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 달린 풍선 타고, 지구 훤히 내려다보이는 성층권으로
내년 3분기 목표…가격은 2억원대
내년 여름에는 마을버스만 한 캡슐을 타고 지구가 내려다보이는 성층권까지 올라갔다가 지상으로 귀환하는 당일 여행 프로그램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상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우주와 지구의 모습을 보고 돌아올 수 있다. 탑승권 가격은 2억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스페인 기업 EOS-X 스페이스는 사람을 태우고 지구 대기권 상층부까지 올라갔다가 지상으로 돌아오는 기능을 가진 캡슐을 개발하고 있으며, 첫 상업 비행 시점을 내년 3분기로 잡았다고 밝혔다. 지금부터 1년 남짓 뒤인 내년 여름에는 정식 운항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EOS-X 스페이스가 개발한 캡슐은 지구 밖 여행을 위한 신개념 운송 수단이다. 지름이 약 5m이며 납작한 호떡 모양이다. 승객 7명, 조종사 1명이 탑승한다.
자체 엔진은 갖추지 않았다. 대신 헬륨을 가득 채운 대형 풍선 아래에 매달려 대기권 내 성층권으로 상승한다. 성층권은 지상에서 10~50㎞ 고도를 뜻하는데, EOS-X 스페이스가 만든 캡슐은 40㎞ 고도까지 올라간다.
성층권까지 올라간 승객들은 캡슐 창밖에서 난생처음 보는 광경과 마주하게 된다. 머리 위쪽으로는 검은 우주가, 발아래로는 푸른 지구가 펼쳐진다. 우주비행사가 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국제선 여객기 비행 고도(10㎞)의 4배에 이르는 높이까지 올라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사실 과학계에서는 우주의 시작점을 고도 100㎞로 본다. 따지고 보면 성층권은 우주가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평소 인간이 닿을 수 없는 성층권 높이까지만 올라가도 우주에 온 듯한 기분을 내기에는 충분한 셈이다.
캡슐 안에는 분위기를 아늑하게 만드는 조명과 음료를 마실 수 있는 휴게 공간이 있다. 화장실도 갖췄다. 승객이 편안하게 바깥 풍경을 즐기는 데 집중하도록 내부 공간이 만들어졌다.
캡슐의 총 비행 시간은 5시간이다. 상승하고 순항하는 데 각각 2시간, 하강에 1시간이 소요된다. 탑승권 가격은 16만달러(약 2억2000만원)~21만달러(약 2억9000만원)이다.
캡슐과 풍선을 사용하는 비슷한 방식의 성층권 여행을 추진 중인 회사는 EOS-X 스페이스 외에 또 있다. 미국 기업인 스페이스 퍼스펙티브다. 스페이스 퍼스펙티브도 내년 첫 상업 비행을 추진하고 있어 누가 풍선을 이용한 최초의 성층권 여행을 실현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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