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명이 5일째 못 찾던 실종자, 25분 만에 구조한 犬公
“50대 남성이 5일째 실종 상태입니다. 지원 바랍니다.”
지난 20일 오전 충북 단양. 충북소방본부의 지원 요청을 받고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구조견 ‘고고’와 ‘핸들러(구조견과 한 팀을 이루는 사람)’ 오용철 소방교가 출동했다.
소방관과 경찰관 30여 명이 실종자가 살던 집 주변 등을 수색했지만 5일째 찾지 못하고 있었다.
오 소방교가 “고고 찾아!” 소리쳤다. 구조견 고고는 쏜살같이 달려 나가 인근 야산의 풀 속을 뒤졌다. 그리고 25분 만에 혼자 배회하고 있던 실종자를 찾아냈다. “고고가 30명보다 낫네.” 곳곳에서 탄성이 나왔다.
잠시 숨을 돌리나 했는데 또 지원 요청이 들어왔다. 이번에는 차량으로 1시간 떨어진 강원 원주였다. 치매를 앓고 있는 70대 남성이 집을 나갔다고 했다.
이미 소방관과 경찰관 40여 명과 소방 헬기, 드론이 이 남성을 찾고 있었다.
산속으로 뛰어든 고고는 1시간 만에 풀숲에 주저앉아 숨을 헐떡이고 있는 이 남성을 찾아냈다.
소방청 관계자는 “하루에 다른 장소에서 실종자 2명을 구조한 것은 고고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오 소방교는 “요즘은 더워서 실종자를 최대한 빨리 찾아내는 게 중요한데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고고는 암컷 독일산 셰퍼드다. 올해 5살로 작년 4월부터 구조견으로 투입됐다.
고고란 이름은 119구조견교육대에서 훈련받을 때 훈련사가 지어준 이름이라고 한다. 구조 현장에서 멈추지 말고 쭉쭉 앞으로 나아가라는 뜻이다.
고고가 실제로 실종자를 찾아낸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오 소방교는 “평소에는 예민하고 소심한 편인데 현장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용맹하다”며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고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쇠고기 맛 사료. 고고는 이날 실종자 2명을 찾은 뒤 이 사료를 배부르게 먹었다고 한다.
전국에는 고고 같은 구조견 35마리가 활동하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872번 출동해 실종자 44명을 찾아냈다. 작년 2월에는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도 출동해 3명을 구조해 냈다. 구조견은 사람보다 50배 이상 뛰어난 청각과 1만배 이상 예민한 후각을 발휘해 실종자를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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