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육아휴직자는 대기업에서만?… "기업 구분 없는 대책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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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을 낸 남성 중 70%가 대기업에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육아휴직자는 늘고 있지만, 혜택은 대기업에 다니는 등 '쓸 수 있는 사람만 더 쓰는' 제도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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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을 낸 남성 중 70%가 대기업에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육아휴직자는 늘고 있지만, 혜택은 대기업에 다니는 등 '쓸 수 있는 사람만 더 쓰는' 제도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통계청의 육아휴직 사용 통계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쓴 남성은 2013년 4498명에서 2022년 5만 4240명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기업 규모별 남성 육아휴직자는 2022년 기준 300인 이상 대기업 소속 3만 8018명(70.1%), 50-299명 기업 7988명(14.7%), 5-49명 기업 5888명(10.8%), 5인 미만 2058명(3.8%)이었다.
2013년에도 육아휴직자 비중은 300인 이상 기업이 73%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2020년(68%)을 제외하면, 대기업 비중은 70%선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 이는 여성 육아휴직자의 대기업 비중이 2013년 67.9%(7만 2413명)에서 점차 낮아져 2022년 60%(8만 7466명)로 감소한 것과는 대비된다.
앞서 정부는 저출생 대책을 발표하며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을 2027년까지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육아휴직 첫 1-3개월 상한액은 월 250만 원으로 인상하고, 2주 단기 육아휴직, 배우자 출산휴가 확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남성 육아휴직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였던 '소득 감소'를 최소화하고, 단 한 달이라도 육아휴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다만 대기업 남성 위주에서 이러한 정책 효과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12월 한국노동연구원의 '육아휴직 사용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육아휴직 급여 상한액이 인상된 2017년부터 증가추세를 보였고, 1000명 이상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보고서는 "소기업에선 남녀 임금 격차가 더 크고, 대체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은 업무를 더 긴 시간 담당해 남성 육아휴직 사용이 여성보다 더 큰 비용을 수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민주노동연구원의 '남성 노동자의 육아휴직 사용 격차와 차별' 보고서에선 남성이 육아휴직을 쓰지 못하는 이유(복수 응답)로 '소득 감소'(80.6%)보다 '인사고과·승진 불이익'(85.1%) 응답이 더 높았다. 그만큼 사업장 인식과 인사평가 불이익이 실제 근로자들의 사용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이나 고용보험 사각지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책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대전에서 근무하는 30대 남성 A 씨는 "정부에서 남성 육아휴직을 늘리겠다고 하지만, 대기업이 아닌 소기업에선 아무리 정부 정책이라도 쓰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선 원론적인 정책만 내놓을 게 아니라 중소기업 종사자들에게도 효과적인 실질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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