.
그는 "뉴질랜드에 있다가 한국에서 와서 유스에 발을 들인 게 인천이었다. 그때 기회가 돼서 인천에 왔으면 좋았겠지만, 첫 팀이 포항이고 소속팀이 포항이기에 가진 걸 다 뽐내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라고 현재 팀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두 번째 득점은 센터 서클보다 약간 앞선 위치에서 드리블로 돌파한 후 나왔다. 당시 득점 장면을 두고는 "돌아섰을 때 수비가 내려서 있었다. 보니 인천 수비 라인이 힘들어하고 있었다. 공간이 있었고 자신감이 있었는데, 없는 걸 보고 마무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배경을 전했다.
이날 경기를 통해 가장 기쁜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장 기쁜 건 그동안 스스로 생각하기 경기력이 좋았는데, 득점이 없어서 답답했다. 한 골이 아니라 멀티골을 넣어서 득점 부분에서 해결한 게 기쁘다"라고 했다.
포항은 시즌 초반 전력 누수가 이어지면서 상위권에 위치할 거로 평가받지 못했으나, 현재 9승 6무 3패, 승점 33을 기록하면서 리그 2위에 올라있다. 선두 경쟁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흐름이다.
이호재는 원동력을 두고 "동계 때부터 박태하 감독님 아래서 힘들게 운동했다. 감독님이 생각하는 전술에 따라가려고 했다. 그런 게 시즌 시작부터 맞아떨어지니 자신감이 생겼다. 1라운드에서 완벽하지 않았으나, 경기를 치르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다"라고 전했다.
좋은 성적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는 그다. "상위권에 있는 팀은 다 부담감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일단 박태하 감독님만의 축구를 하면 하위권에 떨어지는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호흡을 맞추고 상위권뿐만 아니라 우승까지 노리는 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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