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수평적 당정” 나 “당정 균형” 원 “尹과 원팀” 출마 일성

김태경 기자 2024. 6. 2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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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당권주자들 ‘당정관계’ 시각차

- 한동훈, 용산에 할말 하겠단 의지 피력
- 나경원 “난 계파 없다” 한·원 동시 견제
- 원희룡, 보수 재집권 위한 신뢰에 방점
- 첫 출사표 윤상현 “대통령과 갈등 안돼”

국민의힘 당권주자 3인이 국회 소통관에서 일제히 1시간 간격으로 7·23 전당대회 출마선언을 한 23일, 당권주자들은 보수 재집권을 앞세우면서도 ‘당정관계’에 대해 각기 다른 관점을 보였다. ‘대세론’을 주도해 온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수평적 당정 관계’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뢰를 앞세우는 ‘원팀’을 강조, 대조를 보였다. 앞서 지난 21일 가장 먼저 당권 도전을 선언한 윤상현 의원도 “대통령과 신뢰”를 강조한 바 있다. 나경원 의원은 한 전 위원장과 원 전 장관을 동시에 견제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당정균형’을 앞세웠다.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은 윤 대통령과 대립하지 않는 선, 혹은 친윤(친윤석열 대통령)을 강조하는 당정관계를 강조한 반면, 한 전 위원장은 필요할 경우 대통령실을 향한 비판도 서슴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잇달아 차기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왼쪽부터 한 전 위원장, 나 의원, 원 전 장관이 출마 선언에 앞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맨 오른쪽은 지난 21일 가장 먼저 당권 도전을 선언한 윤상현 의원. 김정록 기자 연합뉴스


나 의원은 총선 이후 정국에 대해 “총선 패배를 자초한 오만을 다시 반복할 수는 없다. 저는 계파도 없고, 앙금도 없다. 줄 세우는 정치, 줄 서는 정치, 제 사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총선 책임론을, 원 전 장관을 겨냥해 계파론을 거론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당정동행, 밀어주고 끌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말 동안 대구·경북(TK)을 찾은 나 의원은 “대통령한테 각 세우면 진짜 ‘폭망’한다” “뿌리가 약한 나무는 시련의 계절을 견디지 못한다” 등 자신이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과 거리두기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했다.

원 전 장관은 전대 출마를 선언하며 “저는 대통령과 신뢰가 있다. 신뢰가 있어야 당정관계를 바로세울 수 있다”며 윤심을 강조했다. ‘원팀’을 강조한 원 전 장관은 “108석으로는 다 뭉쳐도 버겁다”며 “우리는 모두 동지다. 이 길로 가야만, 3년 남은 정부를 성공시키고, 재집권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당정관계가 민심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 다소 결이 다른 출사표를 냈다. 그는 총선 참패에 대해 “오로지 저의 책임”이라면서도 “지난 두 달은 반성과 혁신의 몸부림을 보여드렸어야 하는데 우리는 국민 요구에 묵묵부답하고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만 보여드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고 실용적인 방향으로 쇄신하겠다. 지난 2년간 당이 정부의 정책 방향 혹은 정무적 결정에 대해 합리적 비판이나 수정 제안을 해야 할 때 그런 엄두조차 못 내는 상황이 반복됐다”면서 “건강하고 수평적이며 실용적인 당정관계를 대다수 국민과 지지자, 당원들이 정말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는 “국민의 의구심을 풀어드릴 만한 기회를 여러 번 놓쳐 (반대 논리는) 실패했다”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심판을 고르는 특검으로는 진실을 규명할 수 없다”며 조건부 수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들보다 앞서 당권주자로 나선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기는 당이 되려면 당이 분열하면 안 되고, 대통령과 갈등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갈등을 겪은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이번 당 대표는 민주당과 싸워 이긴 사람이 맡아야 하고, 민심이 윤심이 되도록 대통령에게 할 말 하는 대표가 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전대 룰이 ‘당심 80% 민심 20%’로 확정된 가운데 이들 주자의 당정관계론을 두고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도 최대 관심사다. 애초 ‘한동훈 대세론’ 속 2파전으로 예상되던 전대에 윤 의원까지 더해 모두 4명이 공식 출마선언을 하면서 주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진행하는 결선투표 가능성도 커졌다. 한 전 위원장이 1위로 결선투표에 오르더라도 ‘한동훈 대 반(反)한동훈’ 구도가 형성될 경우 친윤계가 결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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