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에겐 응했지만…외신들 “위험천만”
나머지 네 명 향해 ‘질린 표정’
경기에선 골 욕심 버리고 AS
포르투갈, 튀르키예 꺾고 16강
경기가 끝날 무렵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포르투갈)는 의기소침했다. 골을 못 넣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셀카를 찍기 위해 그라운드에 난입한 팬 4명을 막아야 했기 때문일까.
AP통신은 “세계 최고 선수 중 한 명인 호날두에게는 혼란스럽고 잠재적으로 위험한 경기였다”며 “호날두는 골 없이 도움 한 개를 기록했고 포르투갈은 튀르키예를 3-0으로 이기고 유로 2024 16강에 진출했다”고 전했다.
호날두는 23일 독일 도르트문트의 베스트팔렌슈타디온에서 열린 202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조별리그 F조 2차전에 풀타임 출전했다. 유로 대회에서 역대 최다인 27번째 경기에 나선 호날두는 후반 10분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세 번째 골을 어시스트했다. 호날두가 박스 바로 앞에서 골을 노리지 않고 이타적인 패스를 내준 게 인상적이었다. 호날두가 유로 대회에서 기록한 8번째 도움이다. 호날두는 카렐 포보르스키(체코)와 통산 어시스트 공동 1위에 올랐다. 호날두는 득점에서는 이미 역대 1위(14골)다. 2위는 9골을 넣은 은퇴한 프랑스 대표팀 공격수 미셸 플라티니다.
호날두와 셀카를 찍으려고 경기 도중 관중 5명이 난입했다. 후반 중반 어린 소년이 경비원들을 피하고 경기장에 들어와 휴대폰을 꺼내자 호날두는 사진을 찍어줬다. 소년은 경비원에게 잡히기 전까지 달려 나갔다. 경기 막판에 휴대폰을 준비한 또 다른 팬 2명이 같은 장난을 시도했을 때 호날두는 화를 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에도 포르투갈 유니폼을 입은 한 팬이 휴대폰을 들고 호날두에게 다가가려 했으나 곧바로 제압됐다. 이후 포르투갈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경기장을 떠나려 할 때 두 명이 호날두에게 다가가려다 저지됐다. 경기 종료 후 한 차례를 제외하면 팬의 난입으로 경기는 네 차례 중단됐다. dpa는 “호날두는 미소지으며 소년과 함께 셀카를 찍었다”면서 “이후 4명이 더 그라운드에 진입하자 호날두는 질린 표정을 지었다”고 전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포르투갈 감독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팬들의 의도가 나쁘다면 선수들이 위험에 노출된다. 축구장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호날두가 셀카를 요청하는 팬들로부터 무사한 것은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포르투갈은 1차전에서 체코를 2-1로 꺾은 데 이은 2연승으로 F조에서 가장 먼저 16강행 티켓을 따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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